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회, 좋은 목사에 대하여
좋은 교회, 좋은 목사에 대하여
  • 박충구 교수
  • 승인 2019.08.10 09: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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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에 별의별 교회, 목사가 다 있군요. 저도 어제 저녁 뉴스를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교회라고 다 정상적인 교회가 아닙니다. 한국 개신교에는 무려 374개의 종파가 있습니다. 정말 괴이한 신앙을 가르치는 목사도 있더군요. 하여 좋은 교회, 좋은 목사 감별법을 적어봤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더 좋은 견해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 목사가 신학 교육 제대로 받은 분인지 확인하세요. 여기서 말하는 신학 교육은 에큐메니칼한 신학, 즉 세계 어디에 가도 낯설지 않은 신학 교육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목사는 편협하거나 엉터리 신학 교육을 받은 자입니다. 본직이 교수인 사람이 강단에서 함부로 설교하는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습니다.

2. 목사가 헌금을 강요하며 축복과 저주를 가르치는 자인지 확인하세요. 물신주의에 빠진 자가 무척 많습니다. 교회를 위한 희생과 봉사를 요구하는 목사는 위험합니다. 가난하고 약한 이웃을 돌보고 그들에게 봉사하기를 권하는 목사가 좋은 목사입니다. 여러분의 동의 없이 무리하여 빚진 교회는 피하세요. 단 여러분이 동의한 일이라면 헌신하십시오. 요즈음 무리해서 교회 지어놓고 교인 모으려는 목사가 적지 않습니다.

3. 책을 읽지 않는 목사를 조심하세요. 이런 목사는 남의 설교를 표절하는 목사입니다. 설교 준비하지 않는 목사도 결국 누군가의 설교를 표절합니다. 표절하는 목사는 거짓말을 잘하므로 정직하지 않은 목사입니다. 명예 좋아하고 교단 정치하는 목사도 많은 시간을 헛된 욕망을 위해 낭비하는 목사입니다.

4. 영적 능력을 자랑하는 목사를 조심하세요. 자의와 하나님의 뜻을 섞는 목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목사는 자신을 하나님 대행자로 여기도록 사주합니다. 사탄을 분별한다고 알려진 목사가 연봉 5억 받는 것을 당연시하더니 교회 헌금 유용으로 최근 6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5. 계시록을 강해하는 종말론자를 조심하세요. 종말론자는 대부분 사기에 능한 사람입니다. 왜냐구요? 종말이 왔다고 주장하니까요. (초대교회 시절부터 시대마다 이런 자들이 나댔습니다) 현대판 종말론자 목사는 두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 세상의 종말이 오면 이단이 성행한다고 가르치고, 둘째, 무신론적인 공산주의 세력이 적그리스도로 신도들을 배교에 빠지게 한다고 가르칩니다.

일단 목사가 이런 주장을 하면, 그 목사는 이단이 아니라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목사는 목사 중의 목사로서 이단 판별사 권위를 가진 자로 신도에게 각인되어 신도들은 자기 목사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대부분 이단 사설은 이런 교묘한 수법에 능합니다. 이들은 성서에서 찾아낸 적그리스도를 공산주의, 좌파, 빨갱이, 동성애 등등과 동일시 함으로써 엉뚱한 신앙의 적으로 만듭니다.

이렇게 세뇌되면, 동성애 척결, 좌파 척결이 곧 믿는 자의 영적 투쟁 과제라고 여기게 됩니다. 성품이 올곧지 않은 신자는 영적 전쟁을 한다고 착각하는 영적 전사로 돌변합니다. 이들은 누구든지 좌파라고 지목만 하면 들개처럼 달려듭니다. 사탄이라고 여기니까요. 아주 멀쩡해 보이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문재인 빨갱이”라는 피켓을 들고 국민이 뽑아 세운 대통령을 모욕하는 이유입니다. 종말론자 목사에게서 신앙을 배우면 시대 착오적인 기독교 돈키호테가 되기 때문이지요.

6. 성서문자주의에 빠진 목사를 조심하세요. 성경은 소중한 것이지만 문자 그대로 믿으면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가 잘못하면 혐오 범죄자, 증오 범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정죄하고 심한 경우 인격 살인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성서문자주의를 배운 근본주의자가 사람을 살인한 사례 무척 많습니다.

7. 생각하는 신앙이 아니라 기도만 하는 신앙을 가르치는 목사는 위험합니다. 기도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거나, 정직함과 인격적 책임보다 성령과 영성을 강조하며 기복신앙을 가르치는 목사는 여러분의 삶과 신앙을 분리하는 목사입니다. 여러분이 기도하는 동안 목사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요. 새벽기도로 유명한 어느 목사는 신도 모르게 800억을 모아두고, 자식에게 교회를 세습시키려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요.

8. 헌금을 강요하며 헌금자를 예배 시간에 호명하는 목사를 멀리하세요. 물신주의에 빠진 목사입니다. 물신주의에 빠진 목사는 은퇴하며 교회를 털어 갑니다. 나는 좌파보다 더 나쁜 경우가 물신주의에 빠진 정직하지 못한 목사라고 생각합니다. 십일조 = 축복의 열쇠라고 가르친 어느 목사는 수백억대 재산을 모았고, 자식에겐 신문사를, 부인에겐 대학을 지배하게 했지요. 부자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들이 종교 귀족 가족을 이룬 배경은 가난한 신도들이 하나님께 드린 헌금입니다.

9. 책을 읽는 교인이 없는 교회는 다니지 마세요. 여러분의 지성을 녹슬게 만듭니다. 신앙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10. 여러분을 감시 감독하는 교회는 좋은 교회가 아닙니다. 여러분을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고, 여러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고 뺏는 교회입니다. 주인은 감시하는 자고, 여러분은 그저 종처럼 섬겨야 하는 맹신도가 됩니다. 감시하는 자가 없어 서로 돌보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11. 성평등 지수가 떨어져 여신도에게 반말하고, 여전도사 차별하며, 성희롱 음담패설을 떠벌리는 목사는 성차별주의자입니다. 그런 목사가 있는 교회에서는 어서 떠나십시요.

적어 보았지만,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친일을 자처하는 뻔뻔한 목사들이 나대고, 아베에게 사죄한다는 사람까지 나오니, 좋은 교회 나쁜 교회에 대하여 이런 생각을 안 해볼 수 없군요. 목사로서 당황스럽습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기이한 기독교 돈키호테들이 왜 어떻게 생산되는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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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2019-08-17 03:57:16
박충구교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신학교 교수이신지 일반 학문 교수이신지... 어느 학교에서 가르치시는지... 현재 출석하시는 교회는 어떤 곳인지... 등등 간단한 소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