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교회, 청빙철회 후폭풍 거세
아름다운교회, 청빙철회 후폭풍 거세
  • 양재영
  • 승인 2019.03.21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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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형제교회 국윤권 목사 청빙 철회
은퇴장로 투표권 문제제기가 발단
개인적 메일 발송에 대한 논란 일어
아름다운교회 전경
아름다운교회 전경

뉴욕 롱아일랜드의 대형교회인 아름다운교회가 황인철 목사 후임 청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교회 내분에 휩싸였다.

아름다운교회는 지난달 24일(일)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인준투표 결과 시애틀 형제교회 부목사인 국윤권 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국 목사는 총 투표인수 801명 중 찬성 553명, 반대 245명으로 69%의 지지를 얻어 청빙이 가결되었다. 하지만, 지지율이 가결에 필요한 3분의 2선에서 단지 2%정도 상회한 결과였고, 이 부분이 결국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혼란은 교회의 한 은퇴장로가 투표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시작되었다.

교회의 은퇴장로인 A장로는 100여명에 가까운 EM과 청년부 교인들의 투표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검표를 요구하면서, 당회와 소속 노회인 동부한미노회(PCUSA)에 ‘국 목사 청빙 투표결과 재검표를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또한, A장로는 개인적인 메일을 통해 투표결과에 문제가 있으며, 당회와 노회에 재검표를 위한 청원을 했다는 사실을 국 목사에게도 통보했다.

A장로는 국 목사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투표권이 없는데도 편법으로 EM과 청년부의 교인들의 투표참여를 허락했다. 이것은 법적문제로 이번 투표가 무효처리될 확률이 높다”라며 “(국 목사가) 시애틀 형제교회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바로 수리되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당회와 동부한인노회에 확인한 후 다음 스케줄을 진행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국윤권 목사는 지난 16일(토) 아름다운교회측에 청빙을 철회한다는 의견을 당회서기장로에게 이메일로 통보했고, 다음날 이 소식을 접한 교인들의 혼란은 가중되었다.

국윤권 목사가 아름다운교회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사진:유투브 화면 캡처)
국윤권 목사가 아름다운교회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사진:유투브 화면 캡처)

아름다운교회의 한 교인은 “교회의 대표권이 없는 은퇴장로가 아무리 개인적인 메일이라고 하지만, 청빙대상자에게 투표무효 청원 등을 언급하는 메일을 보낸 것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다”고 주장했다.

A장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일(24일)에 공식적 입장이 나올 것이다. 개인적인 메일이었고 어떠한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며 국 목사에게 보낸 메일과 관련한 언급을 피했다.  

국윤권 목사 역시 청빙철회와 관련한 본지의 전화와 이메일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젊은층과 원로층의 갈등

당회해산과 청빙위원회 재구성 요구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한 소식을 접한 교인들은 ‘아름다운교회의 소리’(The Voice of Arumdaun Presbyterian Church, 이하 VAPC)라는 이름으로 당회에 공개질의를 던졌다.

VAPC는 질의서를 통해 “(한 은퇴장로의) 개인적인 주장을 당회가 받아들여서, ‘공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파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라며 “공적인 권리와 책임을 가진 당회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VAPC는  △‘A장로는  어떤 자격으로 당회에 공적인 논의를 요청했는가?’  △‘A장로의 주장은 사실인가?’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당회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등 세가지 질의에 대한 답변을 당회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당회측은 “어떠한 문서 형식으로도 질의에 대한 답신을 줄 수 없다. 서로 만나서 미팅을 통해 설명하겠다”며 공식적 입장 표명을 피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원로교인들에 대한 성토와 함께 당회의 해산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인은 “이번 사태는 젊은교인과 원로교인들 간의 갈등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나이가 너무 젊다’(국 목사는 43세이다)는 이유가 원로층들의 청빙 반대 사유로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황인철 목사 역시 청빙당시 40대 중반이었다. 합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파행의 중심에 있는 당회를 해산하는 것과 새로운 청빙위원회를 꾸려 다시 청빙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다”고 전했다.

아름다운교회는 이번 주일(24일) 국윤권 목사 청빙과 관련한 공식적 의견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회 내분으로 치닫고 있는 아름다운교회 사태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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