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은 아니다
황교안은 아니다
  • 최태선
  • 승인 2019.06.22 09:1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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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웃기는 사람이다.

황교안이 숙대 1학년들에게 강연을 했다. 거기서 그는 스펙 없이 대기업에 들어간 청년을 소개했다. 학점도 3점이 안 되고 토익도 800점인데 대기업을 들어갔다고 했다. 그리고 웃으며 그 청년이 바로 자기 아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점이 3.29이고 토익점수도 925점이란다.

그러니까 황교안은 취업이 어려운 이 시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약간의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학점이 3점도 안 되고 토익 점수도 800점밖에 못 받은 사람으로 매도했다. 정말 살신성인의 갸륵한 희생이다. 그는 하나님처럼 자신의 아들을 희생시켰다. 이 땅의 절망한 청년들을 위해.

황교안(사진:오마이뉴스)
황교안(사진:오마이뉴스)

간절히 바라면 우주도 한 편이 된다고 한 사람의 사고와 다르지 않다. 지금 청년들은 가진 자들의 더티 플레이에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그 이유는 그가 그러한 불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은 자기 생각을 절대로 말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를 비난할 직접적인 꼬투리가 없었다. 그런데 당대표가 되려할 때부터 그는 입을 열어야했다. 그리고 그의 생각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과는 보나 마나였지만 이제 꼬투리가 생긴 것이다.

내겐 이스라엘의 부자들이 떠오른다.

“상아 침상에 누우며 안락의자에서 기지개 켜며 양 떼에서 골라 잡은 어린 양 요리를 먹고, 우리에서 송아지를 골라 잡아먹는 자들, 거문고 소리에 맞추어서 헛된 노래를 흥얼대며, 다윗이나 된 것처럼 악기들을 만들어 내는 자들, 대접으로 포도주를 퍼마시며, 가장 좋은 향유를 몸에 바르면서도 요셉의 집이 망하는 것은 걱정도 하지 않는 자들”

오늘날 우리의 시선으로는 그저 평범한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모스가 말하려는 것은 사치와 향락의 절정이다. 부자들은 자신의 사치와 향락을 죄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나사로와 부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상 밑에서 떨어지는 것을 먹는 나사로를 보고도 부자는 그것을 불쌍하게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나사로를 자신의 상 밑에 있도록 허락하는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결코 나사로를 자신의 상에서 함께 먹어야 하는 형제로 생각할 수가 없다. 황교안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결코 취업을 걱정하는 청년들을 자신의 아들과 같이 생각할 수 없다. 그들이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노력하지 않아서이다. 하면 되는데 말이다. 이것 역시 503과 같지 않은가.

어쩌면 이런 비교를 503이 오히려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503은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까지 경호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들어가는 오만방자한 무례를 저지르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상한 음식에는 똥파리가 날아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전광훈이 고맙다. 그는 황교안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황교안은 그 똥파리를 만나 행복해했다. 그러니 전광훈이 얼마나 고마운가. 전광훈은 본의 아니게 진짜 선지자 노릇까지 했다. 정말 고맙다.

황교안이 스펙 없이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을 소개하고 그것이 자기 아들이라고 말하는 순간 방청석에서는 정말 순간적으로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것이 부자들의 유머 감각이다. 503이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혼자 웃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가진 자들의 전형적인 유머다. 거기서 웃지 않으면 역적이 된다.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된다는 말이다. 이승만의 방귀가 생각난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코드가 같은 그들이 한패가 된 것이 당연하다.

나는 경제를 화두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목사도 있고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경제를 운운하던 사람답게 그는 대통령직을 이용하여 경제를 챙겼다. 물론 국가의 경제가 아니라 자신의 경제였다.

이제 권력의 화신이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국무총리였을 때도 그토록 권위를 부리던 그가 진짜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하는 모든 일들이 이스라엘을 멸망에 이르게 했던 그런 일들일 것이라는 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속으면 안 된다. 특히 그리스도인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부와 권력을 탐하는 자들은 공의를 뒤엎어 독약을 만들고, 정의에서 거둔 열매를 쓰디쓴 소태처럼 만든다. 이스라엘의 멸망은 그래서 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는 다를까. 모르겠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적어도 그리스도인들은 그것을 보아야 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제 입을 열기 시작한 황교안이 고맙다. 다행이다. 이제 그의 진면목을 보기 바란다. 특히 전도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를 그리스도인들은 제대로 보기 바란다. 요셉은 총리가 되기 전에 하나님의 학교를 나왔다. 그는 구덩이에 빠져 죽을 뻔했고 형제들의 손에 의해 노예로 팔렸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 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고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삶을 훈련했기 때문이다. 그 마지막 시험은 감옥이었다. 감옥이란 곳이 오늘날도 그렇지만 그땐 얼마나 살벌한 곳이었겠는가.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도 자유를 누릴 만큼 신실했다. 그런 요셉과 황교안을 비교하는 것은 요셉과 함께 하신 하나님을 모독하는 신성모독이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 그를 감옥에 보내보자.

식상한 말이지만 또 할 수밖에 없다. 진짜 그리스도인은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 있는 권력도 내려놓고 낮은 자의 자리로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하려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면 최소한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아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황교안은 아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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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성 2019-06-23 01:00:05
당신의 머리구조가 의심스럽다.
불쌍한 인간같으니....

김용기 2019-06-23 21:34:55
당신은 환자요. 그것도 심각한...
싫으면 다 꼴도 보기싫은게 당신 머리구조요.

한기역 2019-06-24 12:22:17
왜 정치적인 글이 여기에 올라오는가?

이형진 2019-06-24 15:03:10
이런저런 댓글이 있지만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Jung oH 2019-07-11 06:19:35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