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교회
독일교회
  • 박충구
  • 승인 2019.03.28 0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교회의 현실이 하도 답답하여 종교개혁의 본산 독일 교회를 살펴보았다. 우리와 한 번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성서에도 없는 법과 의무를 만들어 신도들에게 부과시키고, 여전히 성직자 중심의 중세 교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평생 하나님의 교회를 섬긴다고 하지만, 정작 하나님보다는 인위적 구조를 섬기고 있는 것이다.

Cathedral Church of St. Peter (사진:Wikimedia)
Cathedral Church of St. Peter (사진:Wikimedia)

2016년 통계를 통해 살펴 본 독일교회

1. 독일은 공히 기독교 국가라고 부를 만하다.

독일 인구 8,076만 명 중 개신교는 2,304만 명 (전 인구의 28.5%), 가톨릭은 2,417만 명 (전 인구의 30%), 여기에다 기타 기독교 교파를 합하면 4,974만 명, 전 인구의 61.6%가 구교 및 신교도를 포함한 기독교인이다

2. 독일교회, 지도부는 평신도 중심, 남녀 평등한 기회 균등을 이룬 교회다.

독일 교회의 최고 의회(EKD Council)는 독일 개신교의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데 위원회 15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여성 7명 남성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평등의 원칙을 준용하여 의장을 제외하고 남성 7명 여성 7명으로 구성된다.

독일교회 총회 대표는 성직자 735명, 그 중에서 여성은 190명이다. 그리고 안수 받지 않은 평신도 1,362명, 그 중에서 여성이 537명으로 구성되어 평신도 대표가 65%이며 성직자 대표는 35%로 구성된다.

총회에서 구성한 의회는 성직자 45명, 평신도 81명으로 구성되고 이 중에서 여성이 57명으로 45%를 차지하고 있다.

EKD Council Members
EKD Council Members

3. 독일교회의 성장과 몰락의 징후는 어떤가?

- 독일교회는 2016년 현재 15,007개의 교회로 구성되어 있다.
- 안수받은 목사는 풀타임 파트타임 포함하여 총 18,576명이 일하고 있고, 그 중 여성은 32.1%인 5,970명이다.

독일교회가 2016년 한 해 유아세례를 주고 성인 세례를 주어 입교한 수는 183,159명, 성인 세례는 그 중 18,101명이었고, 장례는 287,667명을 치렀다. 한 해 동안 176,551명이 교회를 떠났다.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이는 떠난 이의 약 10%가 조금 넘는 19,768 명, 다른 종파에서 이적해 온 사람들은 12,247명이었다.

총, 464,218명이 죽거나 교회를 떠났다. 반면, 교회로 새로 들어온 이들은 유아세례까지 합하여 215,194명이다. 한 해 249,024명의 교인이 줄었다. 이 속도라면 100년 후 독일교회는 사라진다. 하여 독일교회는 미래를 많이 염려한다. 이 속도를 줄이려고 독일 교회는 성직자 중심의 교회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그 구조를 바꾸었다.

4. 독일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나?

주일 정규 예배 참석 인원은 약 80만 명이다. 이 수는 총 교인의 4%에 지나지 않는다. 교인 100명 중 4명만 예배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것이다. 예배 절벽이다. 신도들이 가장 많이 예배에 참석하는 때는 성탄 절기다. 크리스마스 예배에는 총 교인의 약 36%인 약 850만명이 참석했다.

총 교인의 4%만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결국 독일 기독교인은 더 이상 교회의 예배 기능에서 신앙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가장 빈번한 활동은 기독교 전통을 미학화한 종교음악 활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 해 동안 65,789회가 열렸고 거기에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그 다음이 신학 관련 강연 프로그램이다. 총 32, 093회가 열렸다. 이런 사실은 두 가지 의미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독일 크리스쳔들은 종교음악의 전통에서 경건의 영성을 느끼고, 신학에 대한 인문학적 관심이 성서연구보다 더 강해 문자주의적인 근본주의 성향에서 벗어나 보다 지성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는 EKD가 2015년 한 해 가진 특별한 프로그램 통계다.

