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교회의 진짜 위기, 재정 아닌 신학"
"수정교회의 진짜 위기, 재정 아닌 신학"
  • 알버트 말러
  • 승인 2010.11.03 13: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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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남침례신학교 몰러 총장, "긍정적 사고 강조하다가 파산이라니"

Crystal Cathedral Ministries(이하 수정교회)가 파산 보호 신청(챕터 11)을 했다는 뉴스가 매우 관심을 끌고 있다. "긍정적 사고"의 선도자인 로버트 슐러 목사(수정교회 원로목사)가 세운 이 교회는 모기지 대출 3,600만 불을 포함한 5,500만 불의 채무를 당장 갚지 않도록 해달라는 신청을 한 것이다.

<LA타임스>는 "금간 수정(Cracked Crystal)"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뉴욕타임스>는 참을성 없는 채권자들의 닦달로부터 피난처를 찾고 있긴 하지만 결국 이 "주요 메가처치"는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했다. 미 전국으로 뉴스는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 알버트 말러 총장의 개인 블로그. (출처 : 알버트말러 블로그 갈무리)
세간 언론 '금간 수정교회' 조롱

18일자로 수정교회 웹사이트에 "수정교회의 새로운 장(A New Chapter for the Crystal Cathedral)"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최근의 재정 보고서로부터 시작하는데 "지난 10년 중 가장 좋은 현금의 유동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성명서는 자신들이 채권자들의 압류 시도에 대해 대응했던 것에 대한 설명에 이어 다음과 같이 적었다.

"흔히 볼 수 있듯이, 협상과 합의가 모든 참여자들을 만족시킬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소수의 채권자들이 법정 소송을 통해 영장을 받아내는 방법을 택했다. 결국 채권자 협의회는 지불 유예를 연장해주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교회는 챕터 11을 통해 채권자로부터 교회 재산을 보호받기로 정했다. 우리 교회 측은 채권자 협의회가 지금까지 채무 지불을 연장해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만한 채무 지불 계획을 수립해 챕터 11에서 어서 벗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다."(수정교회 성명서 중)

로버트 슐러 목사의 딸인 쉴라 슐러 콜만 목사(수정교회 담임)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교회가 위기를 따돌릴 만큼 빠른 속도로 재정 부분 지출을 축소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계속 예배를 드릴 것이며 'Hour of Power' 방송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Hour of Power'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방영되는 종교 관련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 처분과 직원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콜만 목사는 또 <LA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힘겨운 시간은 지나가기 마련이고, 태풍도 다 끝날 때가 온다. 지금이야 말로 이와 같은 메시지에 귀 기울일 때다. 모든 사람들이 다치는 시대다.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고 했다. 원로목사인 아버지 슐러 목사는 "55년 된 우리의 목회를 돌아보면 이와 같은 도전은 새로울 것도 없다"고 거들었다.

긍정적 사고 강조하던 교회가 어떻게 파산?

언론의 관심이 집중 됐던 이유야 두말할 것 없이 로버트 슐러 목사의 자기 특유의 '번영 신학'을 주장해왔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긍정적 사고"를 선언한 목회 현장에서 재정적 부도가 일어날 수 있나?

로버트 슐러 목사는 1955년 가든그로브 시에 수정교회를 건축했다. 6년간의 사역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끌어들인 그는 수백만 불짜리 건축물을 올렸다. 로버트 뉴트라라는 건축가의 작품이었다. 1981년에는 건축가 필립 존슨이 거대한 유리 건물을 세워 "수정교회"라는 이름을 빛내주었다. 이 교회는 "Hour of Power"라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미국 내 수백만의 시청자들에게 알려졌다.

"긍정적 사고"가 슐러 목사의 핵심 메시지다. 그는 그의 동역자들에게 자신의 말을 반복할 것을 권장하며 모든 메시지(그는 설교라는 말을 꺼린다)에 긍정적인 정신 상태에 관련한 이야기를 포함시켜주길 바란다.

