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의 ‘그런 뜻’은 무엇일까?
이찬수 목사의 ‘그런 뜻’은 무엇일까?
  • 양재영
  • 승인 2019.06.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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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분당우리교회 부목사의 동성애 설교 논란에 대하여

최근 분당우리교회 부목사의 동성애 관련 설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아니 일방적인 비판이 쏟아졌으며, 해당 설교자는 결국 사과문을 게시했다.

총신대 출신의 부목사는 최근 퀴어축제로 불거진 동성애 문제에 대한 설교를 전했고, 일부 교계 언론과 기독교인들은 이를  ‘반기독교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의 설교가 정말 기독교 정신에 반(反)했는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해당 부목사는 설교를 통해 “ 퀴어축제 앞에서 드러누워 악을 쓰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되고 있다. 그게 바로 오늘날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미지가 되어 버렸다”며 보수 기독교인들의 행태를 ‘꼰대들의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죄’라는 관점에서 볼 때 동성애와 이성애 모두 같은 지점에 있음도 언급했다.

그는 “부부간의 관계를 벗어난 비밀스러운 욕구, 뭔가를 찾아보는 나만의 비밀, 결혼 전에 누리는 자유로운 성관계는 어떤가? 동성애보다는 조금 나은가? 그래서 좀 부끄러운 나만의 비밀을 가지고는 있지만 저들보다 낫기 때문에 저들 앞에서 드러누워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삐뚤어진 이성애가 만연한 현실을 지적했다.

설교는 동성애에 대한 지지가 아닌 ‘혐오’에 대한 비판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남에 대한 비판에 앞서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선행되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틀어막는 것보다 우리의 일상, 우리의 가치관, 상처, 건강한 가정상, 건강한 부부관계. 여기서부터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찬수 목사(사진:유투브 영상)
이찬수 목사(사진:유투브 영상)

하지만, 한국 교계는 분노했다. 모 보수 언론은 그의 설교가 ‘반기독교 여론에 편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동성애단체를 이끌고 있는 모 목사는 “어떻게 설교인지 개인 넋두리인지조차 구분 못하는 사람을 강단에 세울수 있단 말인가?”라며 담임인 이찬수 목사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결국, 부목사는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고, 담임인 이찬수 목사도 같은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이찬수 목사는 “전화 통화와 만남을 통해 설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의미로 설교한 것이 아닌데 지혜롭게 표현하지 못하여 많은 분들 마음을 아프고 상하게 한 것 같다고 괴로워했다. 절대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라고 양해를 구했다. 담임목사로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찬수 목사와 부목사가 공유한 ‘그런 뜻’이란 무엇일까?   

표면적 의미는 “저희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습니다”일 것이다. 90% 이상이 ‘반동성애’를 외치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대형교회 목사가 둘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찬수 목사는 부목사를 질책하지 않았다. 틀렸다고 하지도 않았다. 단지,“혐오 이전에 자아성찰이 중요하다”는 본질을 좀 더 지혜롭게 전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속내를 보였다.

이 목사가 말한 ‘그런 뜻’에는 이런 이중적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오두막’(The Shack)은 유괴살인으로 딸을 잃은 한 아버지의 치유의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기독교 영화라해도 무방한 수작이다.

이 영화의 말미에 주인공인 아버지가 ‘지혜’(wisdom)와 대면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혜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은 아버지는 “나만의 기준으로 선과 악을 판단하며 하나님 노릇을 하려고 했다”며 모든 것을 심판하던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 한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예수의 ‘관용’의 정신보단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는 ‘심판자’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국교회는 위기이다. 하지만, 거짓뉴스, 혐오 등으로 내부결속을 다진다고 극복될 문제는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관용과 사랑의 정신이 더욱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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