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 진보교회들, ‘개혁인가? 개량인가?’
UMC 진보교회들, ‘개혁인가? 개량인가?’
  • 양재영
  • 승인 2019.06.01 0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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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C NEXT 컨퍼런스에서 게인스-시렐리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UMNEWS)
UMC NEXT 컨퍼런스에서 게인스-시렐리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UMNEWS)

동성결혼 주례와 동성사제 안수를 금지한 미연합감리교회(UMC) 소속의 진보적 교회들이 ‘개혁인가? 아니면 개량인가?’를 두고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

UMC 소속 진보교회들은 지난 22일(수)  ‘UMC NEXT’라는 이름으로 캔자스시티주의 리우드 부활교회(the Church of the Resurrection of Leawood, Kansas)에 모여 교단의 동성애 정책에 대한 컨러펀스를 가졌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약 600명의 중도 또는 진보적 감리교인들은 동성애와 관련해 ‘전통주의적 플랜’을 선택한 교단의 결정에 대한 논의를 나눴으며, 이를 ‘정상적이지 않은’(not OK) 결정으로 결론지었다.

컨퍼런스를 주최한 리우드부활교회의 아담 해밀턴 목사는 “동성애와 관련해 전통주의적 플랜을 고수한 것은 이들을 ‘2등급 인간’(second class people)으로 취급하는 것이다”라며 “사람들을 향한 어떠한 악과 차별, 억압으로부터 우리는 저항해 나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D.C.의 게인스-시렐리(Ginger E. Gains’Cirelli) 목사 역시 “우리는 모든 나이, 국가, 인종, 계급, 문화, 성정체성, 성적지향성과 능력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를 설립하는 데 헌신한 것이라”며 동성애와 관련한 교단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다양한 방식의 저항 전략’을 진행하겠다는 약속도 천명했다.

게인스-시렐리 목사는 “우리는 다양한 전략으로 교단의 정책에 저항할 것이다. 우리중 몇몇은 교단의 장정을 위반할 수도 있으며, 몇몇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UMC 제자사역회장인 닷슨(Junius Dotson) 목사 역시 “여러가지 방식의 저항이 있을 것이다. (교회나 개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것인지는 각자가 결정할 것이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그 전략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마틴 루터식 접근'인가? '트렌트 공의회' 방식인가?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저항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의 의견으로 나뉘었다.

한 그룹은 교단안에서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개량주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에, 일부 그룹들은 교단을 떠나 ‘교회개혁’을 이끌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해밀턴 목사는 “지금의 상황은 종교개혁 당시의 분위기와 유사하다. 일부 그룹은 교단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마틴 루터식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에 몇몇 그룹들은 교단 내부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트렌트 공의회’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며 600명 이상이 참가한 컨퍼런스가 크게 두가지 의견으로 나뉘었음을 설명했다.

교단에 남아 있는 교회들이 오는 2020년 1월부터 발효되는 ‘전통주의적 플랜’을 원칙으로 하는 정관에 어떤식으로 저항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논의되었다.

닷슨 목사는 “어떤 방식으로 저항할 것인지는 각자 교회들이 결정할 것이다. 어떤 교회들은 정관을 적극적으로 위반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며, 어떤 교회들은 ‘우리는 동성애를 환영합니다’는 배너를 거는 것과 같은 소극적 방식을 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교단의 정책에 저항을 진행함에 있어 두가지 고려할 점도 논의되었다.

우선, ‘대체로 교단의 보수적 정책을 지지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전세계 교회들과 어떻게 소통해 나갈 것인가?’라는 문제와 ‘특별총회 결정 이전에 이미 교회를 출석하고 있는 동성커플과 가족들, 그리고 이미 안수를 받은 동성애 사제들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해밀턴 목사는 “이미 많은 교회에 LGBTQ 가족들과 아이들, 결혼한 커플들이 있다. 이미 안수를 받은 게이 사제들도 있다. 특별총회 결정 이후 모든 교회들이 이들에 대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UMC NEXT 컨퍼런스에 참가한 감리교인들은 한가지는 분명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우리는 교단의 정책에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LGBTQ 개인들에 대한 당부도 있지 않았다.

“우리들은 ‘당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despite you)가 아니라, ‘당신들 때문에’(because of you) 더 나은 교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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