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형상? 그 오해와 진실!
하나님의 형상? 그 오해와 진실!
  • 이재근
  • 승인 2019.08.27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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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목사 영상 칼럼 [오픈 마인드]

몇 해 전 가족과 함께 워싱턴 D.C.를 방문했습니다. 미국의 수도이자 각종 기념관, 박물관이 즐비한 곳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험 링컨 기념관은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1922년 완성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링컨 기념관의 외관은 길이 60m, 넓이 36m이며, 그 주위를 둘러싼 30m 높이의 기둥 38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고대 그리스와 로마제국의 건물을 연상케 합니다. 내부에 자리한 링컨 동상은 175t에 달하는데요, 그 무게만큼 위엄을 드러냅니다. 그곳을 떠올리며 스스로 묻곤 합니다. 사람들은 왜 이 건축물을 그토록 찾는 것일까? 링컨의 조각상, 이 조형물 혹은 형상이 지닌 의미는 무얼까? 대답해 본다면, 링컨 기념관과 그 조각상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 형상을 통해 미국의 비전과 통치이념, 지키고 따르고자 하는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 말이죠.  

 사실 ‘형상’과 조형물은 통치와 다스림이란 것에 연결되고요. 놀랍게도 성경이 전하는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 속에도 등장합니다. 창 1장 27절입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세기는 증언합니다. 사람은 조물주로부터 비롯되었고, 심지어 그 형상대로 지어졌다고 말이죠. (Imago Dei/image of God) 

그런데 좀 헷갈리는 것은 형체 없는 하나님, 자신의 형상은 새기지도 만들지도 말라 명령하십니다. 그렇다면 그분의 뜻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말 그대로 하나님의 형상이란 ‘닮은꼴’ (likeness)을 뜻하며, 사람은 곧 신의 형태 혹은 그 이미지라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약 전문가들은 하나님 형상의 해법을 앞서 말한 통치개념에서 찾으라 권면합니다. 마치 링컨 기념관과 그 조형물이 전하는 그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다는 건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통치와 다스림에 사람 역시 동반자로 부름을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통치행위에 초대된 사람은 단지 극소수의 특권화된 계층 혹은 높은 신분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이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라는 것이죠. 사실 고대사회의 시대적 맥락을 볼 때, 신과 같은 자의 수직적 다스림은 당연한 통치 이데올로기였습니다. 왕 이외에 신의 뜻을 대신할 자 없었던 거죠. 하지만, 성경이 전하는 창조 이야기는 사람 간 높고 낮음이란 계급 가치를 뒤집는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이 놀라운 영적 메시지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최근 저희 아이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생각지 못했던 소식이 들려왔지요. 잘생긴 제 아들이 저를 닮았다, 심지어 똑같다는 말들이 들려왔습니다. 놀라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럼 날 닮지 누굴 닮을까?’ 하는 당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그런데 그 형상과 외모를 닮지 않았습니다. 이 험하고 힘든 세상을 회복하시고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초대되었다는 데서 우린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세상을 살피고 보존하며,  사랑해야 할 사명, 태초부터 시작된 ‘처음 그 부르심’에 오늘도 우리는 기쁨으로 응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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