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 대잔치에 쐐기 박은 뮬러 청문회
트럼프 거짓말 대잔치에 쐐기 박은 뮬러 청문회
  • 권영석 목사
  • 승인 2019.08.09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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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거짓과 진실이 바둑판의 흰 돌과 검은 돌처럼 선명하지 않은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 인간과 우리가 사는 세상이 흑백으로 양별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도 일관성이 있지도 않거니와, 때로는 인간 지혜의 한계로 인해 거짓 여부를 판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기에 불가불 흑도 아니고 백도 아닌 회색지대로 남을 수밖에 없을 때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뮬러 보고서 이후 지난 몇 달 간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를 포함한 행정부 수반들은 No Collusion, No Obstruction을 거의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뮬러 특검의 영향력을 차단 내지 물타기 하려고 성심을 다해 온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중심이 된 하원 법사위원회와 하원 정보위원회, 그리고 일부 언론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여론 환기에 힘입어 드디어 뮬러 검사를 의회 청문회 장에 불러내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그의 입에 쏠렸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빌 바 장관이 특별 조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축소 왜곡하여 완전히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던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러시아 연계설은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 방해죄는 현직에 있는 동안 기소가 중지될 뿐 어떤 모양으로든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법적인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하겠습니다. Total Exoneration이 뮬러 보고서의 결론이었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말보다는 조사 당사자인 뮬러 특검의 No Exoneration이라고 한 증언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으며, 더구나 이 청문회 실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됨으로 국민들이 이제 특검 보고서의 실상을 바로 알게 되었으니, 비록 뮬러의 증언이 기존의 보고서 내용을 재확인해 준 정도에 그쳤다 하더라도 더 이상 정치적인 수사로 유야무야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게 되었다 하겠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실제 저지른 행위 자체의 심각성과는 별도로 대통령의 거짓말과 그의 후안무치한 도덕성으로 사안의 초점이 확대될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추론컨대, 러시아와 모종의 연계성을 덮어 가리기 위해 특별 조사를 방해하려 들게 되었던 것이며, 뮬러 특검의 조사에 소극적으로 시간끌기를 계속하다가 드디어 특검 보고서가 공개되자 그 조사 결과를 호도하기 위해 빌 바를 내세워 완전히 반대되는 결론을 흘림으로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도리어 뮬러로 하여금 스스로 입을 열게 하는 역풍을 맞았으니 이제 그에게는 더 이상의 꼼수가 남아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비록 군데군데 삭제된(blackout) 채로 공개되긴 했지만, 400쪽이 넘는 뮬러 보고서 전체가 공개되었을 때에(뮬러 자신도 법무부가 전체 공개를 할 것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하겠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국민들 다수는 물론 국회의원들마저도 그 보고서를 읽어보지 않음으로써 결국 뮬러 특검이 직접 청문회에 나와서 육성으로 증언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다시 거쳐야만 했던 것입니다. 한편 생각해 보면 미국인들의 무관심 내지 무지함(SNS 시대에 400쪽이 넘는 보고서를 들여다보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겠지만)이 그 도를 넘었다 할 수 있겠으나, 다른 한편 이런 점증적인 긴장의 고조로 말미암아 결국 트럼프 대 뮬러의 대결구도가 형성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과 그의 거짓된 인격을 더욱 명백히 드러내는 효과를 거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뮬러 청문회로 인해 반전의 계기가 그것도 공개적으로 만들어진 셈이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은 그 누구도 담장 위에 앉아서 "글쎄..."로 일관할 수 없게 되었으니,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맞다면 뮬러의 증언이 거짓인 셈이고, 반대로 뮬러의 증언이 진실된 것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을 피하려다 이제 전 국민의 공개적인 심판대 앞에 서게 되었다 하겠습니다. 그의 죄질 또한 이제는 더욱 무겁고 심각한 차원으로 변했으니, 선거에 이기기 위해 러시아의 협조를 받아들인 것을 넘어서서 특별 조사를 방해하고, 나아가서 보고서의 결론을 의도적으로 축소 왜곡하려 들었으니, 가히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에 방불하거나 그보다 더욱 사악한 행위에다가, 국민을 우습게보고 속아 넘기려 하였으니 이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하겠습니다.

