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해롭다” 대형교회 목사를 해고시킨 장로들
“교회에 해롭다” 대형교회 목사를 해고시킨 장로들
  • 양재영
  • 승인 2019.02.1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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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스트 바이블 채플 제임스 맥도날드 해고
반대측에 저속한 언어 사용이 사유
창립자이자 담임목사 해고는 이례적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좌)와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 장로들(우)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좌)와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 장로들(우)

시카고 지역 대형교회인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의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가 결국 해고됐다. 맥도날드 목사는 13,000명이 넘는 출석교인을 가진 이 교회의 설립자이자 담임목사였기에 이번 해임은 교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교회의 장로들은 13일(수) 아침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를 알렸으며 해임사유로 ‘자신의 반대파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을 거론했다.

교회측은 “우리는 오랜시간 동안 맥도날드 목사에 대한 검증을 했으며, 최근 맥도날드 목사가 반대파들에게 행한 ‘저속한 언어’(vulgar language)들을 담은 녹음 내용을 확인한 후 그를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로들이 검토한 녹음 내용은 시카고 유명 라디오 방송인 ‘맨코우 뮬러 쇼’에서 방송된 것으로, 뮬러는 맥도날드 목사와 오랜 친구이자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의 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쇼에서 확인된 맥도날드 목사의 저속한 언어는 주로 미국 개신교 매체인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이하 CT)의 대표인 해롤드 스미스와 편집장인 마크 갤리를 향한 것이었다.

녹음된 내용에 따르면 맥도날드 목사는 “(CT의) 스미스 대표의 컴퓨터에 아동 포르노를 심어놓겠다”고 했으며, “갤리 편집장과 로이스는 불륜관계이다”는 내용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스는 맥도날드 목사의 공금유용과 관련한 내용을 폭로하는 기사를 <월드 매거진>에 게재한 저널리스트이다.

맥도날드 목사는 이 외에도 CT에 대해 “구닥다리이며, 오줌냄새가 나고, 파란머리 감리교도를 사랑하며, 주류교회를 죽이려하며, 여성 목사를 치켜세우고, 이머징교회를 옹호하며, 게이를 사랑하고, 기독교인척하는 비밀 팔레스타인이다”고 비난했다.

맥도날드 목사 없이 맡겨진 의무를 다하겠다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 사태는 지난 2010년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 블로그를 만들고 공금유용과 맥도날드 목사의 인격문제, 리더십 등과 관련한 다량의 교회 비판글을 올리면서 시작했다.

이후 라디오 진행자인 줄리 로이스와 교회에서 징계를 받고 떠난 세 명의 교회 장로들이 비판 대열에 가세하면서 분쟁은 격화되었고, 교회는 결국 지난해 10월 이들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올해 1월 교회측은 갑작스럽게 소송을 취하했고, 이후 맥도날드 목사가 ‘영원한 안식’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분쟁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장로들은 이번 녹음파일 공개로 결국 맥도날드 목사를 해임하기에 이르렀다.

장로들은 성명을 통해 “맥도날드 목사 없이 교회가 운용될 수 있도록, 맡겨진 의무를 다할 것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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