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감리교회!
슬프다, 감리교회!
  • 박충구 교수
  • 승인 2019.07.2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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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가 교수 확보율 67.8%, 장신대가 64.2%, 침신대가 43.1%, 그리고 감신대가 전국 153개 대학 중 맨 꽁지 33.3%다. 서울 신대의 꼭 절반 수준이다. 부끄럽다. 이 체제에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신학 교육이 과연 제대로 될까? 내가 대학 기획처장 시절 교수 확보율 60%를 넘겨 본 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엉뚱한 이유로 실력 있는 교수를 쫓아내려 하고, 표절 시비로 밤을 새우니 젊은 교수들이 본연의 책무인 연구나 제대로 하고 좋은 논문이나 낼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한동안 전임 교수가 정년 은퇴할 시점이 되면 후임자를 잘 물색하고 경쟁력 있는 학자를 영입하여 학문적 연속성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요즈음엔 분야 교수가 은퇴하고 떠난 지 몇 년이 지나도 후임을 뽑지 않는다. 감신대 학문성의 맥을 아예 토막 내 버린다. 신학 교육을 모르는 뜬금없는 자들이 대학 결정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오늘 신문을 보니 감리회 감독 회장이 또다시 감독 회장 직무에서 쫓겨났다. 정말 대단하다. 내 기억에 감독 회장 자리를 두고 스스로 잘난 목사들이 이전투구처럼 하신 지 10년도 넘는 것 같다. 그 끈기와 욕망의 집요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왜들 이러시는지 모르겠다. 진흙탕 싸움을 하면서 서로 더럽다고 손가락질이다. 더러운 것은 사실이므로 법정으로 가면 다 더럽다고 판결이 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젠 사회 법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를 출교하기로 했단다. 사회법정의 수준보다 저질의 정치를 하는 자들이 교단을 장악하겠다는 의미다. 기가 막힐 일이다. 오래전 나는 이 싸움의 본질이 절차를 위배한 것이라는 것을 지적한바 있다. 선거법은 후보자의 자격요건과 절차적 정당성에서 판가름 난다.

자격 요건에 대한 무리한 해석으로 시작된 싸움 지금 10년째다. 요즈음엔 모두 교단 본부 싸움질에 깊은 피로를 느낀다. 사람이 바뀌며 링 위에 오르니 그들은 각기 자기 싸움이겠지만 그래도 감리교회를 대표하겠다는 자들이 교단에 먹물을 뿌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데도 한국 사회는 교회의 존재 의미를 존중하고 있다. 성직자의 언행에 대한 평가는 50점 정도, 신도들의 언행에 대한 평가가 성직자보다 오히려 조금 더 높다. 바닥이리라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높다.

성직자와 신도들의 도덕성이 뒤바뀐 데이터다. 이러다보니 성직자와 신도들이 도덕적으로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이런 지경이니 신도들의 형편은 어떠할까? 신도들에 의한 범죄는 불교보다 기독교가 무척 많다. 총 교인 수가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겠으나 불교신도로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2527명, 가톨릭교도는 1130명인데 비하여 기독교인이 성범죄자가 된 수가 무려 4331명이다. 각 종단 성직자 중에서 성범죄 1위가 기독교다.

요즘 나라도 걱정이지만, 교수임용률 최하가 된 감신대, 이전투구에 오늘도 열심인 교단본부를 바라보면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것 같다. 모두 예수에게 돌아가서 다툼을 멈추고 예수의 제자답게 섬김의 길을 갈 수는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믿음이 적다. 세상에서 최하위 교수확보율에 머물고 있는 신학대학, 싸움질에 날 새는 줄 모르는 교단 정치꾼들 때문에 도무지 학교와 교단을 자랑스러워할 수 없는 서운하고 쓸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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