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검-언 유착, 가짜 뉴스
조국 장관, 검-언 유착, 가짜 뉴스
  • 권영석 목사
  • 승인 2019.10.11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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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무고한 민간인을 향해 경찰이 총을 쏘았다면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민간인의 숨겨진 범죄행위가 있거나, 아니면 경찰이 오인 내지 착각하였거나, 그도 아니면 우발적으로 총기를 잘 못 다뤄서 일어난 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경찰이 범죄 행위가 없음 알았고 또 우발적이 아니라 고의로 총을 쏜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남은 가능성이 또 하나 있을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이도 저도 아니고 혹여라도 경찰이 무고한 민간인을 고의로 범인을 만들기로 작정한 경우라고 한다면 이는 참으로 참담하다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슬프고 억울하게도 종종 그런 사례를 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왜 경찰은 범인도 아닌 사람을 지목하여 고의로 범인을 만들려 하는 걸까요? 민간인을 범인으로 몰아서라도 지키고 챙겨야 할 경찰 자신의 명예나 이권이 걸려있거나, 아니면 그 민간인보다 더 힘 있고 권세 있는 자의 자리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더구나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수사 속보의 내용이 이런 경찰의 야비한 의도를 도리어 은폐하고 비호하기 위해 무고한 민간인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경찰 발 가짜 뉴스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비유컨대, 작금의 검찰이 민간인이 아니라 그것도 장관 일가를 겨냥하여 진행하고 있는 수사가 혹 이런 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국 일가의 비리 혐의가 사실이든지 검찰이 오인 혹은 착각한 것이든지, 둘 중 하나여야 할 것입니다. 전자라면 장관 일가는 사법처리가 되는 것이 마땅하며, 후자라면 검찰에서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이번 수사가 팩트 말고 다른 동기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음모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설마 누구보다 팩트에 따라야 할 검찰이 대체 무엇이 아쉬워서, 그리고 뭘 믿고 감히 그렇게까지 하랴 하는 의구심을 여전히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최근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알랴뷰 10/8 방송분)이 폭로한 정경심 교수 자산 관리인 김경록 씨 이야기는 이런 의심을 더욱 증폭시키기도 합니다.

만일 김경록 씨가 대담에서 털어놓은 이야기가 신뢰할만한 팩트라고 한다면 이는 참으로 참담하다 못해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단 검찰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 특히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입법 사법 행정의 대표성을 지닌 권력층과 국민의 알 권리와 입을 대변하는 언력(言力)을 지닌 특수 권력층 세계에 일상화되어 있는 기득권자의 사악한 유착과 횡포가 드러난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공영방송인 KBS가 진작(9월 10일)에 인터뷰해 놓고서도, 정작 그 목소리를 가져다가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근거 정도로 오용하는 데 그쳤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일입니다. 더욱이 만에 하나 단독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흘려보내서 후속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공조 커넥션이 실제로 가동되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검찰과 언론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적인 기구라기보다 그야말로 거대한 사조직이나 범죄집단으로 변해버린 셈이 아니겠습니까?

탄핵의 촛불을 밝힌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런 암흑가의 프레임이 버젓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것도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런 소동을 벌이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문제의식으로 보면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진실의 횃불을 환하게 밝혀야 할 당사자인 검찰 청사 앞에서 시민이 저마다 촛불을 들고 나서야만 하는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국 장관 일가의 진짜 혐의와는 별도로, 개혁 검찰의 선봉에 서도록 임명받은 윤석렬 검찰 총장은 비록 순전한 동기로 '성역 없는' 공정한 수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만, 수사의 진정성 여부와 검-언 결탁의 정황에 대해 더욱 분명한 소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검찰 발 뉴스와 배치되거나 과대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 정정 요구라도 바로 했어야 국민을 위한 검찰이 아니겠습니까? 가짜 뉴스의 진원을 밝혀서 발본색원해야 할 검찰 권력이 도리어 검찰의 이름으로 가짜 뉴스를 언론에 흘려주어 자신이 짜 놓은 수사의 방향대로 끌고 가려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권력은 그야말로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해롭게 하는 권력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존치해야 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권력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공수처를 만들고자 하는 제일 명분이 바로 이것인 줄 압니다.

또한 가짜를 가려내고 진짜 뉴스를 전할 임무를 띤 언론이 도리어 국민의 신뢰를 악용하여 가짜 뉴스를 그저 증폭 시켜 주는 검찰의 충견 노릇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언론은 일단 퇴출하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줄이는 지름길일 것입니다. 뉴스 프로그램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뉴스나 보도 프로그램만 보면 어떤 기성 언론은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여 이런 위장 뉴스나 가짜 뉴스의 본질과 특징에 관한 생각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가짜 뉴스의 생성과 유포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시발점은 한 개인 일 수도 있고 어떤 집단(黨)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로 나타나는 영향력은 다중(多衆)에게 미치게 됩니다. 시민이 주말을 반납하고 직접 거리에 나서야 하는 촛불 집회가 바로 보여주듯이 국민 전체를 힘들게 하고, 국가의 개혁 의지를 후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대체 이런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유포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누구일까요?