국민의 손으로 뽑혀서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앉게 된 대통령이 친히 국민을 속이고 게다가 그것도 국민의 이익보다 자신의 사익을 위해 그리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이는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 뒤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해서 이는 대통령 탄핵의 요건으로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비록 민주당이 결정적인 증거나 증언이 나오기를 아직도 기다리는 눈치이긴 하나, 뮬러 청문회가 No Collusion No Obstruction No nothing을 자신만만하게 주장해 오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거짓이며 국민을 속이고 우롱한 것임을 확실히 드러낸 이상 국민의 대표로서 도리어 바로 그 직함을 이용하여 해서는 안 될 못할 짓을 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국민 앞에 진지한 사과를 하든지, 뭔가 책임 있는 반응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 마디로 뮬러의 입에 주목하던 이목이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하겠습니다만, 지금까지 해온 그의 반응 행태로 미루어 보건대 낙관적인 기대는 무리일 것입니다.

만일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 편에서 어떤 의미 있는 반응이 없다면, 다음으로는 국민을 대표하여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의회가 나서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답변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거짓[말]은 한 쾌에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초강력범과 같은 것이기에 대통령의 거짓말은 국가의 기강과 존립을 위협하는 누룩과 같은 것으로서 그냥 묵혀 둔다면 bi-partisan을 넘어서서 국민 전체가 분열되고, 상호 신뢰가 깨어져서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비난과 중상모략 그리고 각종 가짜 뉴스 찌라시들만 더욱 양산될 것입니다.

국민들이 스스로 선택한 대통령이기에 일단 선택하여 세운 대통령을 다시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자가당착을 방지하기 위해 소위 면책 특권을 두고 있는 것이겠지만,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 역시 국민적인 비난과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대통령의 거짓말이 도를 넘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자신이 러시아 연계와 조사 방해의 혐의는 차치하더라도 뮬러 보고서의 결론을 몰랐을 까닭이 없을 터,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그 해석을 정반대로 포장하려 했다면, 이는 스스로 양심을 속이는 행위이며, 양심의 담대함이 없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연속인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탄핵이란 사사로운 감정이나 개인적인 관계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을 위한 공신력 있는 리더십의 수행과 직결되는 것으로서, 어쩌면 민주주의가 3권 분립의 원리에 기초해서 국민의 안전과 기본 질서를 수호하고 나아가서 국가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국가 존망의 위협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안전장치라 하겠습니다. 이런 각도에서 보자면 탄핵은 결코 민주주의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장치로서 결코 최대치가 아니라 최소치이자 마지노선에 해당할 텐데, 아직도 국민들 다수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나머지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여전히 결정적인 한 방을 기다리면서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하여 혹시 만시지탄으로 기회를 놓치고 더 큰 화를 초래하게 될까 두려운 마음입니다.

어쨌든 지금이야말로 뮬러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트럼프를 선택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 해야 할 때가 충분히 무르익었다 하겠으며, 여전히 뮬러도 맞고 트럼프도 맞다고 하는 수수방관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이는 미국 시민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할 터, 그 결과는 결국 국민들이 또한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거짓을 거짓이라 하지 않고 참이라 한다면, 의회가 나서서 거짓을 거짓이라 해야 할 것이며, 의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진실을 밝히도록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흑을 흑, 백을 백이라 할 수 있음에도, 또 스스로 흑백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흑을 백이라 백을 흑이라 하는 사람이 다수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나라, 그 나라는 진리와 정의가 아니라 거짓과 불의가 판을 치는 나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흑을 흑이라 하지 못하고, 백을 백이라 할 수 없는 이런 나라는 안전하지 못한 나라로서 자유로운 주권 행사가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게 되고 맙니다. 또한 흑을 백이라 하고 백을 흑이라고 하는 나라는 스스로 혼란에 빠져서 오래지 않아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해서 대통령이 스스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거짓말을 일삼는 미국은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은 셈이며, 무늬뿐인 민주국가로 전락하든지, 아니면 민주주의 정신을 회복하고 한 단계 성숙한 민주 의식을 고양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서 있다 하겠습니다. 이런 위기는 경제 성장률이나 실업율과 같이 지표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당장 생존하는 데에 절박한 아젠다로 보이지 않기에 그만큼 더 위험한 것이며, 위험하기에 그만큼 더 냉철하고 진지하게 듣고, 읽고 또 생각하고 고민하여 주체적으로 결단하고 자기주장을 확실히 할 수 있어야만 극복이 가능할 것입니다. 한 발 먼저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한 지식인들과 언론인 그리고 정치가들을 중심으로 거짓을 거짓이라 하고 참을 참이라 하는 분별력과 더불어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줄 아는 미국이 되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권영석 목사 / 전 학원복음화협의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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