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챙겨줘서 하버드에 붙었어요"
“잘 못 챙겨줘서 하버드에 붙었어요"
  • 뉴스 M
  • 승인 2019.02.10 0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 아들을 하버드에 보낸 사연.
 [인터뷰] 하버드 대학 조기입학 한 안토니오 최 군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나무가 잘랄 수 없는 수목의 한계선에서 바람과 추위를 겪으며 자란 나무로 만들어 진다.안토니 군이 일구낸 결과가 마음에 와 닿는것은 외롭고 고독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열정,인내와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엄마의 분신이라고 말하면 구식이라고 흉볼지도 모른다. 아니, 아이가 기분 나빠할지 모른다.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가 아닌가?

최근 고려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엄마는 자녀를 판단할 때 ‘내측전전두엽’이, 타인을 판단할 때는 ‘등측전전두엽’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내측전전두엽은 ‘자기 자신’을 생각할 때 주로 활성화되는 영역인데 결론적으로 엄마의 뇌는 자신과 아이를 동일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류의 실험은 모성애가 생물학적이라는 것을 증거하는 예로 거론된다. 그렇다치자. 모성애가 생물학적이든, 문화적이든, 요즘 지식인들이 하는 말로 학습된 것이든, 누가 모성애에 딴지를 걸겠는가? 모성애가 위대하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소위 “삼시 세끼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어머니를 힘 빠지게 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삼시 세끼 도시락 싸 들고 다니지 못한 어미" 덕분에 아들이 명문대를 갔다면,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삼시 세끼 도시락은커녕, 그 어미는 자식보다는 다른 걸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을 정도였다. 바로 음악, 자식 보다는 음악에 몰입한 듯 보였던 어머니.

‘모성애 실험’처럼 이 어머니는 음악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자신의 길을 나갈 때 아들도 동일한 존재로 인식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위대한 모성은 떨어져 있어도 늘 같은 곳을 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아들과 동일성의 원리로 사랑을 나누었던 위대한 모성의 소유자, 그 어머니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이다. 항상 음악으로 바빴던 어머니 덕에 그 ‘고독한' 아들은 이번에 하버드 대학에 갔다. 이런 아이러니가 있어서 모성애는 더욱 빛이 난다.

하버드 대학 합격자를 발표하는 그날조차 어머니 백혜선은 아들 안토니 최(18) 군과 수만 리 떨어진 한국에 있었다.

 사랑에 대한 통찰력이 합격의 비결.

최 군은 평범하다면 평범하다. 그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올림피아 같은 경력도 없다.

“사실, 에세이가 많은 도움 됐습니다.”

어머니의 잦은 부재, 그 고독함이 최 군을 성숙하게 만든 것일까? 어머니에게도 쉽게 터놓지 못했던 아픈 기억들을 에세이로 진솔하게 썼다.

어머니가 안 계실 때 외롭고 아팠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연주활동으로 열정을 불태우셨을 때, 저도 저의 열정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찾으려 했지요.

 

입학 사정관을 어찌 속일 수 있는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진심인지 거짓인지, 척하는 것인지 아닌지, 입학 사정관은 귀신같이 안다. 그것도 들어가기 하늘의 별따기인 하버드 대학이다.

그 귀신같은 입학 사정관을 감동하게 한 것은 모성애에 대한 최 군의 성찰이 아니었을까?

사랑이란, 꼭 항상 붙어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음표와 음표 사이의 빈공간도 음악인 것처럼 말이에요.

음과 음 사이에는 쉼표도 있고 도돌이표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음과 음은 하나의 체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감동을 준다. 어머니 백혜선의 열정을 아들은 음악적 상상력으로 이어받았다.

“저는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혼자 있는 동안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어요. 첼로도 좋았고 공부도 조금씩 재미를 들였어요. 생물이 좋았어요”

어머니의 영향으로 첼로를 연주했고 미국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첼로 부분에서 우승 했다. 주로 12학년들이 우승하는 대회에 11학년의 최 군이 상을 받아 어머니를 흐뭇하게 했다.

