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된 것은 천우신조이다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된 것은 천우신조이다
  • 최태선
  • 승인 2019.03.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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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이 고맙다.

빤스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되었다. 한기총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줄인 말이다. 그러니까 빤스목사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인물이 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정치목사’라는 이름만 목사인 목사들의 행적을 뛰어넘는 과감한 행보를 해왔다. 그런 그가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모임의 회장이 된 것이다. 이전 회장이었던 길자연의 기사에서 한기총 회장을 개신교 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그렇다. 빤스목사가 모든 역경을 헤치고 나와 마침내 한기총 회장이 되었다.

그동안의 그의 행적을 아는 이들은 다시 한기총 해체 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나는 그런 운동을 반대한다. 하나님 나라 건설에 발을 들여놓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런 일에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그런 운동을 한다면 그건 한기총이라는 단체가 필요한 단체라는 시실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한기총은 애초에 ‘정치목사’들의 이전투구의 장이었다.

전광훈 목사(유투브 영상 캡처)
전광훈 목사(유투브 영상 캡처)

그래서 2011년에도 이미 길자연과 홍재철의 돈 선거와 무분별한 이단 해지가 이슈가 되어 한바탕 해체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돈 선거와 무분별한 이단 해지는 사실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돈 선거를 하려면 돈이 들어간다. 선거에서 이기면 당연히 들어간 돈을 만회하려 하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에게 가장 좋은 먹이는 이단 해지이다. 이단을 그냥 해지해주겠는가. 당연히 돈이 오갈 수밖에 없다. 물론 나는 그것을 낸 눈으로 확인한 적은 없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경험은 가지고 있다.

똥을 치우려는 사람에게도 치우려는 똥이 묻는다

오래 전 아는 목사 하나가 위임식을 한다고 나를 초대하였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좋은 일이었기에 참석하였다. 가보니 직전 교단 총회장이었던 길자연이 위임 예배의 설교를 맡았고 축사를 하는 이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총회의 총무를 맡고 있던 목사였다. 그들을 초대했던 이유는 그 교회가 이전 목사 편과 편이 갈려 서로가 정통성을 주장하며 싸우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서 위임 예배의 정통성을 인정받고자 길자연과 현직 총회 총무목사를 초청한 것이다. 그 대가로 길자연에게 3백만 원 총무목사에게 2백만 원을 주었다는 말을 그 목사로부터 들었다. 위임 예배 후 그 예배에 그런 이름난 목사들을 초청하는데 1천만 원 이상이 들어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건 교회가 아니다. 그래서 나를 초청했던 목사에게 빨리 그 교회를 떠나라고 말했고 이후 그 목사와의 교제는 소원해졌고 지금은 연락이 끊긴지 오래되었다.

그 한 복판에 길자연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그때의 깔끔한 차림의 길자연을 나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런 그가 교단 총회장을 마친 후에 총회에 이어 또 다시 금권 선거로 한기총 회장이 되었으니 위의 내 생각은 단지 짐작만의 의심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한기총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기총 회장이 되려는 목사들은 들끓었다. 그곳을 아수라장이나 똥구덩이라고 말한다면 아수라를 모독하는 것이며 똥을 모독하는 것이다. 마치 오늘날 진짜 목사와 가짜 목사를 구분하는 것이 방송에 그의 설교가 방영되는지의 여부로 판단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기총이라는 곳에 발을 들여놓은 것만으로도 스스로 가짜임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분들은 한기총을 이대로 방치하면 세습이나 성범죄는 비교도 안될 만큼 한국교회는 막장을 보게 될 것 같다는 걱정을 한다. 그러한 생각은 기우杞憂다. 물론 막장이라는 말은 맞다. 한기총은 막장에 도달했다. 나는 그 유명한 빤스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된 것을 천우신조天佑神助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기총의 끝이 보인다.

(표현이 지저분하지만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어둠 속에서 똥을 치우려하면 안 된다. 똥을 치우는 사람에게도 치우려는 똥이 묻는다. 어둠 속의 똥을 치우려면 빛이 필요하다. 세상의 빛인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산 위에 세운 마을’이 되어야 한다. 높은 곳에서 어둠을 쫓아내는 진정한 성령공동체인 ‘산 위에 세운 마을’이 빛을 발할 때 똥은 치우지 않아도 누구나 그것이 똥이라는 것을 알고 거기에 다가가지 않게 된다.

세속에서 인정받고 부를 쌓게 되면 이어서 자연히 이기심, 고독, 질투, 불안 등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일치하려는 정신으로 그들을 향해 내려가는 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그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똥들의 무덤이 된 것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람들이 이 길을 걷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눈을 감으면 이슬람, 동성애, 빨갱이, 주사파 등등을 빌미로 독기를 뿜어내는 빤스목사의 얼굴과 고함소리가 스쳐지나간다. 정말 다행이다. 하나님 나라에는 혐오와 배제가 없다. 그런 그를 통해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욕망을 좇는 옛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기총이 해체되기를 바란다면 해체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실체가 드러나도록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걷자. 곳곳에 ‘산 위에 세운 마을’을 세우자. 그것이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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