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예언?! 당신의 미래가 궁금하십니까?"
"미래 대예언?! 당신의 미래가 궁금하십니까?"
  • 이재근
  • 승인 2019.08.20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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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목사 영상 칼럼 [오픈마인드]

대표적 뉴스 앵커인 손석희 씨는 방송 말미 늘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 때문에 왜 “감사합니다”라곤 하지 않는가 하며 괜한 트집을 잡는 이들도 있다는데요. 하지만 어법상 두 말은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감사(感謝)라는 한자어를 고맙다는 순수 우리말보다 왠지 더 그럴듯하게 보는 것은 잘못이며,  심지어 봉건주의의 잔재라며 고맙다는 말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 줍니다. 대통령의 호칭으로 당연시되던 ‘각하’라는 단어 역시 그 의미를 바로잡아야 한다는데요.

일상의 잘못된 말과 글처럼, 교회 안 신앙의 용어들 역시 본래 의미와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를 생각보다 쉽게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축복’이란 말이 있죠.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실 거야” 혹은 “하나님 이 가정을 축복하소서”라는 말, 듣기엔 좋은 말이지만 실은 잘못된 사용입니다. 축복은 ‘빌 축, 복 복’(祝福)’ 자를 씁니다. 즉, 누군가에게 복을 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날 축복해줘’ 라는 말은 ‘날 위해 신께 복을 빌어 줘’ 라는 뜻인데요.  이 말을 하나님께 적용해, 하나님 우릴 축복해 주세요 라고 하면, 하나님이 우릴 대신해서 다른 누군가에게 복을 내려달라 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뭔가 이상하죠? 하나님은 복의 주인, 복을 내리시는 분인데, 그 하나님께서 또 다른 존재에게 우리를 복 주라고 빌어주신다? 도대체 나 말고 또 누구에게 복을 달라는 건가? 하나님도 헷갈리시지 않을까요?  

여러분, 정확히 짚어보자면, 하나님은 우리 대신 복을 빌어주는, 축복하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을 허락하시고 직접 내리시는, ‘강복’(내릴 강, 복 복, 降福)하는 분이시죠. 만약 축복이란 말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하나님께가 아니라 내 주변의 누군가, 목회자이건 교회 리더이건, 가족이건 친구이건 상관없이 내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할 때 써야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목회 전문가 집단인 목사들 역시 축복이란 단어를 오해하고, 때로는 심각하게 남용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요.

축복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우리가 정말 바로잡아야 할 다른 신앙의 언어가 있는데요. 바로 ‘예언’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계시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언이란 말은 친숙한 단어인데요. 대부분 사람은 예언을 미래의 일을 앞당겨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미리 예(豫), 말씀 언(言) 자를 사용한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성경이 말하는 예언은 미래를 본다는 뜻과는 거리가 멉니다. 신약성경의 예언은 “프로페테이아” (Propheteia)란 말로 그  뜻을 풀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람에게 말하여 덕을 세우며 권면하며 안위하는 것” (고전 14:3)입니다. 이게 예언의 참뜻입니다. 그리고 이 예언의 한자는 맡을 예(預)', 말씀 언(預言), 즉 말씀을 맡았다는 것으로,  우리가 보통 예치, 예금한다고 할 때 쓰는 예자 입니다. 즉, 예언이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말씀이란 것이죠.  따라서 예언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맡아 전한다는 것을 뜻하고요. 예언자들은 뭔가 신묘하게 미래를 말하고 점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상황 속에 잘 풀어 전해주는 사람들입니다. 특별히 선택받아 놀라운 은사를 지닌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말씀을 맡은 사람, 즉 예언자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예언을 뭔가 구별된 사람이  내일을 훤히 꿰뚫는 신비한 능력으로 이해하게 되면, 우린 건강한 말씀의 사람,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세울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여러 경우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2세기 몬타누스주의자들은 방언으로 기도하는 중 새 예언을 받았으며, 하나님의 계시가 자기들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주장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21세기까지 이어집니다. 1992년 다미 선교회의 휴거 해프닝은 말할 것 없고, 2014년 12월 14일 새벽 4:30분 북한이 침공해 전쟁을 일으킬 거란 계시를 확신 가운데 전파한  홍혜선 전도사, 얼마 전 종말의 심판을 피해 피지섬에 공동체를 만들고 무려 400여 명을 이주시킨 은혜로 교회 신옥주 목사, 그리고 이들을 철석같이 믿고 따랐던 사람들…그들에게 예언은 미래를 말하는 신비한 하늘의 언어였습니다. 

그런데요. 이들의 잘못된 예언 행적은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 다행이지요. 실은 얼마 전 성폭력 혐의로 구속된 이재록 목사 등을 비롯해 의외로 다수의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이 말하는 예언을 마치 미래 대 예언, 봉인이 해제된 종말의 책등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게 오히려 더 심각한 현실이고요. 그래서 다니엘서와 요한 계시록은 여기저기 예언 집회의 단골손님으로 불려 다니는 형편입니다.

 여러분, 예언의 참된 의미를 회복하면서 다음을 기억해 보세요. 예언이란, 우선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말씀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또한, 그 말씀을 맡은 사람들은 목회자만이 아닙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서로에게 예언하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그 예언은 저 아득하고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여기의 상황 속에 교회의 양심의 자유를 따라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 예언을 위한 기초적이고 바른 이해입니다. 온갖 왜곡된 예언이 난무하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절대 그런 예언에 괜히 긴장하거나 겁먹지 마세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란 말씀을 기억하시면서 (딤후1:7), 매일 이렇게 스스로 물어보세요.  “당신의 예언, 오늘도 안녕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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