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 스탠퍼드...미국 사상최대 입시부정으로 휘청
예일, 스탠퍼드...미국 사상최대 입시부정으로 휘청
  • 양재영
  • 승인 2019.03.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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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특기생과 SAT 부정시험 방식으로 대학입학
유명 연예인과 변호사, 비즈니스맨 등 50여명 부모와 코치들 기소
핵심에는 대입컨설팅업체 대표 윌리엄 싱어 지목
미국 명문대학들이 입학부정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사진: CNN 화면 캡처)
미국 명문대학들이 입학부정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사진: CNN 화면 캡처)

예일대, 스탠퍼드대 등 미국 명문대학에 부정입학한 혐의로 50여명이 기소돼 미국 사회가 휘청이고 있다.

미 검찰은 12일(화) 수십명의 부유한 부모들을 기소했으며, 이중에는 유명한 법률가와 비지니스맨, 그리고 두 명의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뇌물을 주거나 부정 입학시험(SAT) 결과와 체육특기생 기록을 위조해 제출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미 법무부는 대학입시 부정과 관련해 역사상 최대인 200여명에 대한 부정입학 관련 조사를 벌였으며, 이중 50여명에 대해 기소했다.

이중에는 시트콤 <풀하우스>의 주인공인 로리 러플린(Lori Loughlin)과 남편인 패션디자이너 모시노 지아눌리(Mossimo Giannulli), <위기의 주부들>의 주인공인 펠리시티 허프만(Felicity Huffman), 부동산회사 ‘TPG’의 파트너인 윌림엄 맥글래션 등이 포함됐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들은 자녀들의 입학을 위해 두가지 부정한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체육특기자로 위장하는 방법이다.

축구를 전혀 한 적이 없는 한 소녀는 1백 2십만불을 주고 축구 스타가 되어 예일대에 합격했다. 또한, 조정을 한 적이 없는 학생은 조정보트에 있는 사진을 포토샵을 통해 위조해 USC에 제출했고, 체육특기생으로 합격했다. 댓가로 부모는 특별계좌로 2십만불을 송금했다.

TV 드라마 <풀하우스>의 로리 러플린은 두딸을 USC 조정부에 입학시키기위해 50만불의 뇌물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정입학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학교로는 예일대 여자축구, USC 수구팀과 여자축구, UCLA 남자축구, 조지타운 테니스부, 스탠퍼드대 세일링팀, 텍사스주립대(UT at Austin) 남자테니스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12일(화) 성명을 통해 두명의 학생을 입학시키는 댓가로 뇌물을 받은 세일링팀 수석코치인 존 밴더모어를 해고했고, USC 역시 1백 3십만불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도나 헤이넬 체육 총감독과 수구팀 코치들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들은 “개인들이 학교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고 밝히며 이번 부정에 학교측의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펠리시티 허프만(좌)와 로리 러플린(우)(사진:CNN 영상 캡처)
펠리시티 허프만(좌)와 로리 러플린(우)(사진:CNN 영상 캡처)

또다른 방법은 미 대입시험(SAT 또는 ACT)에서 시험 감독관을 매수하거나 대리시험을 쳐 답안지를 바꾸는 방법이다.

USC 입학을 원했던 한 십대 학생은 학습장애가 있는 것처럼 꾸며 공모한 시험감독관의 도움을 받으며 SAT 시험을 치렀다. 이 학생의 부모는 감독관에게 적어도 5만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도 잘알려진 <위기의 주부들>의 펠리시티 허프만은 2017년 딸의 SAT 시험을 도와주는 댓가로 컨설팅 업체에 1만 5000달러를 지불한 혐의로 지난 12일 체포됐다.

검찰은 조사중인 33명의 부모들이 미 대입시험 부정을 위해 1만 5000불에서 7만 5000불의 뇌물을 지불했으며, 시험감독관이 답을 알려주거나 교정해주고, 심지어 대리시험을 통해 시험을 볼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입시부정의 중심에 ‘더 키’(The Key)로 알려진 대학입시컨설팅회사의 창립자인 윌리엄 싱어가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싱어는 ‘더 키’와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키 월드와이드 재단’(Key Worldwide Foundation)을 통해 대학입시시험 부정과 대학 코치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어는 2011년부터 부모로부터 약 2천5백만달러의 돈을 받고 뇌물과 자금세탁 등을 통해 학생들의 대학부정입학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싱어는 법원 진술을 통해 이번 뇌물과 자금세탁 등을 ‘옆문 방식’(a side door)이라고 칭했다.

그는 “대학을 입학하는 방법은 학생 스스로의 노력으로 ‘정문’으로 들어가는 방법과, 거액의 기부금을 통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는데 이것은 입학을 확실히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난 합격을 보장할 수 있는 ‘옆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것은 많은 부유한 가족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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