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여성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교회에 여성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 양재영
  • 승인 2019.03.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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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스터 신자들 모든 여성에 ‘파업’ 촉구 나서
가톨릭 아동 성학대 사건이 시작점
교황에게 독신제와 여성참여 제한 폐지 촉구

가톨릭 교회 여성들이 모든 교회 활동에 ‘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회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시키자는 취지이다.

독일 뮌스터의 여성 신자들은 오는 5월 11일부터 일주일간 파업을 실시할 것으로 밝히며 신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들은 ‘교회에 여성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질문하며 독일 교회 안의 모든 여성들에게 ‘교회 안에 발을 들이지 말자!’, ‘모든 자원활동을 중지하자!’고 호소했다.

독일 여성 신자들이 오는 5월 11부터 일주일간 '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 출처 : La Croix)
독일 여성 신자들이 오는 5월 11부터 일주일간 '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 출처 : La Croix)

뮌스터 성십자가 교구(the Holy Cross parish of Münster)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최근 가톨릭 사제들의 성학대 사건이 원인이 되었다.

가톨릭은 지난해 펜실베니아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 1천명이 넘는 아동들이 성학대를 당했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엔 조지 펠 추기경이 두 명의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6년형의 선고를 받았다. 펠 추기경은 바티칸 재무원장을 역임한 사제로 성번죄 연루 인사로는 최고위직이어서 큰 충격을 주었다.

‘마리아 2.0’이라는 불리는 이 운동의 회원들은 테이프로 입에 재갈이 물린 여성의 모습을 로고로 채택하고는, ‘여성들이 파업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번 보여주자’고 외쳤다.  

이들은 “여성들은 교회에서 진정한 변화를 보고 싶어한다. 우리는 교회에서 발언권을 갖고 기여를 하고 싶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자격으로 예수께서 세상에 나아가라고 하셨던 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리아 2.0’ 운동은 독일 가톨릭여성협의회(KFD)를 비롯한 다수의 교구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쾨터는 “이 운동은 교회의 손에 고통을 받고 교회를 떠난 모든 이들에게도 해당된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느껴왔고, 커져왔던 불만들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도 보냈으며, ‘사제의 독신제 폐지’와 ‘여성의 모든 교회 직무에 참여를 요구했다.

‘마리아 2.0’ 측은 “교회가 그동안 유지해온 성윤리관을 ‘인간생활의 현실’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라며 “사제들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어지는 독신제를 폐지하고, 여성들의 교회내 모든 직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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