최 군은 어머니처럼 한 번에 한 가지씩 차근차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보기로 했다. 운동을 못 했는데, 운동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운동 저 운동해 보다가 배구에 재미를 들여 주장까지 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무엇이 재미있는지 ‘나'를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어머니 백혜선 씨가 그러하듯 자신의 열정에 주목한 것이다. 어머니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지 않았기에 아들 스스로가 어머니를 롤 모델 삼아 열정과 긍정의 방식을 터득해나간 셈이다.

 

 

입지전적 음악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

피아니스트 백혜선 씨는 지난해 미국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뉴잉글랜드음악원(NEC)의 교수로 전격 발탁되어 화제가 됐다.

그녀의 천재성은 이미 20대에 ‘서울대 교수'로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그녀는 11년간의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연주가로서 활동했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연주회 일정을 소화하느라 아들의 뒷바라지를 마음껏 해줄 수가 없었다. 아들을 일일이 챙겨줄 수 없는 그 마음, 그녀는 삼시 세끼 보여주는 모성애가 아닌, 롤 모델로서의 모성애를 아들에게 전달했다. 그들 모자는 다른 장소에 있어도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행의 삶을 살았다. 같은 곳이란 도약하는 삶, 한계를 극복하는 삶, 외로움을 이기고 자신을 성찰하는 삶을 말한다.

그녀는 아들의 관심사가 인문학쪽이란 걸 알게 됐고 어느 날 최 군을 구경삼아 하버드 대학에 데리고 갔다.

“카페테리아가 참 좋구나!"

짐짓 부럽기만 한 하버드 대학이었지만 아들도 어머니도 하버드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버드대가 모든 사람의 목적일 필요는 없어요. 만약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MIT나 스탠포드에 가야 해요. 저는 인문학을 좋아하니까 하버드가 마음에 들었어요.” 최 군의 말이다.

진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첼리스트가 되고 싶기도 하고 의사가 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이든 마음이 원하는 것을 따라 즐겁게 또 열심히 하면 후회는 없을 거로 생각한다. 열 여덟 살, 미래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데 하버드대는 음악학교는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 병원에서 인턴쉽을 했었는데 의사도 좋고,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첼로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첼로를 좋아하는데 왜 의사가 되려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생물도 너무 좋아서 첼리스트가 되던 의사가 되던 후회는 안 할 거 같아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의사를 하라고 해요. 음악을 하면서 살면 힘들다고요. 그런데 제가 정말 좋아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류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편법과 상상 이상의 프로그램이 동원된다. 하버드 대학교는 미국 전역에서 합격률이 가장 낮은 대학교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비영리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A)가 2014년 11월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개인 평점(personal rate)를 낮게 주는 방식으로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아시아계 학생들에겐 문턱이 높은 학교이다.

최 군도 학교성적 최상 1%, ACT 만점, 영아티스트 콩쿠르 우승, 배구부 주장, 병원에서 인턴과 봉사

활동등 나름대로 준비 하였지만 대부분 하버드대학을 지원하는 대부분 학생들의 평균에 불과 정도로 그야말로 최우수 학생들만 지원 곳이 하버드대학이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자식, 어머니에게 하버드대학 합격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줬다. 만하탄 브로드웨이에서 백혜선 교수와 아들 안토니 최군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나무가 잘랄 수 없는 수목의 한계선에서 바람과 추위를 겪으며 자란 나무로 만들어 진다.
안토니 군이 일구낸 결과가 마음에 와 닿는것은 외롭고 고독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열정,인내와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어떤 분인가?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엄마는 정직한 분’이었다. 오늘의 결과는 자식에게 비춘 정직한 모습 엄마와 그 엄마를 믿고 따르는 아들과의 보이지 않는 신뢰가 만들어 낸 결과라 더욱 값지다.

역시 하버드대는 남다른 것 같다. 인터뷰 내내 나이에 비해 훨씬 의젓한 모습을 보여준 안토니오 최 군, 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고 어머니의 열정과 정직함을 자기의 것으로 내면화하고 동시에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를 숙고해낸 이 아이를 하버드대는 알아봤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고맙고, 안토니오 최군이 고맙다. 이 자랑스러운 두 사람이 보스턴을 거점으로 전 세계에 그 이름과 가치있는 삶에 대한 메세지를 알리게 될 날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