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정치 풍경
어색한 정치 풍경
  • 지성수
  • 승인 2019.05.0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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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어울린다’ 혹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쓴다. ‘어울린다’는 말은 조화를 뜻하는 것이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조화가 되어야 한다는 뜻인 것이다. 그래서 어울리려면 주변 환경이나 전체적으로 어색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세금을 내는 것도 아니고 누가 비난을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타인에게 약간의 어색함을 느끼게 할 뿐이다.

어울리지 않으면 타인의 곱지 않은 시선을 끌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옷 한 벌을 입어도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는지’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고 여성들 가운데는 '어울리는'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도 있다.

현수막 덮고 누워 시위하는 자유한국당 (사진:오마이뉴스)
현수막 덮고 누워 시위하는 자유한국당 (사진:오마이뉴스)

그런데 요즘 한국의 정국에서 매우 어울리지 않는 어색함을 보게 되었다. 야당 의원들이 ‘독재타도, 헌법수호’를 외치는 모습이다.

 

이런 유머가 있다.

아담이 밤 늦게 귀가해서 술 마시고 코를 골고 자고 있는데 이브가 조심스럽게 갈비뼈를 세어 보았다. 혹시 딴 곳에 여자를 만들어 놓지 않았나 하고..... 왜냐하면 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다 나머지 부스러기로 이브를 만든 게 아니고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은 멋대로 인간을 창조하지 않고 나름 법과 질서를 가지고 세상을 창조했다. 진짜로 이브가 의심을 했다면 나름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신에게 전능한 능력이 있다면 인간에게는 합리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보이는 행태는 합리성이 전혀 없는 정치적 욕망(욕심)뿐으로 보인다. 그에 대한 답으로 성경에는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자라서 사망을 낳느니라.”고 기록해 놓았다.

 

최근에 여당의 신속법안처리를 막기 위해서 야당 의원들이 다른 의원을 의원실에서 7 시간 동안 못나게 막는 사태가 벌어졌다. 언론에서 이를 보고 '국회 방탈출 사건'이라고 풍자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생각난 일이다.

지난 해 한국행 비행기 옆 좌석에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영감이 앉아 있는데 어쩐지 하는 행동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대화를 시작해서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방탈출 까페를 자기가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방탈출 카페는 컴퓨터의 방탈출 게임을 놀이 문화 공간으로 만든 것으로 카페라지만 음료를 전문적으로 팔지는 않고, 방에 갖혀서 60분 제한 시간 안에 추리 및 단서 발견, 퍼즐을 푸는 게임으로 밀실을 탈출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보드게임을 현실로 옮겨 놓고, 행동하고 머리를 써서 탈출하는 놀이를 하는 곳이다.

2007년경 일본에서 처음 시작되어 2015년부터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전국에 수백 개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나로서는 생소하기도 하고 "세상에 뭐 할 일이 없어서 스스로 갇히는 놀이를 하는가?" 하는 변태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뭔가 새로운 자극을 필요로 하는 놀이 문화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이해가 되기도 했다. 방탈출 까페는 항상 새로운 테마를 개발해 내야 하기 때문에 자기는 자금을 대고 대기업에서 컴퓨터 일을 하던 아들과 친구 둘이서 홍대 앞에서 여러 개의 까페를 운영한다고 했다. 덕분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고 한 번 가보겠다고 했지만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 가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방탈출 게임에서 탈출을 막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사람으로 막는 방법은 없다. 최고의 흥미와 긴장을 요구하는 방탈출 게임 시장에도 없는 몸으로 탈출을 막는 방법이 통하는 대한민국 국회는 그야말로 첨단 국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최초의 방탈출 게임에 성공한 이는 예수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살아 있는 몸도 아니 죽었던 몸으로 무덤을 막고 있었던 커다란 돌을 옮기고 경비를 서고 있던 로마 병사들을 따 돌리고 탈출을 했지 않는가?

그런데 문제는 예수가 방탈출한 의미에는 문제가 없는데 시기는 문제가 되었다. 원래 안식일은 일곱 번째 날이다. 그래서 고지식한 유대교, 이슬람은 아직도 안식일에 쉰다. 예수가 무덤에서 이틀 만에 부활 했으면 세계가 모두 안식일을 지킬 수 있을 터인데 공연히 사흘 만에 부활해서 일이 영 복잡하게 되어버렸다. 생각이 깊으신 예수께서 아마 안식일에 부활을 하면 당시의 분위기로는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배려에서 안식일이 지나고 부활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는 인간들이 그날을 기념해서 안식일을 바꾸어 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사실은 로마의 태양력에 따라서 바뀐 것이지만).

하여간에 지금은 일요일이 된 신이 쉬었던 날이면 인간은 헌금을 해야 한다. 이름 하여 진흙세이다.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원자재가 들었으니 최소한 재료값은 내야 할 것 아닌가? 당연히 수익자 부담원칙으로 돈을 내야 한다. 그러므로 헌금을 내는 것은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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