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이 된 서울교회...한국교회의 민낯
난장판이 된 서울교회...한국교회의 민낯
  • 양재영
  • 승인 2019.05.13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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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등 물리적 충돌로 여러명 부상
비기독교인 법률인 임시당회장 파송이 원인
지난 1일, 1층 예배당 출입구를 차량으로 봉쇄하고 진입을 못하게 해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앤넷)
지난 1일, 1층 예배당 출입구를 차량으로 봉쇄하고 진입을 못하게 해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앤넷)

박노철 담임목사를 두고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내홍을 치르고 있는 서울교회가 교인간의 물리적 폭력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등 말그대로 난장판이 되었다.

서울교회는 지난 1일(수) 당회 개최를 막으려는 박노철 목사 지지파와 이를 막으려는 반대파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여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회는 일방적으로 끝났으며, 소화기 등으로 폭력이 행해지는 등 물리력 행사가 발생해 결국 경찰이 출두하여 현장을 채증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1일(화) 법원이 서울교회 임시당회장으로 기독교인이 아닌 변호사를 임시당회장으로 선임하면서 불거졌다.

서울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지난 1월 4일 박노철 목사 반대파가 신청한 직무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이에 서울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강남노회는 임시당회장으로 이태종 목사를 파송해 내홍이 수습될때까지 당회를 이끌도록 했다.

하지만, 박노철 목사 반대파는 노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원에 임시당회장을 선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4월 11일(화) 서울 노회에서 파송한 임시당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박노철 목사 직무집행정지기간 중 그 직무대행자로 비기독교인인 강대성 변호사를 선임했다.

법원은 “종교활동 이외에 단체 유지를 위한 기본적, 통상적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대외적으로 교회를 대표할 사람이 필요하고, 교회를 정상화하는데 법률전문가가 적합하다고 보인다”며 강 변호사 선임배경을 밝혔다.

지난 1일 임시당회 문건(사진:예장뉴스)
지난 1일 임시당회 문건(사진:예장뉴스)

교계는 법원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한교연)는 성명서를 내고 ‘교권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교연은 “과거에 없던 당회장 파송행위는 교회의 영역과 자율권을 훼손하고 명백하게 교권을 침해한 행위이다”며 “교회는 철저하게 소속 노회의 감독을 받게 돼 있으며, 담임목사의 유고에 대해서도 노회의 지도를 받아 임시 혹은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하게 된다. 법원의 개입은 교회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한국교회 전체를 우롱한 것이다”고 질타했다.

교단 소속 언론 역시 사회법이 교단법을 앞서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장뉴스> 보도부는 “당회장이란 회의만을 하는 자가 아니라 목회의 연장선상이기에 목회자가 아닌 사람이 행정권만을 행사한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교회나 노회가 이런 문제를 용인하고 통용되기 시작한다면 지교회의 분쟁은 급속하게 노회나 총회의 결정보다 사회법상의 당회장권 요청으로 교단의 근간이 무너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지교회 뿐 아니라 노회와 총회까지 사회적으로 불신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각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전병욱의 홍대새교회나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등에서 보듯이 노회가 내분 중인 교회들을 정의롭게 이끌기보다, 정치적 판단으로 파행을 이끌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을 주장하기 전에 그동안 교단과 노회가 행해온 길을 스스로 반성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기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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