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
기우
  • 박충구 교수
  • 승인 2019.07.24 10: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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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이 일본의 부당함에 대한 항의성 운동이라면 항의하는 이가 일본의 부당함을 무엇으로 이해하는가가 중요하다. 항의하는 거친 행태에 대한 점잖은 비판의 소리도 이따금 들려온다. 항의의 방법과 수단은 진지하고, 정직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항의가 아니라 못된 행패다.

아베의 경제 조치는 한국 대법원의 과거사 판결에 대한 불만, 비하 내지는 무시,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의 의미를 담고 있고, 심지어 문재인 정권을 작금의 갈등을 불러온 당사자로 몰아 몰락시키려는 의도까지 가진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 정권의 탄생에 경악한 자한당과 극우 세력은 이런 아베가 무척 반가울 것이다.

아베 집단의 의도는 결국 좁혀진 과거사조차도 책임의 영역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즉 아베 정권은 일제의 강제 위안부 인권유린, 강제징용에 대한 인도적인 책임조차 부정하거나 거절하겠다는 것이다. 한일 간의 오래된 갈등은 사실 이명박 정권 때도 독도 영유권 문제로 고조되었던 적이 있다.

당시 여당 한나라당과 조중동 보수 언론은 그 갈등상황에 부채질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당시 여당이었던 자한당, 그리고 그와 결을 같이 하는 극우 신문들, 그리고 일본의 극우 세력이 동조하여 갈등상황을 마치 나라가 곧 망할 듯이 침소봉대하고 있다. 일본은 어떠할까?

지난 2005년 일본에서 발간된 만화 “혐한류”는 순식간에 무려 30만 부가 팔렸다. 극우 산케이 신문은 이 만화를 극찬했다. 그 후 “조선인은 싫다. 중국인도 싫다. 한국과 중국은 지긋지긋하다”라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표현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고 오히려 칭찬받는 일본 사회다.

Ugly Korean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일본의 혐한산업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나 심지어 UN에서도 일본 사회의 배타성과 이웃을 증오하는 문화에 대하여 우려를 보였다. 뉴욕타임스가 “Ugly images of Asian Rivals become Bestsellers in Japan”이라는 기사를 실을 정도다.

2005년 만화 “혐한류”가 출판되어 베스트 셀러가 된 후 혐한을 담은 서적이 장사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시점부터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혐한 서적을 발간했다. 2014년엔 69종이 출판되었다. 한 연구자가 살펴본 바에 의하면 2005~2016년 사이에 무려 205종이 발간되었다.

일본인의 반한 감정은 혐한만이 아니라 매도해 버리는 매한, 정복해버리겠다는 정한, 증오하는 증한, 비하하는 우한, 멸시하는 멸한, 망하기를 바라는 망한 등등의 용어가 추가되면서 유행처럼 일본인들 사이에 번져왔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바다 건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니, 이런 일본인들을 생각하면 간혹 등골이 서늘하게 느껴진다.

아베 정권은 이런 일본인 토착 정신의 산물이다. 키무라 유키히로는 혐한 서적을 “한국을 싸잡아서 조사하거나 민족 차별과 배타주의를 선동하는 책”이라고 정의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인의 혐한 정서를 “hating Korean wave” 혹은 “hating Korea feeling”이라고 규정했다. 시기와 질투 없이는 생산되기 어려운 미움의 감정이다.

나는 일본인들이 특이하게 유행시키는 이런 감정은 일단 그들의 오래된 근성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의 미개한 증오 습성은 역사적으로 얼마든지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인들에게도 이런 속성이 있었지만, 히틀러 정권 이후 이런 속성을 이용하는 정권은 독일인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변함없이 전범을 옹호하는 정당을 지지한다.

유감스럽게도 일본인의 증오 습속은 역사적으로 교정되지 않았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에게도, 그들에게도 있는 인간의 보편적인 야만적 속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역사적으로 입증되지 않는다. 적어도 문명화된 사회라면 야만적인 집단 증오 문화는 적절히 억제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라고 보는 시각은 고등 종교와 성숙한 사회윤리를 낳은 인류 문명의 가치를 누락한 논리다.

나는 불매운동이 그들 사회의 일부가 가진 혐한에 대한 보복적 감정으로 혐일이나, 혹은 반일로 확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표현 방식이 정당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의 효과가 오히려 반감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따금 아주 예외적인 특별한 사례를 기사에 담아 이 운동의 기를 꺾으려는 기자도 있다.

가끔 역작용을 불러일으키려 피해 사실을 조작 확대하는 기사를 쓰는 경우도 없지 않다. 난징학살사건이나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인들은 조작된 유언비어로 조선인들을 집단 학살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도 혐한 서적을 쓰고, 팔고, 사서 읽는 사람들이다. 혐한 서적이 한 해 69권이나 55개의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일본 사회,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어제 중국과 러시아 비행기 영공 침해와 관련하여 독도 영공을 방어한 우리 공군에게 일본이 왜 자기네 영공에서 기관총을 쏘았냐며 어처구니없는 항의를 제기했다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렇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를 무수히 침공하고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땅이니 내 것이라 주장하는 이들이다. 어느 날 독도 상공에서 한일 공중전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나만의 기우일까 모르겠다 한일 관계가 정말 염려된다.

인터넷 상의 시위 현장 사진
인터넷 상의 시위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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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조 2019-07-27 02:26:38
심층적인 분석이 돋보이는 좋은 글입니다.

반일 종족주의 2019-07-26 15:59:44
반일 종족주의에 사로잡힌 분이군요...
최근 뉴스엠 기사들이 점점 가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