명백한 것은 이런 가짜를 유포함으로써 진짜를 덮고 가려서 사익이나 당리(黨利)를 챙길 것이 있는 개인이나 집단이 진원(震源)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개는 뭔가 챙길 것이 있다 하면 이미 그들은 기득권자요 힘 있는 자임이 분명합니다. 아무것도 챙길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재미 삼아 이런 큰 속임수 놀이를 하는 이들은 그야말로 '늑대 소년'처럼 참으로 심심해서 너무나 할 일이 없거나, 아니면 소위 변태성 쾌락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 정신 이상자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대체로 이들은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자기보다 약한 이를 굴복시키기 위해 꼼수를 쓰거나 기만행위를 일삼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아니면 적어도 자신은 힘이 없지만 뭔가 자신의 가짜/사기 행각을 덮어줄 수 있는 뒷배가 있는 개인 내지 집단에 의해 주도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없어서 스스로 보호할 힘조차 없는 이들은 감히 나서서 진리를 가리려는 그런 큰 일은 엄두조차 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SNS가 지니는 익명성 뒤에 숨는 것도 한계가 빤하기에 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거짓과 가짜를 감히 유포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짐작건대 이런 가짜 뉴스의 배후에는 조직적인 유포와 확산을 위한 기술적인 협력이나 공모 또한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봅니다.

나아가 이번 검찰과 언론의 결탁 하에 생성 유포되고 있는 가짜 뉴스의 경악성은 이들이 마치 약자를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하였다는 점입니다. 조국 사태가 불거진 초반에는 특혜를 누린 장관이 특혜 없는 사회 개혁의 적임자가 될 수 있겠느냐 하는 회의적인 국민 정서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후반으로 갈수록 조국 일가에 대한 짜맞추기식 기획 수사와 과잉수사의 징후가 하나둘 드러나면서 민심이반의 반동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도 가짜 뉴스가 그토록 빠르게 확산하게 된 데는, 검찰과 언론이 상대적으로 조국 가족에 비하면 약자인 국민의 불만과 비판의 동력을 원용하여 가짜 뉴스를 흘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검찰과 언론은 약자인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궁극적으로는 조국 가족에 비하면 더욱 강자인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이런 가짜/기만 프레임을 악용하였던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강자가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증대시키기 위해 가짜 뉴스를 유포한 정도가 아니라, 마치 약자의 정서와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하여 가짜 뉴스를 유포하였기 때문에 그 정도가 더 사악하며 죄질이 더 나쁘다고 하겠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주말의 귀중한 시간을 내어 서초동에 삼삼오오 모여든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모름지기 어렴풋하나마 이런 사악함에 대한 자각과 반성에 기초하였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여기에는 조국 장관 개인에 대한 연민도 물론 작용했겠지만, 그보다는 탄핵 촛불의 정신과 가치가 퇴색할 것에 대한 우려 내지 안타까움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어두움이 빛을 가리고, 거짓이 진실을 억압하고, 가짜가 진짜를 구축(驅逐)하는 우리 근현대사의 고질적인 악폐와 그로 인한 적폐를 청산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전국민적인 자각이 바로 3년 전 촛불의 불씨였지 않았습니까? 이번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국민은 명멸하고 있는 그 촛불의 운명을 직시하게 되었던 셈이지요.

일제와 분단과 유신과 광주 그리고 세월호로 이어져 온 암울했던 우리 역사의 어두웠던 먹구름은 걷혔지만,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 있는 잔 구름이 이따금 쏟아내는 소나기성 호우는 잠시 더 견뎌내야 할 현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가짜 뉴스, 이는 분명 가짜가 자신의 가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것이 분명합니다. 청와대와 여의도는 물론, 검찰도 경찰도 그리고 언론도 조국이든 윤석열이든 그 누구라도 가짜를 진짜처럼 위장하려 한다면, 이는 이 촛불 정신에 걸려 산화하고 말 것입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권력의 위계 구조 안으로 부름을 받은 사람은 적어도 직무와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SNS를 이용하거나 간접적으로라도 SNS상에서 퍼져나갈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습니다. 자신에게 이미 부여된 언로와 절차를 따라 공식적으로 전달하거나 논평을 내면 충분하며, 또한 혼란을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어서 도리어 더 큰 권위와 신뢰를 얻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극명한 사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현저히 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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