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스캔들로 흔들리는 대형교단과 교회들
섹스스캔들로 흔들리는 대형교단과 교회들
  • 양재영
  • 승인 2019.03.02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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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례교단 380건 이상 성이슈 고소
빌 하이벨스 목사 성추행은 사실이다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 성추행까지 제기

51,000개 이상의 교회가 소속된 미국 개신교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회(SBC)를 비롯해 미국 대형교단과 교회가 ‘섹스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SBC는 교단내에서 380건 이상의 성피해 사건들이 발생했고, 700여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존재한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난달 <휴스턴 크로니클>은 SBC 안에서만 교회 지도자들과 멤버들의 성추행 등으로 고소된 것만 380여건이 넘으며 피해자가 700여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크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레리 버클리 목사는 강간과 성폭력 혐의 등 16개 혐의로 33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마크 맨그럼 목사는 아동포르노 배포 등으로 33개월 선고와 20년 보호 관찰을 받는 등 테네시 주에서만 16건의 성이슈와 관련한 사건과 재판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미국 최대교단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았다. 

SBC 총회장인 J.D. 그리어 목사는 “최악의 스캔들이다”고 평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피해자들이) 과거에 폭력을 당하고, 지금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비극이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J.D. 그리어 목사(사진:Baptist Press)
J.D. 그리어 목사(사진:Baptist Press)

교단은 보도 이후 후속 조치도 신속하게 내놓았다.

그리어 목사는 “안수 과정과 절차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무료 성폭력 트레이닝을 실시할 것이다. 또한, 성 문제와 관련한 교회 정관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자치권(autonomous)을 가진 개교회에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알수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교단의 한 관계자는 “개교회가 완전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는 침례교회의 특수성은 과거에도 개혁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며 “교단에서 다양한 권고안을 내놓아도 그것이 실행될지는 미지수이다”고 언급했다.

그리어 총회장 역시 이 부분과 관련해 “자치권은 교회가 바른 일을 하도록 부여한 권한이지, 폭력을 은폐하라는 것이 아니다. 성폭력이 가능하도록 자치권을 이용하는 것은 가증스러운 행위이다”고 비판했다.

향후 주목할 점은 과연 SBC가 교단의 정책을 따르지 않는 교회들을 강제 탈퇴시킬지 여부에 쏠려있다.   

그리어 총회장은 지난 18일(월) 문제가 되는 10개의 교회를 선정해 발표했지만, 이중 단 3개의 교회만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특별한 진척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BC에 소속된 한인교회는 약 880여개이며, 등록교인은 3만 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 하이벨스 목사 성추문은 사실

한편, 지난해 미국과 한국 교계에 충격을 주었던 윌로우크릭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의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문과 관련한 보고서가 최근 발표되었다.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문은 지난해 지역지인 <시카고 트리뷴>에 의해 폭로된 후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교회측은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을 조사한 후 "변호사를 고용해 조사했지만, 명확한 증거를 얻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하이벨스 목사 역시 “나와 가족, 교회를 향한 음해다. 모든 의혹은 거짓이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반대측 교인들과의 갈등으로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진행됐다.  

결국, 빌 하이벨스 목사가 의혹이 발표된 지 한달 후인 지난해 4월 10일에 조기 은퇴를 발표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이후 <뉴욕 타임지>를 통해 또다른 성추문 증언이 보도되면서 후임자인 스티브 카터 목사마저 사임의사를 밝히는 등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최근 하이벨스 목사와 관련한 의혹을 조사해온 독립자문그룹(Independent Advisory Group, IAG)은 1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피해자들의 증언이 신빙성이 높다”는 과거 교회측 조사와 배치되는 결론을 발표했다.

IAG는 “만일 하이벨스 목사가 조기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교회측이 징계를 내렸을 것이다. 그를 향한 의혹은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고 전했다.

또한, IAG는 교회가 하이벨스 목사로부터 직접적으로 해를 입은 여성과 남성들에 대한 상담 등과 관련한 재정적 지원, 그들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도 주문했다.

윌로우크릭교회는 시카고 지역을 중심으로 8개의 캠퍼스와 25,000명의 출석교인을 가진 초대형교회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미국의 가장 영향력있는 복음주의 목회자 중 한명으로 한국교계에도 잘 알려진 목회자이다. 하지만, 이번 성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과 함께 세계 1만 5천 교회들이 참석하는 글로벌리더십서밋(Global Leadership Summit)에서 물러난 등 그 파장은 적지 않았다.

“맥도날드 목사가 내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만졌다”

또한, 최근 시카고지역 대형교회인 하비스트바이블교회에서 해고된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와 관련한 성추문 의혹이 제기되었다.

하비스트바이블교회의 창립자이자 담임목사였던 맥도날드 목사는 과거 그가 행한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 등이 공개되면서 지난 13일(수) 교회 장로들에의해 해고됐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맥도날드 목사를 반대해온 저널리스트 줄리 로이스는 22일(금) 자신의 블로그에 맥도날드 목사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는 주장을 제기해 또다시 파장을 몰고 왔다.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좌)와 줄리 로이스(우)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좌)와 줄리 로이스(우)

그녀는 “2005년 전용기에서 맥도날드 목사는 (나의)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만졌다. 내가 ‘만지지 말라’고 말했을 때 그는 웃으며 농담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교회측은 이에 대해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되어 온 의혹이다. 우리는 당시 동승한 세 명을 대상으로 의혹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모두 수상하거나 부적절한 행위를 보거나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며 맥도날드 목사에 대한 의혹을 부정했다.

성추문과 관련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맥도날드 목사는 현재까지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비스트바이블교회는 제임스 맥도날드 목사에 의해 창립된 교회로 7개의 캠퍼스와 13,000명의 출석교인을 가진 시카고지역 대형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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