닮은 듯 다른 미국 대형교회의 분쟁 대처
닮은 듯 다른 미국 대형교회의 분쟁 대처
  • 양재영
  • 승인 2019.01.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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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스트 바이블 채플의 제임스 맥도날드 결국 사임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사진:Harvest Bible Chapel)

시카고 지역 대형교회인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의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가 결국 ‘영구 안식’에 들어가면서 사임 수순을 밟았다.

교회측은 지난 7년여간 지속되어온 교회 분쟁의 종식과 화해를 위해 맥도날드 목사의 사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의 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회학교 교사였던 라이언 마호니와 교인이었던 스캇 브라이언트가 교회를 떠나 ‘디 엘리펀츠 뎁트’(The Elephant’s Dept)라는 블로그를 만들고 다량의 교회 비판글을 올려 논란이 되었다.

이들은 2012년 이후부터 7천만달러에 달하는 은행대출(mortgage)과 장로회의 책임성 결여, 존 맥도날드 목사의 인격과 재산, 리더십 등과 관련한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후 무디 라디오(Moody Radio) 진행자인 줄리 로이스와 세 명의 전직 교회 장로들 역시 교회비판 대열에 가세해 교회 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특별히 세명의 장로들은 교회의 ‘공포스럽고 위협으로 가득찬 문화’에 대해 말했다는 이유로 2013년 징계를 받고 교회를 떠나면서 장로회의 리더십에 대한 집중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대해 교회 측은 “현 교회 장로들의 의견이라기보다는 일부 불만있는 이전 교인들의 의견일 뿐이다”며 반대파들의 의혹을 전면부인했다.

하지만, 이듬해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는 세명의 장로에 대한 징계에 대해 “비성경적 징계”였다며 사과를 했다.

맥도날드 목사는 “교회가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더 행복하고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잘 인내해 왔다”고 전하며 분쟁을 수습하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반대파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7개의 캠퍼스와 13,000명의 출석교인을 가진 거대교회의 재정과 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더욱 높아갔다.

결국, 지난해 10월 교회와 존 맥도날드 목사는 두명의 이전 교인들과 라디오 진행자인 줄리 로이스에 대한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교회측은 특히 두명의 이전 교인들이 운영하던 블로그가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했다’는 명목으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교회측은 “(블로그 기사에) 57개에 달하는 허위사실이 (교회와 맥도날드 목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우리의 목적은 그들이 교회 장로와 목사에게 가하고 있는 위해를 끝내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대파측 역시 블로그를 통해 재판에 기꺼이 임할 것임을 밝혔다.

그들은 “소송과정을 통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 언론과 출판의 자유의 가치가 드높여 질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프로테스탄트의 개혁정신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인 것임을 밝혀낼 것이다”며 재판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닮은 듯 다른…

결국, 전직 교인들과 교회측의 피해갈 수 없는 장기간의 법정 소송이 시작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7일(월) 교회측은 갑작스럽게 소송을 취하한다는 성명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교회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제비는 사람이 뽑지만, 결정은 주님께서 하신다”(잠언 16장 33절)과 “왕의 마음은 흐르는 물줄기 같아서 주님의 손 안에 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왕을 이끄신다”(잠언 21:1)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와 같은 하나님의 명을 받았고, 우리는 모든 소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회의 소송취하에도, 반대파측은 교회의 결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라디오 진행자인 로이스는 “교회측은 우리들과 화해하기보다는 사실을 감추려는 욕망이 더 큰 것 같다”라며 “소송을 걸었던 것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그동안 우리가 지출했던 소송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대파측은 소송을 취하했다는 이유로 교회측과 화해할 마음이 없었다.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결국, 교회측은 소송을 취하하는 것 이상의 결단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지난 16일(수) 교회측은 30년 동안 교회를 창립하고 사역해온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가 모든 교회 사역으로부터 물러날 것임을 밝혔다.

교회 측은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는) 설교와 리더십 등 모든 사역으로부터 ‘영원한 안식’을 가질 것이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목사 역시 성명서를 통해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상처받음을 진심으로 슬프게 생각한다. 그들은 나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할수도 없었고, 해결할 수도 없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직 비난 받을 사람은 나뿐이다. 앞으로 나의 모든 에너지를 이런 교회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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