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 최태선
  • 승인 2019.05.31 0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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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정현을 생각할 때마다 내릴 수밖에 없는 결론입니다. 각종 거짓이 그토록 분명히 드러났는데도 그는 여전히 끄떡없습니다. 문제가 드러나면 신속히 대처하거나 정면으로 돌파합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꼼짝할 수 없는 올무에 걸려도 그는 문제없이 빠져나갑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결과적으로 신뢰를 잃게 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끄떡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위기는 정말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편 사람들이 승리를 만끽하기도 전에 그는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물론 자존심을 구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와신상담일 뿐입니다. 정말 하나님이 그를 보호하시는 것일까요. 참으로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니까 그는 국면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것입니다. 최근에도 그는 여러 번 그런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도면밀하게 국면을 전환하여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탁월한 능력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사랑의교회 헌당식도 계획하고 책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자신의 위기에 고민하느라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다릅니다. 그는 끄떡도 없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며 자신이 아니라면 해낼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사랑의교회가 최고를 지향하는 교회라면 최고의 지도자를 가장 잘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라면 그 선택에 대해 정 반대의 생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모세의 마른 지팡이가 권능의 지팡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모세가 완전히 무력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새겨들은 말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입니다. 그는 유모인 자신의 생모와 도우미인 자신의 누이로부터 그가 성장하여 힘을 가지게 되면 반드시 자신의 혈육이며 동족인 이스라엘을 구원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그의 사명은 너무도 분명했고 그는 늘 그것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힘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것은 표면으로 드러났습니다. 자기 민족을 괴롭히는 에굽의 관원을 때려죽인 일입니다. 그는 분명 애굽의 왕위 서열 2위라는 신분과 학문은 물론 무예에도 뛰어난 위대한 인물로 성장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황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더 확실했겠지만 그는 분명 그의 인생 가운데 가장 적기에 도달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그는 자신의 사명을 이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살인자가 되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족의 해방이라는 그의 목표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른 나라에서 그것도 황량한 광야의 양을 치는 데릴사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나저제나 하나님께서 자신을 부르실 때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의 나이가 팔십이 되었습니다. 인생을 끝낼 시기가 온 것입니다. 그는 마침내 자신의 사명을 포기하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는 기회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늙었고 잊혔습니다. 자신의 학문도 무예도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절망했고 낙망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완전히 절망한 그 순간 하나님이 그를 부르셨습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부르셨습니다. '부르시려면 십 년만 먼저 부르시던지 …' 그의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침내 그가 완전히 무력해졌기에 그는 하나님의 능력의 지팡이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이스라엘의 구원이라는 평생의 숙원을 이루는 하나님 백성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교회의 상징은 사자, 양, 비둘기 그리고 물고기였다.

하지만 한 번도 카멜레온이었던 적은 없다."

이것이 바로 약함의 신학입니다.

비단 사랑의교회만이 아닙니다. 오늘날 모든 교회들은 이 약함의 신학에 대해 문외한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마찬가지로 스펙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었습니다. 지극히 보잘것없는 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하나님 나라로부터 멀어져 부자들과 성공한 사람들이 권력을 휘두르는 세상의 하부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런 교회에서 각종 범죄가 난무하고 일탈이 일상이 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교회가 세상보다 더한 권세가 되었기 때문이며 공고한 희생의 체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신학은 약함의 신학입니다. 만일 사랑의교회가 세상의 권세가 되려한다면 오졍현은 가장 탁월한 지도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는 사랑의교회를 세계 최고의 교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와는 무관한 교회 아닌 교회가 될 것입니다.

왜 저같은 무지랭이도 알 수 있는 이 간단한 사실을 유식하고 교양 있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모르는 것일까요. 그 이유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 역시 최고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길은 완전히 무력해져서 하나님으로 하여금 일하시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완전히 무력해져서 온전히 하나님께 의탁할 때 하나님은 당신의 일하심을 통해 스스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높이시는 것입니다. 인간은 단 한 칸도 하나님의 영광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것을 아는 이들만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그것을 아는 이들이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가이자 신학자인 알란 뵈삭(Allan Boesak)은 <Walking on Thorns>라는 책에서 순교자 카즈 뭉크(Kaj Munk)의 말을 인용하여 "오랫동안 교회의 상징은 사자, 양, 비둘기 그리고 물고기였다. 하지만 한 번도 카멜레온이었던 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오정현이 바로 그 카멜레온과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는 탁월한 변신의 귀재입니다. 그의 변신의 능력은 감히 따라갈 자가 없습니다. 그는 세상 최고의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지도자가 아니라 가장 무능력해질 수 있는 모세와 다윗과 베드로와 바울과 같은 이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들은 모두 약함의 신학에 따라 하나님이 택하신 하나님 나라의 지도자들입니다. 사랑의교회는 물론 한국의 모든 교회들이 하나님 나라인 교회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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