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헌당식
화려한 헌당식
  • 최태선
  • 승인 2019.06.06 06:3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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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헌당식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다 하셨다는 오정현의 상투어는 이날도 등장했고 그는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평소 그가 유난히도 많이 사용하는 ‘영적인’이라는 말을 넣어 “우리는 영가족, 영원한 가족이자 영적인 가족”이라고 말했습니다.

헌당식 설교는 김장환 목사가 했는데 그는 "건축과 봉헌은 방황과 이동의 피곤한 역사를 마무리 짓는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이 성전이 기도의 성전이 되고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되기를 축원한다"고 했습니다. 마치 사랑의교회 건물이 예루살렘 성전이라도 된 것 같은 생각이 들게하는 대목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과 조은희 구청장을 가리키며 "프랑스에는 노트르담성전이 있고 영국에는 웨스트민스터성전이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도 국립대성당이 있다. 서울에는 사랑의교회가 있다. 사랑의교회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이 축복받는 거다. 구청장도 교회가 여기 있기 때문에 복 받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의교회 헌당식(사진:사랑의교회 홈페이지)
사랑의교회 헌당식(사진:사랑의교회 홈페이지)

정말 구린내가 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쨌든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헌당식은 한 마디로 화려한 헌당식이었습니다. 그런 사랑의교회 헌당식 기사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헤롯대왕입니다.

그는 34년 동안 팔레스타인을 지배했습니다. 그는 권력에 굶주린 로마와 종교적인 여러 유대 종파와 갈수록 늘어나는 헬라파 유대인들을 정치적으로 조정해서 질서와 번영의 외양을 갖추어 놓았습니다. 예술과 건축, 문학 작품과 연극 공연, 스포츠 등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특별히 그의 건축 사업은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원형 경기장 및 각종 경기장, 궁전, 신전, 요새, 수도관, 광장, 도로, 신도시, 분수, 그리고 최고 업적인 예루살렘 성전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그 흔적은 오늘까지 남아 있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역을 가면 어디서나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위대한 업적을 남긴 헤롯을 '여우'라고 부르셨고 제자들에게는 '헤롯의 누룩'을 피하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독수리 형상을 본 떠 만들어졌다는 사랑의교회 건물은 강남의 대표적인 건물로 손색이 없습니다. 누구라도 그곳엘 드나드는 사람들은 그 화려함과 위용에 반쯤 넋이 나가 저절로 카타르시스는 물론 초월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곳에서 찬양을 드리며 그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예수의 제자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다른 교회들에서는 지금 그들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을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마침내 막장에 다다른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들 가운데 자신들이 지금 막장에 다다랐다는 것을 인식하는 이들이 있을까요.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였던 세례 요한은 옥에 갇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감지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메시아의 길을 예비하는 자신의 사명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 오실 그분, 다시 말해 메시아가 맞느냐고 확인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메시아라는 직답을 피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가서, 너희가 듣고 본 것을 요한에게 알려라. 눈 먼 사람이 보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하게 되며, 듣지 못하는 사람이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며,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걸려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복이 있다.”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눈으로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바야흐로 열리고 임하는 하나님 나라를 보라는 것입니다. 특히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같이 보잘것없는 이들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떠난 후에 예수님은 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들도 역시 요한을 찾아 광야로 나섰던 사람들입니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다.”

예언자는 화려한 옷을 입지 않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습니다. 사랑의교회가 바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왕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리를 찾는 사람들, 예수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은 그런 화려한 왕궁이 아니라 광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왜 모르는 것일까요. 어쩔 수 없이 화려한 왕궁에 머물게 된 프란치스코 교종은 반복해서 거리의 노숙자들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불러 그들의 발을 씻겨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예수의 제자가 아니라 화려한 옷을 입은 왕궁의 사람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사진:사랑의교회 홈페이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사진:사랑의교회 홈페이지)

헌당식에 참여했던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오정현 목사가 추진하는 '제자 훈련의 국제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는데 그걸 보고 참으로 암담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들이 화려한 옷을 입은 왕궁의 사람들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삼세계 곳곳의 예배가 푸닥거리가 되고 목사들을 무당이 되도록 만든 조용기 목사처럼 이제 오정현이 세계 곳곳에 화려한 옷을 입은 예수의 제자들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주님이 살아계신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바벨탑을 쌓았던 인간의 DNA 속에는 가시적인 업적에 대한 영원한 갈증이 진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바벨탑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예외 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피라미드와 만리장성, 대성당과 모스크에 이르기까지 거기에는 인간의 야망과 그들이 꿈꾸었던 모든 것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바벨탑이 무너졌듯이 그러한 모든 것들은 무너질 것입니다. 특히 어떤 것들은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질"(막13:2) 것입니다.

그곳이 그렇게 무너뜨려지기 전에 그곳에 모였던 사람들이 깨닫고 회개하는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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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09:21:31
하나님께서는 꼭 심판하신다는걸 알면 될텐데....

최호남 2019-06-06 21:40:25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김없이 무너졌전 헤롯 성전이 될 겁니다

hb 2019-06-06 20:55:29
기자님, 기사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써야하는데 기자님 자신의 감정에 기반한 소설을 쓰신거 같아 피드백 드립니다. 앞으로는 소설이 아닌 기사를 쓰시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