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루'를 보며 대형교회를 생각했다
'빠루'를 보며 대형교회를 생각했다
  • 최태선
  • 승인 2019.04.30 02: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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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표가 빠루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보았다. 빠루는 일본말이다. 우리말로는 쇠지레이다. 그녀는 쇠지레를 빼앗은 것이라 주장하지만 어쨌든 그녀가 쇠지레를 들고 있는 모습은 힘을 가진 자의 상징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나는 하박국서의 바빌론이 떠올랐다. 성서는 바빌론을 이렇게 정의한다.

“보아라, 내가 바빌론을 일으키리니 그들은 사납고 날랜 족속이라, 남의 보금자리를 빼앗으며 천하를 주름잡는다. 제 힘을 믿고 멋대로 법을 세우는 무섭고도 영악한 족속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며 사용한 쇠지렛대(일명 빠루)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News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며 사용한 쇠지렛대(일명 빠루)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News1)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이 말씀을 묵상해보니 바벨탑을 쌓아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의 모습을 간단하지만 정말 너무도 적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인간은 이렇게 무섭고도 영악한 존재가 되기 위해 힘을 추구한다. 이스라엘의 입장이 아니라 바빌론의 입장에서 이들이 하는 일을 깊이 생각해 보라.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엉뚱한 것 같지만 나는 바빌론의 모습을 보면서 대형교회들을 생각...하게 된다. 오늘날 대형교회의 행태는 바로 이 바빌론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저하다. 힘이다. 그들이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이 어려운 것은 인간에게 힘의 포기를 기본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힘을 포기하거나 힘을 소유하지 못한 무력한 사람만을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인간은 완전히 무력해져야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 전능하신 창조주와 그의 형상을 담은 인간의 러브스토리이다. 매우 불평등한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랑의 본질은 힘을 버리고 무력해지는 것이다. 바울은 그 사랑을 배웠다. 그래서 그는 약할 때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힘을 포기해야 한다. 그것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힘을 완전히 포기하고 막장에 다다른 것처럼 느껴질 때 하나님의 간섭과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게 된다. 물론 그 대표적인 예는 십자가이지만 성서의 모든 기사들을 깊이 묵상해보라. 모두가 똑같다.

반대로 힘을 가지게 되면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다. 조용기와 김삼환과 오정현을 보라. 이들은 스스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열매를 보라. 그것이 돈의 열매, 힘의 열매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박국은 힘을 가진 자들의 운명을 정확하게 예언한다.

“제 힘을 하느님처럼 믿다가 죄를 지은 자들은 바람에 날려가듯 사라지리라.”(공동번역 인용)

힘은 인간에게 하나님이 된다. 그리고 힘을 자기의 하나님으로 삼은 자들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 번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운명은 결정되어 있다. 바람에 날려가듯 덧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들은 주인공처럼 행세했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사랑을 버린 하나님 나라의 반역자들이었다.

하나님 나라의 배역은 사실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과는 너무도 다르다. 성서에는 나아만의 이야기가 길게 기록되어 있다. 그곳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나아만을 비롯하여 시리아 왕, 이스라엘 왕, 엘리사, 나아만의 부인, 나아만 부인의 몸종, 나아만의 부하 그리고 게하시까지. 물론 이 기사의 주인공은 나아만을 낫게 하신 야훼다. 그렇다면 이 기사에서 야훼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사람은 누구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엘리사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이 기사에서 하나님을 움직인 것은 나아만 부인의 몸종인 작은 소녀이다. 그녀는 이 기사의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바로 그 작은 소녀가 하나님으로 하여금 일하시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렇다.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은 이 작은 소녀와 같이 하나님으로 하여금 일하시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렇다. 하나님 백성은 누구건 주연이 될 수 없다. 주연이 되는 순간 그는 반역자가 된다. 조연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주인공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사람이다. 예수님이 그 본이 되어주시지 않았는가. 그분은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말 한 마디도 허투루 하지 않으셨다. 모두가 하나님이 주인공 되시게 했다.

복음이 어려운 것은 힘의 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곧 하나님의 통치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따라서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그 나라에서 인간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런데 그 역할은 스스로의 힘과 능력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하여금 일하게 하시는 것이다. 그것은 나아만 기사의 작은 소녀와 같이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은 인간이 갓난아이와 같아지는 것이다. 갓난아이는 우는 것 외에는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다. 하지만 갓난아이는 부모를 비롯하여 모든 식구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사랑의 역설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너희가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그렇다. 오늘날 교회의 부패와 타락은 교회가 힘을 추구하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난한 시골교회 목사부부가 먹을 것이 없어 굶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먹을 것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은혜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 가난한 시골교회 목사부부처럼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 목사부부가 경험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이고, 하나님의 사랑이다.

오늘날 목사들도 교인들도 모두가 힘을 가지고자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러면서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간다. 그러나 힘을 가지면 인간은 타락한다. 반드시 지나치게 행하여 죄를 짓게 된다. 조용기와 김삼환과 오정현이 얼마나 뛰어난 분들이신가.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많은 것을 이뤄냈다. 그들은 그것이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자세히 살펴보라.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하나님은 오늘도 지극히 보잘것없는 자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신다. 오후 다섯 시까지 아무도 일자리를 주지 않아 빈둥거리며 놀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고자 다가오신다. 그리고 일하지 못해 굶주린 그들에게 가장 먼저 품삯을 지불하신다. 하나님은 불편부당하지 않으시다. 하지만 그래서 공평하신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가 맞는다면 우리도 하나님처럼 지극히 보잘것없는 자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하는 하나님 나라가 임할 것이다. 그렇다. 복음이 어려운 것은 힘의 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쇠지레를 들고 있는 나경원 대표의 모습에서 그것을 깨달을 수 있는 은혜가 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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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rk 2019-05-02 12:25:12
너희는 세상을 위하여 부름 받았느냐 아니면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부름 받았느냐?
선택을 하여야 할것이라.
세상 것은 다 지나감이라.
세상것을 추구하던 자들은 다 허무하게 될 것이라.
세상기운은 다 마를 것이라.
세상 것들을 추구하던 자들은 다 허망하게 될것이다.
영원한 생명을 버리고 허망함을 쫓는 자들은 영원한 나라에 기억됨이 없으리라.

epark 2019-04-30 20:29:37
최태원씨 와 뉴스 M은 하루는 정치에 발을 담갔다가 하루는 하나님께 담갔다가 하며 세상 욕심을 내는 자는 아닌지 깨닫기를 바란다.
영계와 육계도 모르면서 이곳에서 글을 쓰고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것은 어떨까 한다.

그리스도인 이면 세상 것을 버리고 새로운 피조물이라 하는 말씀도 모르는가?
이곳은 하나님의 세상입니다.
그 열매를 보아 그를 알지니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정치는 세상 것 이므로 나누이고 하나님의 것은 진리 이므로 나누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도적의 자식아 하십니다.

내 집은 기도하는 곳이라 하십니다.
정치인은 교회에서 보고 배우는 것으로 만 감사하시기를 바랍니다.
교회를 분란 되게 하려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