첫째, 음악관련 프로그램 – 65,789회
둘째, 신학 강연 프로그램 – 32,093회
셋째, 에큐메니칼 프로그램 – 18,458회
넷째, 사회적 이슈 프로그램 – 18,385회

독일 기독교인들은 종교세 2%외에

십일조 등 각종 감사헌금은 없다.

5. 독일 기독교인은 헌금생활을 어떻게 하나?

독일 기독교인들은 교회 출석과 상관없이 종교세를 내고 있다. 가톨릭교도이든 개신교도이든 막론하고 소득세의 8%(바바리아와 바덴 뷰템부르크 주),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는 9%의 종교세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환산하면 5000만원 연봉자일 경우 독일에서는 소득세가 약 20% 부과된다. 소득세가 약 1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종교세는 이 소득세의 8-9%이므로 1년에 약 80만원 내지 90만원을 종교세로 내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인 1명이 내는 헌금이 1년 평균 266만 4,000원이다.)

이 종교세를 내는 것 외에 다른 헌금은 없다. 다만 개체 교회가 결정하여 내는 선교 헌금, 어려운 지역이나 특별한 프로젝트를 돕기 위한 특별 헌금 등이 있는 데, 이런 경우 보통 2유로에서 매우 드믈게 20유로 이내의 헌금을 한다. 결론적으로 자기 수입의 약 2%를 종교세로 내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십일조 등 수십 가지에 이르는 각종 감사 헌금은 없다.

6. 독일 교회 1년 예산은 얼마나 될까?

2016년 독일 개신교회의 주 수입원인 종교세는 약 47억 7000만 유로다. 총 예산의 48% 정도를 종교세로 충당했다. 그 외 기타 수입이 51억 6,000만 유로다. 교회가 운영하는 모든 교육기관의 수입이 총 예산에 포함된다. 2016년 총 예산은 약 13조 1,321억원이었다.

(독일 교회가 운영하는 유치원이나 학교, 양로원 등은 적당히 개인이 운영하다가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7. 독일 교회 목사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독일교회에서는 목사를 신학자와 분리시키지 않는다. 독일 교회의 목사가 되려면 신학 교육과정을 마치고, 국가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아무데에서나 안수를 주는 것이 아니다. 목사가 되려면 교인 중에서 18세에서 25세의 나이에 도달한 건강한 사람이 그 뜻을 교회에 밝히고, 신학 교육을 받기 이전에 담임 목사, 부모 그리고 제 3자의 성품 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서류를 제출한 후 1년 동안 교회 생활에서 다섯 가지 성품을 평가 받게 된다. 자기부인, 성실성, 겸손함, 교육의 재능, 그리고 경건성이다. 이런 성품이 결여되어 있다고 평가가 날 경우 성직자가 되지 말기를 권고 받게 된다.<참조, The German Pastor>

목사들은 2017년 기준,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약 35,000유로에서 37.000유로를 받는 지역과 62,000유로에서 68,000유로를 받는 지역이 있다. 단, 같은 지역의 목사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연봉 격차는 연 몇천 유로 차이 정도이며 극심하지 않다. 전체 평균으로 약 43,000유로(한화 약 6,270만원)를 받고 있다.

독일 교회는 일개 목사가 한 교회에서 계속 목회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자기 교회는 없다. 심지어 목사가 평생 목회하다가 교회를 제 자식에게 물려주는 일은 “절대” 없다.

8. 독일 교회는 전형적인 Post Institutional Church의 양태를 보이고 있다.

제도적 교회 참석률은 말할 수 없이 저조하지만 대다수가 종교세를 내고 있고, 자신을 기독교 신앙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뢸취가 오래 전 소종파의 구속력을 벗어나고, 교회유형의 형식적 신앙에서 벗어나 탈제도적인 개인주의적인 신앙의 유형을 "현대 신비주의"적 성향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 데,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 이 글은 독일교회(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 홈페이지에 등재된 "2016년 독일교회 현황자료(Facts and Figures)"를 참고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힌다. 참조, https://www.ekd.de/en/Facts-an-Figures-203.htm

박충구 교수 / 전 감신대 기독교윤리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