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탈 시대를 거슬러 가는 ‘끈질긴 제자들’
교회 이탈 시대를 거슬러 가는 ‘끈질긴 제자들’
  • Michael Oh
  • 승인 2019.10.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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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M=마이클 오 기자] 청소년기 이후 교회 이탈 현상이 계속 느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에 남아 있는 젊은 세대는 어떤 성향과 요구가 있을까?

[바나 연구소]는 지난 9월 4일, 이 ‘남은 자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유배자를 위한 신앙: 디지털 바빌론 시대에 다음 세대가 예수를 따르는 5가지 방법 (Faith for Exiles: 5 Ways for a New Generation to Follow Jesus in Digital Babylon)”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번 연구는 급속한 이탈 현상에도 흔들리지 않고 교회에 신앙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들을 조명하였다.

청년 교회 이탈 증가세 [바나연구소]
청년 교회 이탈 증가세 [바나연구소]

‘끈질긴 제자 (Resilient Disciple)’

연구는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적극적인 교회 활동 경험이 있는 청년층 (18세부터 29세)'를 대상으로 조사 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기 이후의 교회 이탈 현상은 2011년 59%에서 2019년 64%로 더욱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뚜렷한 교회 이탈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 안에서 신앙을 지키며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  전체 청년 그리스도인의 10% 정도 된다고 밝혔다. ‘끈질긴 제자 (Resilient Disciple)’라고 이름 붙인 이 그룹은 “교회와 일상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계속 교회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한다.

[바나 연구소]는 이 ‘끈질긴 제자’의 신앙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강력한 신념, 단순한 예배 참석 이상의 교회 활동, 진리와 하나님의 직접적인 말씀으로서 성경에 대한 믿음, 그리고 ‘유배자 상황(Exilic Conditions)’이라고 부르는 현실에 대한 뚜렷한 의식이다.

이번 연구가 이름 붙인 ‘유배자 상황 (Exilic Conditions)’은 지배적인 세속의 물결이 교회를 둘러쌓고 있는 신앙의 현실을 일컫는다. ‘끈질긴 제자’는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교회와 세상 사이에서 일정한 괴리감을 느끼며, 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고민과 바람은 다음과 같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방법으로 예수님을 믿고 싶다.’

‘하나님은 교회보다 세상에서 더욱 일하신다. 나도 그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고 싶다.’

‘나를 세상과 분리하지 않은 채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

연구 보고서는 이러한 고민과 바람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헌신된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믿는 신앙이 어떻게 그들을 둘러싼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며 또 실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끈질긴 제자’의 비결

이번 연구는 또래의 집단 이탈에도 불구하고 왜 이들이 여전히 교회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보여준다. ‘끈질긴 제자’는 그들이 경험한 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하고 있다.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내 삶과 직접 연관이 있다.' (91%)

‘교회에서 배우는 성경 공부는 내 삶과 연관이 있다.’ (86%)

‘교회는 내가 소속감을 느끼는 장소다.’ (88%)

‘현재 교회에는 내가 영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85%)

‘교회에 나의 성장에 영향을 끼쳤던 친구 같은 어른이 있었다.’ (77%)

[바나 연구소] 대표 데이빗 킨맨은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늘날의 교회에 중요한 과제를 던져 주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계속해서 이 끈질긴 제자들을 지탱할 뿐만 아니라, 때로 자극하는 고민과 바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것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는 이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나? 무엇이 그들을 자극하고 있는가? 무엇이 이들을 여전히 교회에 머물게 하는가?”

'끈질긴 제자'의 특징 [바나연구소]
'끈질긴 제자'의 특징 [바나연구소]

 

한국과 이민 교회는?

한국 교회의 청년 이탈 현상도 미국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7월 17일 발표한 “주간 리포트 6호: 다음 세대 통계 ‘위기의 크리스천 대학생!”에 따르면 대학생 교회 이탈률이 2012년 14%에서 2017년 30%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미주 한인 교회 역시 성인이 되거나 대학 진학을 하는 세대의 교회 이탈 현상을 겪고 있다. 수평 이동으로 인한 일시적 증가를 경험하는 일부 대형 교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인 교회는 대학부와 청년부의 감소가 일반적이라는 것이 교계의 반응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교회를 떠나게 되는 요인은 ▶‘신앙생활에 회의’ (38%), ▶‘교회의 비도덕적인 모습’ (25%), ▶‘교회 밖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인 태도’ (24%) 등이 있었다. 이는 교회 이탈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보다는 교회의 역할과 기대에 대한 실망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회가 일방적인 태도를 통해 세상과의 거리를 좁히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큰 괴리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 및 이민 교회의 상황은 [바나 연구소]의 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교회나 한국 및 한인 교회 모두 급격한 교회 이탈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교회에 남은 젊은 세대는 교회와 세상 사이에서 상당한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교회의 과제는 세상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고, 그 가운데 고군분투하는 다음 세대에 정서적 안정감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김동호 목사는 이러한 교회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할 때 목회자가 목회자 답지 못할 때 거기에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그러나) 교회가 교회답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그것을 속상해 하는 사람은 교회를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법이다...이럴 때 일 수록 좋은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그런 교회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들이 죽을 힘을 다해 입증해 보여줘야 한다.” 

 

참고자료:
https://www.barna.com/research/resilient-disciples/

http://www.mhdata.or.kr/bbs/board.php?bo_table=koreadata&wr_id=46

https://www.facebook.com/kimdonghopage/posts/248938914448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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