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부정하지 말고 오정현을 부정하십시오
진실을 부정하지 말고 오정현을 부정하십시오
  • 최태선
  • 승인 2019.02.27 0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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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제 Jtbc 뉴스 앵커브리핑의 제목이다. 그리고 독도를 자신들의 땅이 아니며 위안부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한다면 무너지는 일본과 정치적 이익을 챙기고자 5·18 북한군 선동논란과 국정농단 사건의 태블릿 PC 조작설 등을 제기하는 황교안 등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런 조작을 집요하게 주장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2년 전에도 소개했던 영화 한 편을 다시 인용했다. 그 영화는 "나는 부정한다"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증명을 요구한 신나치주의자들의 이야기로 실제 인물과 재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에서 역사학자들은 당황했다. 신나치주의자들은 "독가스를 주입한 구멍이 없다. 전염병이 돌아서 죽었다." "생존자 증언이 엇갈린다. 보상금을 노린 망상일 뿐"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한다. 그 황당한 주장의 이유가 무엇인가.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무한히 어리석은 아니 무한정 악해질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어제 나는 다시 한 번 그런 인간을 보았다.

오정현이다.

그는 예장 합동 목회자로 인정받는 과정을 밟기 위해 편목 수업에 출석했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사실은 안 해도 되지만, 사회 법상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교우들을 위해 십자가 지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랑의교회가 죽으면 한국교회가 어려워진다. 아군끼리 싸우려 하지 말고 형제 의식을 갖고 성령 안에서 힘써 달라”고 말했다. 그런 그와 악수라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다른 편목들까지 즐비하니 참 가괸이 아닐 수 없다.

오정현 목사가 예장합동 편목과정에 출석했다(사진:CBS 영상 갈무리)
오정현 목사가 예장합동 편목과정에 출석했다(사진:CBS 영상 갈무리)

돈 한 푼 받은 적 없다는 박근혜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어쩌면 인간이 저럴 수 있는가. 태극기부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느꼈던 그 감정을 이번에는 오정현이 느끼게 해준다. 국정농단 때 나는 그녀가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똑같은 생각을 이번에 오정현을 보며 하게 된다. 어쩌면 똑같은지도 모른다. 오정현이 자신을 한국교회의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자신과 사랑의 교회를 동일시하며 사랑의 교회가 죽으면 한국교회가 어려워진다고 믿고 있다. 그녀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녀가 감옥에 간 이후 우리나라는 무너지지 않았다. 적폐라는 이름의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을 척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사회를 바꾸고 변혁한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 그런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지만 그 어려운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녀가 감옥에 가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러니까 그녀의 탄핵을 통해 우리나라는 환골탈퇴하고 있다. 그 증거는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태극기 부대들이 여전히 주말마다 집회를 하고 행진을 하고 있다. 그런 반정부집회가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입증한다.

미안하지만 오정현은 사라지시는 게 맞다. 그가 사라져야 사랑의 교회도 살고 한국교회도 살 수 있다. 박근혜 때에도 십자가 이야기가 나왔었다는 것이 또 다른 증거라고 생각한다. 십자가는 살기 위해 지지 않는다. 십자가는 비움의 길이며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다. 기왕 십자가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졌으면 좋겠다. 푸코가 갔던 사하라 사막이나 이태석 신부님이 가셨던 수단의 톤즈보다 더 열악한 곳으로 가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멸사봉공 하시기를 바란다.

성서는 기독교 지도자(집사)가 되려는 이들이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깨끗한 양심을 가진 사람은 신중하며,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아니하며, 술에 탐닉하지 아니하며, 부정한 이득을 탐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성서는 거짓말하는 자들에 대하여 언급한다.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케 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좇으리라 하셨으니 자기 양심이 화인 맞아서 외식함으로 거짓말하는 자들이라.”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마지막으로 오정현을 감싸고 지지하는 모든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드린다.

“진실을 부정하지 말고 오정현을 부정하십시오. 그것이 양심이 화인 맞지 않고 깨끗한 양심을 가진 분들이 취해야 할 마땅한 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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