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의 하나님, 마이크 펜스의 하나님
레이디 가가의 하나님, 마이크 펜스의 하나님
  • 이재호 변호사
  • 승인 2019.02.06 09: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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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칼럼]임보라 목사와 황교안 전 총리의 데자뷰
레이디 가가(좌)와 마이크 펜스(우)

2012년 4월 27일 레이디 가가의 첫 한국 공연이 열린 잠실 종합 운동장 앞에는 많은 개신교인들이 모였습니다. "동성애 확산과 음란문화"를 조장하는 가가의 공연을 결사반대한다는 이들은 공연장 앞에 무릎을 꿇고 공연을 막아달라 간절히 기도했지요. 경기장에 설치된 현수막이 찢어진 사건을 두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부활절인 4월 16일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를 기독교 매체들은 “미국 내 대표적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정치가"라 소개합니다. 신앙적인 이유로 동성애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 "종교의 자유 법안"을 지지하고, 낙태 시술의 지원단체에 대한 연방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펜스를 일부는 "예수라는 조끼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라 칭합니다.  

이들에 대한 한국 교인들의 평가는 분명합니다. 레이디 가가는 폭력과 음란을 조장하는 양성애자요 사탄의 하수인이며, 마이크 펜스는 성경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범적인 크리스천이라 여길 겁니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생겼습니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신교인들은 기겁할 의상을 입은 가가는 "크리스천 됨의 최악의 표상"이라며 펜스를 비판합니다. 부인 캐런이 동성애를 금지하는 기독교 사립학교에서 가르친 일로 비판을 받자, 펜스가 부인의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고 옹호했기 때문입니다. 레이디 가가는 자신이 크리스천이며, 신앙은 편견 없이 모든 이를 환영하라 가르친다며 펜스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 수치를 발견할 거라 지적합니다. 


사탄의 하수인으로 여겼던 가가가 펜스의 신앙을 공격하는 모습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궁금합니다. 참된 신앙에 대한 세상의 공격일까요 아니면 근본주의에서 벗어나는 신앙의 진보일까요. 그보다 정치적으로 혹은 신학적으로 떨어져 있는 이들은 과연 같은 하나님을 믿기는 할까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하나님은 실수를 하지 않으신다’는 가가의 하나님은 다른 하나님이라고 말했던 신상언을 기억합니다. 레이디 가가와 같은 좌파들이 그들이 바라는 신앙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백인) 복음주의는 우려를 표합니다. 흥미롭게도 CNN은 앞으로 기독교인들의 성향은 펜스보다는 가가 쪽에 가까울 것이라 전망합니다. 스스로 복음주의자라 여기는 이들 중에도 젊은 층의 동성결혼 지지 비율이 65세 이상에 비해 두 배 높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두 명의 이름이 더불어 생각납니다. 동성애 옹호의 신학을 한다고 합신, 통합, 백석 대신 등에게 이단으로 지목받은 임보라 목사와 한기총으로부터 '자랑스러운 지도자 대상'을 받은 전도사 출신 황교안 전 총리 두 사람이요. 임보라 목사를 향해 이단이라며 준엄한 꾸짖음을 하던 보수교단의 목회자들은 임보라 목사의 하나님이 같은 하나님이라 생각할까요? 새로운 지도자로 황교안을 지지하는 교인들이 바라는 하나님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일까 궁금합니다. 가가와 펜스 혹은 임보라와 황교안. 어느 쪽에 계실까요? 아니 누가 하나님과 가까울까요. 또한 하나님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요? 최소한 혐오를 기반으로 세워진 정권에서 더 큰 혐오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나 국정 농단의 주범임에도 책임지지 않는 사람의 시선이 하나님과 가깝다고 생각되진 않네요. 거짓 뉴스를 동원해 레이디 가가 공연을 반대했던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이단몰이로 혐오를 부추기는 이들에게선 더 거리가 멀겁니다. 그보다 오랫동안 노숙자와 재난 당한 사람을 위해 기부를 해왔던 사람, 성소수자를 포함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삶을 바친 사람이 바라보는 곳이 하나님의 시선과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네 동생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다. 소돔과 그의 딸들은 교만하였다. 또 양식이 많아서 배부르고 한가하여 평안하게 살면서도,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교만하였으며, 내 눈 앞에서 역겨운 일을 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그것을 보고는, 그들을 없애 버렸다." (겔 16:49~50)

성경이 증거 하는 하나님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입니다. 하나님이 바라보는 곳을 우리도 바라볼 때 우리는 하나님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필자 이재호님께서는 보스톤지역에서 특허 및 지적 재산권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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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young Cho 2022-04-07 08:10:10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남색하는 자들은 어찌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예수님이셨다면 그들의 동성애를 고치시지 않으셨겠습니까? 동성애의 덫에서 자유케하지 않으셨겠습니까?
세태를 따르지 않고
주님을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