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 차별이 이렇게 많았구나!
교회 안에 차별이 이렇게 많았구나!
  • 강태우 기자
  • 승인 2019.08.02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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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M=강태우 기자] 요즘 한국 사회에서 '차별' 하면 '동성애', '동성애' 하면 '교회 안팎으로 논란'의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의식해서일까, 지난 7월 21일 630회 사랑의교회 주일 마당기도회에 참석한 몇몇 교인들은 예배 순서지에서 설교 제목을 보고 "안 그래도 여기저기서 동성애 문제로 시끄러운데 무슨 소리를 하시려나", "공동체 안의 차별 이야기를 해서 공연히 없던 갈등을 야기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설교자인 한병수 교수(전주대학교 교목)는 야고보서 2장 1~9절로 '성경이 말하는 차별'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630회 사랑의교회 주일마당기도회
630회 사랑의교회 주일마당기도회

 

한 교수가 인용한 야고보서 본문에서 저자 야고보가 주목하는 것은 “첫째, 차별의 현장이 유대인과 기독교인 모두 경건하게 여기는 회당이라는 것과, 둘째, 차별하는 대상이 교회의 성도”라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세상에서 차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차별에 대한 하나님의 책망과 무관하지 않다. 교회 안에서 차별이 자행되는데 어떻게 세상에 일어나는 차별을 지적하고 단호하게 금지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였다. 그리고 “먼저 교회 안에 있는 차별의 들보를 제거한 후에 세상의 차별도 정확히 찾아내고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야고보서 본문은 회당 안에 존재하는 빈부의 차별을 말하며, 교회가 부자들을 편애한다고 말한다. “너희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를 눈여겨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약2:3). 반면에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자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회당에 들어올 때에 너는 거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에 앉으라”(약2:2-3). 회당 안에 성도들이 가난한 자들이 회당에 들어오자 무시하고 그림자 취급을 하거나 함부로 대하며 차별한다.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

한 교수는 “차별은 가난한 자를 절망에 빠뜨리고 부자들도 돈의 노예가 되어 자멸하게 한다. 부자는 존경의 대상이 결코 아니며 성경에서는 부자가 되라고 권하지도 않았고 부자가 되기를 기도한 믿음의 사람도 없다. 오히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말한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로 부자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부자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부의 보전을 의도하는 자는 자신의 가치를 인격의 크기로 승부하지 않고 지갑에 두께에 맡기는 어리석은 자이다. 부자가 되도록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의 뜻은 부의 소유와 보관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용과 너그러운 나눔에 있다”고 했다.

교회 안에는 빈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차별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했다. “남자는 우등하고 여자는 열등하다(남녀의 차별), 부자는 우등하고 빈자는 열등하다(빈부의 차별), 주인은 우등하고 종은 열등하다(주종의 차별), 고득점 학생은 우등하고 저득점 학생은 열등하다(성적의 차별), 유식한 저자는 우등하고 무식한 독자는 열등하다(지식의 차별), 수도권은 우등하고 지방은 열등하다(지역의 차별), 서양은 우등하고 동양은 열등하다(문명의 차별), 잘생긴 사람은 우등하고 못생긴 사람은 열등하다. 날씬한 사람은 우등하고 뚱뚱한 사람은 열등하다(외모의 차별), 유능은 우등하고 무능은 열등하다(재능의 차별) 등의 차별들이 있다.”
 
한병수 교수
한병수 교수

이러한 숱한 차별을 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첫째, 예수님의 눈으로, 믿음의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람을 외모가 아닌 존재의 가치로 대해야 한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상관없이 하나님의 백성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구원받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김새나 학력이나 경력이나 지식이나 재능이나 권력으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같이 타인도 사랑하는 것이다. 아니 이것을 뛰어넘어 예수님이 주신 새 계명을 실현하는 것이다.”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에 부자이거나 부자가 되길 바라는 성도들이 있다면 꽤나 불편할 수 있는 설교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부에 대하여 거의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회가 부를 신앙인의 신실함과 기도의 결과인 양 힘써 옹호하고 욕망하며 변론하기도 했다.
 
'교회 안에 존재하는 차별에 대하여, 특별히 빈부에 대한 차별과 부에 대한 경고에 성도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경청하며 반응할까. 부를 갈망하며 부를 유지하려는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소유한 부를 가난한 자들과 나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별이 없는 교회, 나아가 차별이 없는 사회와 세상을 기대하고 꿈꾸는 것은 헛된 망상일까? 한 교수의 설교처럼 사도행전 2장 45절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빈부의 차별을 없애려는 노력이 오늘날 교회에서는 불가능한 걸까?
 
미국 예일대 교수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는 [배제와 포용]이란 책에서 "배제는 자신 안에 있는 낯설음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타자를 박해하는 것으로, 문명 안의 야만성이며 선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악이자 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야만성이고 자아의 벽 안에 있는 타자에 대한 범죄"라고 했다.
 
그의 책을 보면, 용서는 배제와 포용 사이의 경계선이다. 그것은 배제가 만든 상처를 치유하며 상대를 분리하는 적의라는 담을 허문다. 그러나 용서를 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거리, 즉 중립성의 공간은 그대로 남아 있다. 하나님의 포용을 받은 우리는 우리 안에 다른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그들을 초대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은 어떻게 인간의 악행을 잊으실 수 있는가? 모든 것을 포용하시는 하나님의 기억의 핵심에는 잊어버림에 대한 역설적인 기념비가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다. 결국 그는 끝없이 배제하는 죄인된 인간이 악의 담인 배제에서 벗어나 용서하고 포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말하고 있다.
 
신약학자 스캇 맥나이트는 그의 책 [배제의 시대 포용의 은혜(Embracing Grace: A Gospel for All of Us)]에서 “죄란 하나님으로부터, 다른 이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배제하는 것이다. 복음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감싸 안으신 것같이 우리도 하나님과 타인을 감싸 안을 수 있게 되었다”고 정의한다. 역시 타인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부수고 포용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이다.
 
성경은 예수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아들이 된 자들은 예수 안에서 하나라고 말한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 한 교수는 설교를 통해 교회 안에 만연한 차별들을 없애는 것은 주님의 명령인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옛 계명을 넘어서 “내가 너희를 사랑하는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의 실천에 대한 요구라고 말했다.
 
이천 년 전, 가난한 자, 고아와 과부, 병든 자, 핍박받는 자와 늘 함께하며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공평을 실천했던 예수님의 삶과, 오늘날 세상과 다를 바 없이 끝없이 더 많은 성도, 더 많은 힘, 더 많은 재정, 더 많은 능력을 가지려고 하지만 정작 가난한 자, 고아와 과부와 소외된 자들과 이방인들은 배제하려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모습이 대비된다.
 
예수님이 오직 진리라고 입으로만 외치지 말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행하신 대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교회 안에 배제와 차별을 무너뜨리고 새 계명을 실천하려는 작은 움직임들이 여기저기 일어나길 소망한다. 한 교수의 가감 없는 부에 대한 돌직구 같은 설교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한국교회 안에 다양한 차별을 없애려는 한사람의 성도라도 있길 바란다.
 
<관련 자료>
https://youtu.be/G6e2BqkzAU8
(사랑의교회 630회 주일마당기도회 설교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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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2019-08-04 06:19:14
좋은 말씀 소개 감사합니다.

남정호 2019-08-02 14:23:15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