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서비스'를 기소한 카말라 해리스는 누구?
'하수구 서비스'를 기소한 카말라 해리스는 누구?
  • 김기대
  • 승인 2019.07.05 20: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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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실리콘 밸리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은 오바마의 등단에 앞서 지지연설을 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도 이렇게 최고 미인인 잘생긴 검찰총장인데다 명석하고 헌신적이며 강인한 분이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찬사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으로 전문직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젠더 감수성이 도마에 올랐다. 발언이 물의를 일으키자 오바마가 전화로 직접 사과했다고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는데 카말라 해리스는 “오바마 대통령과 모임에서 멋진 대화를 나누었으며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그 발언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는 청소년 사회복귀 프로그램 ‘백 온 트랙’(BACK on TRACK), 범죄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저서 ‘스마트 온 크라임’(Smart on Crime)으로 ‘여자 오바마’로 주목을 받고 있던 터였다.

카말라 해리스가 현재 민주당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는 27∼28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 2천4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응답자의 12%는 해리스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직전 여론조사(17∼23일)보다 지지율이 6%포인트 이상 뛰어 오른 수치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38%에서 33%로 내려앉았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9%)은 지지율 변동이 없었다. 비슷한 시기 CNN의 조사는 바이든이 22%의 지지율로 1위 이며 해리스가 17%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워런(15%)·버니 샌더스(14%) 가 뒤를 이었다.

Kamala Harris (kamalaharris.org)
Kamala Harris (kamalaharris.org)

 

카말라 해리스는 누구?

2010년 말 검찰총장에 당선 된 직후 캘리포니아의 인권운동 단체인 ‘이퀄리티 캘리포니아’(Equality California)의 제리 브라운 사무총장은 “해리스는 오랫동안 캘리포니아의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들의 영웅이었다. 검찰 당국에 진정한 친구를 갖게 돼 영광이며 캘리포니아를 모두가 법 앞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환영했다.

2013년 6월 미국의 연방항소법원이 캘리포니아주 헌법 8조(Proposition 8)가 규정하고 있는 동성결혼 금지를 해제하고 결혼을 원하는 동성애자들에게 혼인증명서를 즉시 발급하라고 명령했다.

미국 제9순회 항소법원은 "캘리포니아주의 동성결혼금지 관련 법조항은 즉시 해제된다"며 주 정부에 동성애자들에게 혼인증명서를 발급하라는 결정이었는데 이에 대해 카말라 해리스(이하 해리스)는 “연방 항소 법원의 명령에 감력했다”며 동성커플은 결혼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날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으며 이제 이들의 관계는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환영을 표함으로써 캘리포니아 진보 유권자들 사이를 과감하게 파고 들었다.

해리스는 2010년 12월 캘리포니아주 선거에서 검찰총장으로 당선되었다. 첫 여성총장이라는 점에서 페미니즘 진영에서 환영을 받았는데 단순히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성·환경·보건 문제에 있어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터라 오랫동안 여성계에서 주목하던 인물이었다.

페미니스트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시절 캘리포니아주의 인신매매방지법을 공동 발의, 가정폭력 희생자 서비스 강화에도 힘썼다. 당시 당선을 두고 미 여성단체 FMF(Feminist Majority Foundation)의 캐서린 스필러 부회장은 “미국의 페미니스트들은 오랫동안 카말라와 함께해 왔다. 그는 용기 있고 헌신적이며, 강한 의지를 지닌 페미니스트이며, 미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한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AB32’의 원안 수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013년 해리스는 ‘하수구 서비스’를 기소함으로써 신용카드 회사와 카드 연체자들에게 소환장을 전달하는 과정에 제동을 걸었다. 카드 상환이 연체된 사람들에게 소환장을 보낼 때 이사로 주거지가 불투명할 경우 옛 주소지에 그냥 소환장을 던져 놓고 오기 때문에 하수구 서비스라고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런 관행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장기 연체자로 전락하고 법의 제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뉴욕주에서는 2009년 수십개의 법률회사와 집행관들을 하수구 서비스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런 관행이 캘리포니아 주에도 있음을 알고 해리스가 그 문제에 칼을 꺼내든 것이다. 이런 대표적인 이력만 봐도 약자에 관심을 가지는 후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매매에 있어서도 성 구매자만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

해리스는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에서 유방암 전문의였던 타밀족인 어머니와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인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타밀족은 스리랑카 지역에서 싱할라족에게 외국인, 불법 이민자로 차별받고 있으며, 공용어 지정 문제로 타밀 반군과 스리랑카 정부의 극한 대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해리스의 어머니는 스리랑카 보다는 조금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남인도의 타밀족 출신이다.

카말라(kamala)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연꽃이란 뜻이다. 아버지는 침례교인, 어머니는 힌두교인으로 다양성을 수용하기 쉬운 가정 환경이었으나 해리스가 7살 때 부모가 이혼한 후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에서 고교시절을 보냈다.

최근 토론회에서 해리스는 바이든 후보의 인종차별 전력을 거론함으로써 그를 곤혹하게 만들었다. 백인의 피가 섞인 오바마와 달리 타밀과 자메이카의 혼혈인 해리스가 자신의 한계를 딛고 약자들과 함께 하는 선거 전략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지켜보는 것도 민주당 토론회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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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2019-08-16 22:51:26
빨 사람이 없어서 이사람을 빠냐? 장난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