슐러 목사는 미국개혁교단(Reformed Church in America)에서 안수를 받았지만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는 최소화하고 긍정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한다. 그가 1982년에 쓴 <자부심: 새로운 개혁(Self-Esteem: The New Reformation)>을 보면 죄에서 구원 받는다는 메시지를 자기비하에서 벗어나는 메시지로 명쾌하게 교체한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2001년에 쓴 자서전 <내가 걸어온 길(My journey)>에서 슐러 목사는 그의 신학과 사고에 데일 카네기와 노만 빈센트 필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는 목회 시작 초기부터 신학을 테라피로 교체했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커피숍에서 나눈 대화이던 강대상에서의 설교든 상관없이 복음을 전할 때마다 마음먹은 것이 있다. 설교를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회심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작성하기 보다는 그들을 격려하고 띄워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래서 테라피스트(심리치료사)들의 영과 스타일과 전략을 들여오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슐러 목사의 모교인 웨스턴신학교(Wester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교회사를 가르친 데니스 보스퀼 교수는 그를 신사고운동(New Thought movement)의 범주로 묶었다. 보스퀼 교수는 "로버트 슐러는 아주 유명한 종교 활동가(religionist)들과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 종교 활동가들은 긍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현세에 잘 사는 것의 복음을 선포해온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로는 피니아 파크허스트 큄비, 매리 베이커 에디, 머틀 필모어, 랄프 왈도 트라인, 노만 빈센트 필(Phineas Parkhurst Quimby, Mary Baker Eddy, Charles and Myrtle Fillmore, Ralph Waldo Trine, and Norman Vincent Peale) 등이 있다. 각각의 특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마인드 컨트롤을 통한 자기 자신의 자각과 자기 자신의 도움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단일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보스퀼 교수는 슐러 목사의 특출한 순례에 대해 자세히 짚어 본 후에 "여러 기준을 놓고 봤을 때 슐러 목사는 정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있는 복음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가 평범하진 않지만 특출한 존재인 것도 아니다. 그도 결국은 성공의 복음을 전달하고 있는 수많은 복음주의자들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보스퀼 교수의 이러한 평가는 이미 30년 전에 쓰여진 것이다.

"긍정적 사고를 통한 성공적 교회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했지만

어떻게 "성공의 복음"이 파산과 맞닥뜨리게 된 걸까? 보통 목회에서야 파산이란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긍정적 사고"의 본산지에서 실제로 파산 문제로 골머리를 싸매는 일이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슐러 목사는 1986년에 쓴 <당신의 교회가 가진 훌륭한 미래(Your Church Has a Fantastic Future)>라는 책을 통해 그는 "긍정적 사고를 통한 성공적 교회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했다. 이 책은 완전한 실용주의 기반의 충격적인 홍보방법과 테라피를 가미한 메시지, 끊임없이 계속되는 긍정적인 생각에 대한 매뉴얼이다.

그의 돈에 대한 생각은 매우 간단했다. 그는 "어떤 교회도 돈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아이디어의 문제다"라고 강변했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수정교회의 파산은 슐러 목사의 이러한 생각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공해 주고 있다. 수정교회가 지금 겪는 문제도 마찬가지로 재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신학 상의 문제라는 점이다. 지금 제기되는 이슈는 돈이 아니라 목회의 메시지이다. "성공의 복음"은 예수님의 복음이 아니다. 테라피는 신학을 대체할 수 없다. "긍정적 사고"는 성경 말씀이 아니다.

로버트 슐러 목사는 수정교회가 겪고 있는 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이미 자신이 언급한 바 있다. "어떤 교회도 돈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아이디어의 문제다." 가든그로브 수정교회의 신학적 위기는 재정적 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다.

글·알버트 몰러 총장(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 번역·김성회 기자

* 알버트 말러 총장의 허락을 받아 전문을 번역 게재합니다. 원문은 알버트 총장의 개인 블로그( http://www.albertmohler.com/2010/10/22/banruptcy-in-the-cathedral/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You can find the original article from Dr. Mohler's Blog (http://www.albertmohler.com/2010/10/22/banruptcy-in-the-cathedral/ ) Dr. Mohler has authorized to reprint his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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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면서 2011-01-24 20:35:01
구약 시대 바알 신앙도 그 속내용은 물질 숭배였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주름 잡고 있는 교회 목회자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물질 숭배 그것입니다. 그 현상이 뉴스에 실린 교회 안의 다툼과 고소 사건들입니다. 이런 목회자들의 특징은 가난했고,신학적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 있습니다. 목회자뿐만 아니라, 교인들 마음 속에 뿌리깊은 기복신앙도 공범입니다. 십자가 없는 기복신앙의 쓴 열매들입니다

나그네 2010-11-07 21:13:3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수정 교회 다음은 여의도 교회일까요? 이 세대의 위기는 명백한 이단들 보다도, 교회 안의 이단들입니다. 순수한 복음을 욕망의 수단으로, 물질과 건강의 메시지로 뒤바꾼 분들은 교회를 오염시키는 바이러스 바로 그것입니다. 많은 신자들이 그런 류의 메시지에 오염되서 이제 복음 자체에 귀가 가리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장본인들은 지금도 활개 짓을 하고 다닙니다.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