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화형식, 예수 따귀 때리는 짓"
"코란 화형식, 예수 따귀 때리는 짓"
  • 짐 월리스
  • 승인 2010.09.10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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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짐 월리스, "무슬림 미국인은 2등 시민인가"

오는 토요일 우리는 9번째 9.11 기념일을 맞이하게 된다. 그날을 돌이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고 슬픈 일이다. 9년 전 그날, 쌍둥이 건물은 무너져 내렸고, 국방부는 공격당했으며 팬실배니아 주 섕크빌에는 승객을 가득 채운 비행기가 불시착했다. 용감한 탑승객들이 테러리스트들과 싸워 그들이 노렸던 목표물에 부딪히는 것을 막은 대신 희생당한 것이었다.

▲ 짐 월리스 <소저너스> 대표.
지난 9년 동안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다는 비통함과 우리가 사는 이 땅에 끔찍한 폭력이 스며들어 오게 된 취약점에 대해 통감하며 지내왔다.

지금은 우리 자신에게 물어볼 때이다. 우리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우리 국가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을 해왔나? 우리는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 왔으며, 또 그 상처 받은 채로 남을 해치진 않았나? 사실 이게 질문은 아니다. 우리는 치유되기도 했지만 상처 받기도 했다. 우리는 배우기도 했지만 퇴행하기도 했다. 자라기도 했고 쭈그러들기도 했다.

치유와 평화를 위해 한 발 앞으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는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전진해갈 것인가이다. 그냥 전진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치유와 평화를 만들어가는 전진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생명들과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우리의 성숙한 이해를 보여줄 기회를 가지긴커녕, 이번 기념일은 두 개의 사건으로 손상되고 있다. 이 두 사건을 통해 우리는 극단주의가 여전히 담론을 통제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영향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코란 화형식은 예수의 따귀를 때리는 짓

첫 번째는 전국적인 비난을 사고 있는 테리 존스 목사와 그의 교회가 준비한 코란 화형식이다. 무슬림과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이 모두 반대하고 나섰다.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시민들도 정치인들도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한 목소리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존스 목사가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가 하려는 행동이 사실 예수의 따귀를 때리는 신성모독 행위라는 점이다. 그가 만약 추종자들과 함께 코란을 태운다면 그들은 성경 역시 태우는 꼴이 된다. 왜냐하면 그들의 행동이 예수의 가르침을 파괴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 예수는 또 이웃만 사랑할 것이 아니라 원수도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존스 목사와 그의 교회는 분쟁과 분열의 전도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누군가는 존스 목사에게 가서 미국 사람들은 극소수의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을 무슬림 전체의 행동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줬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 누군가는 세계 곳곳의 무슬림들에게 도브월드아웃리치센터의 일부 과격한 이들의 행동을 미국이나 기독교인의 의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좀 전해줬으면 좋겠다.

극단적인 일부 종교인들

테러리스트들이 믿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무슬림이 가지고 있는 신앙이 아닌 것처럼, 존스 목사와 그의 추종자들이 벌이는 이런 행동이 거의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가지고 있는 믿음은 아니라는 것이다.

존스 목사는 자신의 행동이 법적으로는 보호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정말로 이런 일을 저지른다면 그는 예수의 가르침을 조롱거리로 만들게 될 것이며, 우리나라와 해외에 파병 나간 미군들을 위험에 몰아넣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복음주의권이나 카리스마파 목사이고 테리 존스 목사와 연이 닿아 있다면 제발 연락해서 당신은 테리 존스 목사가 그와 같은 짓을 하길 원치 않는다고 기도하고 있다고 좀 전해 달라.

만약 당신이 기독교인이고 플로리다 게인스빌 인근에 사는 사람이라면 9.11에 열리는 다른 이벤트들을 알아봐라. 이 9.11 9주년을 예수를 위한 평화와 사랑과 화해의 기도가 넘치는 자리로 삼자. 그리고 세상을 향하여 우리의 진정한 신앙이 무엇인지 메시지를 전하자.

그라운드제로와 모스크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혼동하는 문제에 대해서다. 그라운드제로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짓는 이슬람 커뮤니티센터가 치유를 가져올 것인가?

커뮤니티 센터를 세울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페이잘 압둘 라우프 이맘(이슬람 지도자)은 내가 잘 아는 친구다. 우리는 서로 알아 온지가 꽤 됐다. 그와 함께 무슬림과 기독교인과 유대인 사이의 우호 증진을 위해 함께 일해 온 경험이 있다. 서로 종교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 간의 화해를 위해 그 부부는 진심으로 정열을 바쳤다.

라우프 이맘과 데이지 칸 부부가 하는 모든 일은 빛이 났다. 그들은 진짜배기 평화 수호자들이었다. 그들이 이번 논쟁으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이슬람 커뮤니티 센터를 구상하고 실행해오는 이 기간 동안 평화와 화해만을 생각해 왔을 것임을 나는 주저 없이 확신한다.

정략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논쟁

지난 12월 <뉴욕타임즈>를 통해 이 이야기가 불거졌을 때만해도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난 25년간 맨해튼 지역에서 활동해온 무슬림 지도자는 이 건물이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라우프 이맘의 이슬람 커뮤니티 센터 건립을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분쟁과 분열을 조장할 기회로 본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는 지난 번 인터뷰에서 자신의 계획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나 많은 고통과 스트레스를 야기하게 될 줄 알았다면 센터 짓는 일을 아예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슬람 센터와 그라운드제로 현장 간의 거리가 논쟁의 중심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전국에 걸쳐 모스크 건물 자체와 현존하는 다른 모스크들까지 시위의 대상이 되고, 무슬림에 대한 공격도 일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는 플로리다 주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주변부의 그룹이 자신들의 극단적인 기독교라는 기치 아래 코란을 불태우려 하는 지경까지 왔다. 결국 신문의 일면을 장식하는 데도 성공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이 논쟁은 미국에서 종교의 역할이 무엇이 되지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미국인들 중 무슬림들을 진정한 미국인으로 여길 것인가 2등 시민으로 매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우리는 종교의 이름으로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극소수의 무슬림들을 미국에 살고 있는 수백만의 무슬림들과 전 세계 10억 무슬림과 동급으로 여길지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평화를 갈구하고 맨해튼 지역의 재건을 돕고자 하는 무슬림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그의 종교 때문에 그를 배척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이것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시험이 될 것이다. 실패해서는 안 된다.

글· 짐 월리스 <소저너스> 대표 / 번역· 김성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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