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보는 신앙, 움직이는 믿음
점보는 신앙, 움직이는 믿음
  • 이재근
  • 승인 2019.09.2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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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목사 영상 칼럼 [오픈 마인드]

풍성한 삶을 향한 믿음의 마음 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 iChurch의 오픈마인드입니다. 서울에 가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인사동 거리인데요. 전통 찻집과 맛집을 찾는 즐거움에 더해, 회화나 서예전이 열리는 전시회장을 찾곤 하지요. 전시된 작품 중 눈에 자주 들어오는 말이 있습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글귀인데요.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라는 이 말은 동양의 지혜, 노자의 도덕경에 등장하는 가르침입니다. 

한편 물의 가치와 성격을 통해 깨달음을 전하는 도덕경 8장 상선약수 챕터에는 우리가 눈여겨볼 또 다른 단어가 있는데요. 동선시(動善時)라는 말입니다. 물과 같이 때에 알맞게 움직이는 것이 바르고 선하다는 뜻인데요. 예를 들어 여름 장마철이면 많아지고, 겨울철이면 줄어드는 물처럼 우리의 결정, 행동은 때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깊은 가르침입니다. 

그래서인가요? 우리 주변의 많은 분이 늘 고민인게  바로 적정한 때인가 봐요. 이사는 언제 할지? 딸 아들 혼사는 언제? 직장을 옮길지 말지? 국회의원 출마 해야 할지? 심지어 집에 못을 어디에 박아야 하는지? 등등… 이 때문에 발전한 동양철학 분야가 바로 역학 혹은 주역이기도 합니다. 역학을 영어로 Change라고 번역한 걸 보면 앞서 말씀드린 동선시, 즉 적절한 시기에 따른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겠고요. 요즘처럼 변화가 심한, 안갯속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쩌면 주역의 가르침이 매우 매력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대에서 30대의 젊은이 10명 중 9명이 운세를 본다고 해요. 이들 중 매일 보는 경우도 13%에 달하고 있고요. 전통적 점집뿐 아니라 온라인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면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점술 시장이 무려 연 4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작년 영화산업 시장규모가 2조 3천억이었다는데, 점술 시장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피부로 느끼실 수 있겠죠? 막연한 호기심에 보는 경우도 많지만, 36%의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 때문에 점집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자기 자신을, 주변을, 우리가 속한 사회를 믿을 수 없다는 마음을 잘 드러내는 현상이 아닌가 싶은데요. 

주님을 믿는 사람들과 교회 공동체에 속한 이들은 어떨까요? 믿는 이들의 인생은 앞날이 온통 훤히 보일까요? 그들에겐 불안과 두려움이 없을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지요. 세상 사람들과 동일한 조건을 살아갑니다. 믿음의 사람도 미래를 알 수 없고 불안 초조 두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결정적 차이가 있어요. 동일한 조건의 안개 같은 인생을 살지만, 그 길을 대하는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떻게요? 설령 알 수 없는 길이지만,  언제든, 어디서든, 주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는 생각, 그래서 그 안갯속으로 발을 내딛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마치 홍해 앞에서 절망 대신 그 물속으로 발을 내디뎠던 것처럼 말이죠. 물론, 그 믿음의 행동을 통해 바다는 열리게 되었고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부르신 첫 장면을 기억해 볼까요?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 칠십오 세였더라.” (창 12: 1, 4) 

가끔 정초에 점집을 찾는 교회 권사님과 장로님도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그냥 살짝 웃어넘기곤 하지요. 그만큼 안개 같은 인생 속에 사람들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럴수록 우리를 향한 약속의 말씀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나는 네 하나님, 구원자 임이라.” (사 43:1-2)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말씀을 따라 움직여 나아갔던 것뿐입니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 세상적 가치에서 내 인생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보스턴 대학에서 조교를 하며 많은 학생의 기말 페이퍼를 평가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학기, 때론 일 년간 이어진 수업의 평가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믿음의 길을 걷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평가, 인생의 최종 결론은 하나님의 Evaluation에 있다고요. 

그러니, 지금 당장 안갯속이라 해서 두려워 마세요. 잠잠히 말씀과 함께 주님의 뜻을 물어보세요. 그리고  두려움 없이 오직 말씀을 따라 믿음의 걸음을 내디뎌 보세요.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하나님은 바로 그 믿음에 대해 평가를 하실 겁니다.  믿음은 개념, 철학, 생각이 아니라, 오직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이니까요. 이번 한주 기억해 볼까요? 믿음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것을. 오늘의 오픈 마인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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