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에게 길을 묻다!
마리아에게 길을 묻다!
  • 이재근
  • 승인 2019.12.26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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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목사 영상 칼럼 [오픈 마인드]

풍성한 삶을 위한 믿음의 마음 열기, 실리콘밸리 iChurch의 오픈마인드입니다. 일전에 성경은 마치 피카소의 작품처럼 입체적이란 말씀 드린 적 있습니다. 특히 공관복음의 경우 예수님이란 하나의 인물에 다양한 선과 색, 하나의 사건에 대한 심지어 상반된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오히려 풍성한 복음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데요.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계절을 맞으면서 오늘은 누가복음에 집중해 보려 합니다. 

누가복음은 특별히 세 가지 면에서 다른 복음서들과 차이를 보여줍니다. 계층 간 갈등, 빈부격차, 여성에 대한 관심인데요. 세리, 죄인, 사마리아에 대한 언급을 통해 예수님 당시 유대 사회 안의 종교적 계층을 많이 다루면서, 동시에 가난한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 탄생 장면만 보아도 확연히 마태복음과 차이를 보이는데요. 마태복음은 예수님이 탄생하신 곳을 별이 머문 곳으로 기록합니다. 등장인물 역시 헤롯왕, 대제사장, 동박 박사들 이었죠. 그런데 누가복음 속 예수님의 탄생은 여관의 말구유, 들에서 양치던 목자들의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화폐 단위도 비교가 됩니다. 마태는 달란트란 돈의 단위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달란트는 오늘날 중산층의 1년 연봉을 넘어서는 가치인 반면, 누가복음에선 므나나, 최저가치인 렙돈이란 단어가 등장합니다. 

한편 누가는 남성만큼 여성을 두드러지게 하는 특징을 지니는데요. 여인이란 말이 등장하는 횟수만 보아도 마가 8번, 마태 14번에 비해 누가는 24번이나 나타나면서, 남성과 평등한 서술방식을 택합니다. 

저는 이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 곳이 바로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라고 보는데요. 예수님의 수태고지, 즉 메시야를 낳을 것이란 메시지가 마리아의 관점에서 상세히 기록됩니다. 

당시 여성은 자기 결정권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아버지가 지닌 재산목록으로 취급받기도 했던 시절이었지요. 그런데, 아마도 10대 중반의 젊은 여성에게 구원자를 낳을 것이란 계시가 임했던 겁니다. 여러분이 만약 마리아의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저라면 아마도 메시지를 전한 천사에게 되물었을 겁니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 두렵고 놀라운 소식에 이렇게 반응하지요.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눅 1:38) 충격적인 말씀, 내 삶을 송두리째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계시 앞에서 이 작고 연약한 여인은 세상 누구보다 담대하고 강한 사람이 됩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말씀 앞에서 두려움으로 떨지 않습니다. 오히려 떨리는 경외감으로 그 말씀에 응답하며 찬미하기까지 합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손으로 보내셨도다.” (눅 1: 46-47, 52-53) 

메시야를 기다리는 계절, 마리아의 모습을 통해 두 가지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우선, 예수님의 오심은 깊은 ‘충격’ 입니다. 마리아가 받았을 충격은 말 그대로 deep impact였겠죠. 여러분, 예수의 오심, 임마누엘의 사건은 사실 우리에게 큰 충격입니다. 성탄절이면 찬송하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도 맞지만, 고요하고 거룩한 분위기와는 달리 사실 주님의 오심은 이 세상 질서에 대한 충격입니다. 온갖 죄와 허물,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내 영혼을 뒤흔드는 충격입니다. 성탄절을 기대하신다고요. 그럼 다시금 영적 충격을 대비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마리아가 전하는 메시지는 순종하는 용기입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마리아에게 아이의 잉태는 심지어 사형선고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며 반응하고 순종합니다. 나아가 그 하나님을 찬미하며 메시야를 통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질 세상의 질서를 선포합니다. 이건 엄청난 용기입니다. 

성탄의 계절,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 역시 이 순종, 이 용기가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오심과 함께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능력,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역사 속에 우리 역시 동참하는 용기와 함께 말이죠.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이천 년 전 한 여인의 믿음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순종으로 이어지길 소망하며, 오늘의 오픈 마인드입니다.

[이재근 목사]

아이교회 (i-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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