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를 읽고
전병욱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를 읽고
  • 최태선
  • 승인 2019.05.13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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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욱 목사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거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병욱 목사는 5월 9일자 자신의 칼럼에서 사람들이 유혹에 빠지는 경우를 설명하며, 사무엘하 11장에 나오는 다윗의 범죄를 예로 들었다. "다윗이 느슨해졌다. 부하들은 전쟁터에 있는데 낮잠을 잔다. 저녁때에 일어나서 옥상에서 거닌다. 목욕하는 여자를 본다. 유혹에 빠져 범죄한다"고 썼다.

전병욱 목사는 "쉴 때도 영성이 필요하다. 긴장 풀 때도 기본이 있어야 한다. 진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적 진공은 더욱 그렇다. 항상 채우라. 예배로 채우라, 기도로 채우라. 사명으로 채우라. 그러면 유혹이 유혹되지 않는다. 이길 수 있다"고 썼다.-

전병욱 목사
전병욱 목사

기사를 보면서 이분은 이런 글이나 설교를 하기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 경우, 자신의 이야기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이 대목에서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르긴 합니다.^^

제가 이 기사를 인용한 것은 다윗이 유혹에 빠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분이 제시하는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처방 역시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분은 다윗이 느슨해졌기 때문에 유혹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낮잠과 옥상에서 거니는 것을 느슨해진 이유로 제시합니다. 물론 다윗이 여유가 생겨 느슨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느슨해진다고 모두 유혹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성서를 보면 성령은 연약한 우리를 도우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도할 수 없을 때에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 전에 꼭 내 영혼을 주님께 의탁한다는 기도를 드리고 마음 놓고 잠을 잡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는 잠결에 누군가 내 대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꽤 여러 번 있었습니다. 또 낮잠은 기후가 더웠던 중동에서 흔한 관습이기도 합니다. 저녁에 일어나 옥상에서 거닐었다는 것도 그가 느슨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보기에는 적절치 않습니다. 산보는 건강을 위한 운동일 수도 있고, 기도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유롭게 걸으면서 기도를 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그럴 때 주님과 함께 걷고 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를 하려고 산을 오를 때가 많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저는 주님을 부르고 어느 순간 그분이 나와 함께 산길을 걷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다윗이 유혹에 빠진 이유는 느슨해진 것이 맞지만 그가 느슨해진 진짜 이유는 그가 강해졌기 때문이며 부유해졌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강해지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백성들의 목표는 강함이 아니라 약함입니다. 다윗이 범한 가장 큰 범죄는 위에서 말한 밧세바와의 간음과 그것이 드러날까 두려워 그의 남편을 죽인 살인교사가 아니라 백성의 수를 센 것입니다. 그가 백성의 수를 계수한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그의 욕망의 표출이기 때문입니다. 성서는 하나님을 군대장관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싸움을 잘하신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보호하신다는 의미이며 하나님께서 싸우실 때 반드시 이긴다는 의미입니다. 아이성 전투에서 보듯이 하나님 백성이 강해져서 스스로의 힘으로 싸우고자 할 때 하나님 백성은 보란 듯이 패배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싸우는 동안 모세는 손을 들고 기도를 해야 했고 기드온은 병사의 수를 삼백 명으로 줄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신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자신이 약할 때 강하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화평케 하는 자, 다시 말해 모든 일에 평화를 도모하는 자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다윗이 유혹에 빠진 것은 그가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그가 유혹에 빠진 이유는 그가 부유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던 때는 왕들이 전쟁을 하는 시기였습니다. 수확을 풍성하게 거두어들였을 때 왕들은 그 수확물을 서로 빼앗기 위해 늘 전쟁을 하였습니다. 그만큼 그 일이 모든 나라에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인 다윗이 직접 나서지 않을 정도로 이스라엘은 부유해졌습니다. 사실 부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즉 부유한 사람이 범죄 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유혹에 빠지는 것은 대부분 그가 부유하기 때문이며 부유한 사람이 유혹에 빠지지 않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그가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제시한 처방에서 유독 제 눈에 거슬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는 반복해서 ‘채우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바쁘게 시간을 사용해도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채우라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그에게서 아직도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무얼 채우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대로 기도를 많이 하라는 말씀도 예배를 많이 드리라는 말씀도 없습니다. 두 렙돈을 헌금으로 드린 과부의 이야기나 길 잃은 양의 비유에서 보듯이 하나님 나라에서는 ‘많이’라는 말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가시적인 성취를 중요시하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해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욕망에 이끌리는 사람들의 사고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것으로든 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 앞에서의 멈춤의 시간은 가히 절대적입니다. 그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욕망으로 치닫기 마련인 우리의 마음에 주님의 마음을 담고 하나님의 마음과 말씀으로 우리의 마음을 조율하는,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것과 같은 시간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면 우리는 모든 것을 비우고 끊임없이 비우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케노시스)

전병욱 목사는 머리가 좋고 재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모든 것을 비우고 욕망에서 자유 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아직도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 더더욱 그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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