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의 관계를 가만히 끊어야 할 때이다
그들과의 관계를 가만히 끊어야 할 때이다
  • 최태선
  • 승인 2019.04.05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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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과 오정현은 자신들을 비판하는 자들을 사탄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한 페친의 글에서 본 내용입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저는 사탄입니다. 저는 이분들에 관한 비판 글을 여러 번 썼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사탄 중의 사탄이요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입니다. 뭐 사실 틀린 말도 아닙니다. 저는 제가 죄의 법에 사로잡히는 존재이며 죄의 법에 사로잡혔을 때 저는 사탄이 맞습니다. 베드로 같은 분도 그러셨는데 저 같은 사람이야 오죽 더 그럴 수 있겠습니까.

김삼환 목사(좌)와 오정현 목사(뉴스 M 자료사진)
김삼환 목사(좌)와 오정현 목사(뉴스 M 자료사진)

그러면 저나 다른 분들이 김삼환님과 오정현님을 비판하는 일이 죄의 법에 사로잡혀 하는 일일까요.

저는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다른 분들을 비판하는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상대방이 영향력이 없는 분이거나 파급효과가 크지 않은 일이라면 굳이 저까지 나서 비판의 말을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분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라고 주장하고 자신들의 그런 입장이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교회에 한국교회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욕망에 사로잡힌 그분들은 죄의 법에 사로잡히신 것입니다. 제가 사탄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분들도 사탄이 되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잘못된 길을 가는 신앙인들의 잘못을 지적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위 내용에서 그분들의 자기인식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자신들이 추호도 틀림없이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인식입니다. 물론 그런 확신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무언가 의문을 제기했을 때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마땅한 태도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의 특징은 다른 이의 잘못까지도 자신의 잘못으로 책임지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섬김이며 희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사람임을 주장하기 위해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을 사탄으로 매도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이단들이 주로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하고 있는 일은 그냥 자신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매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허무는 일입니다.

우리도 더러운 욕망에 빠진 그분들을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오래 전 ‘신앙촌’으로 말미암아 교회의 가장 현저한 토대요 특징이 되어야 할 공동체성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교회가 공동체성을 잃어버리면 교회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스스로 공동체성을 부인하는 다른 복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초기교회와 같은 원시공산사회와 같은 공동체를 말하면 단순히 낯설어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의심의 눈길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공동체를 말하면 이단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단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터를 무너뜨립니다.

비자금을 조성하고 헌금을 유용하는 목사들로 말미암아 교회는 또 다른 중요한 한 가지를 상실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돈을 미워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돈이 아니라 사랑에 의해 그 진위가 판가름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돈에 의해 진위가 가려지는 곳은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세상입니다. 돈은 하나님 나라의 동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목사들로 말미암아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으로 교회의 참됨을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헌금유용은 하나님 나라의 토대를 허무는 또 다른 빌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비량 목회야말로 진정한 목사의 길이라는 사고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목사가 자비량을 하는 곳이 어떻게 초기교회와 같은 경제공동체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또 다른 하나님 나라의 슬픈 현실입니다.

만연한 목사들의 성범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성관계는 자연의 질서이며 남녀 간의 친밀한 관계의 절정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깨진다면 진정한 관계가 깨집니다. 단순히 남녀 간의 관계가 아니라 모든 관계가 깨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초기교회에서는 거룩한 입맞춤이라는 숭고한 예절이 있었습니다. 거룩한 입맞춤을 하는 것은 그들의 관계를 상징하는 행동이었습니다. 남녀 간에 입맞춤을 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그런 신성한 관계와 신뢰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하나님 나라의 마지막 숨통을 죄어오는 악한 범죄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사탄으로 몰아세우는 것입니다. 막장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토대를 허무는 정도가 아니라 건물을 허무는 포크레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 전체를 허무는 것입니다.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고, 자신을 비판한다고 상대방을 사탄으로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의 아비인 사탄이 하나님 나라를 치는 가장 결정적인 치명타입니다. 이전에도 이단들이 그 방식을 사용하였지만 그들이 이단이었기에 그것은 결정적인 치명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통, 혹은 정통 중에 정통임을 주장하는 교회 한 복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치명타입니다. 평화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에서 그런 가장 잔인하고 야비한 폭력이 난무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막장에 다다른 것입니다.

물론 두 목사님이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그런 지독한 말을 하시겠습니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분이 주님의 이 말씀을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그분들을 조용히 보내드려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처럼 우리도 더러운 욕망에 빠진 그분들을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더 이상 그분들과 왈가왈부 옳고 그름을 따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잠자리를 같이 하기 전에 잉태한 약혼자 마리아와의 관계를 가만히 끊고자 했던 요셉처럼 우리도 그분들과의 모든 관계를 가만히 끊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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