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 사과문, 비판받는 이유
오정현 목사 사과문, 비판받는 이유
  • 진민용 기자
  • 승인 2020.01.17 00:2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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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위 초안과 소강석 목사 중재안 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쪽' 사과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발표한 사과문이 갱신위로 부터 내용과 형식에서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 국민일보)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발표한 사과문이 갱신위로 부터 내용과 형식에서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 국민일보)

사랑의교회가 지난해 성탄을 앞두고 했던 갱신위와 합의대로 16일자 [동아일보]와 [국민일보]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내용과 형식에서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 신문 5단 전면 규격으로 발표된 사과문은 오정현 목사 이름으로 게재됐다. 

오 목사는 사과문에서 "사랑의 교회는 마당기도회와 지난 12월 23일(월) 그간의 오랜 갈등과 반목을 중단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애를 되찾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마음을 모아 화홰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면서 "지난 7년 동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본의 아니게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안타깝고 교회와 사회에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오 목사 자신에 대한 사과문도 있었다. 
오 목사는 "특히 담임목사로서 저의 여러 가지 부족함과 미흡함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면서 "하나님 앞에서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자복하며, 뜻을 달리해 온 마당기도회 성도들과 한국 교회 앞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고 했다. 

사랑의교회가 일간지에 게재한 사과문, 구체적인 사과내용이 없어 비판받고 있다 (국민일보 화면)
사랑의교회가 일간지에 게재한 사과문, 구체적인 사과내용이 없어 비판받고 있다 (국민일보 화면)

갱신위, "알맹이 없는 사과문" 비판 
 
이번 사랑의교회 사과문에 대한 갱신위 측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고 전해지고 있다. 갱신위가 사랑의교회에 전달했던 사과문 초안에는 오 목사가 반드시 사과문에 포함해야 할 5가지 항목이 있었지만, 이번 사과문에는 전혀 없었다는 것. 

갱신위가 요구한 5가지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하나님과 사람을 속이고 거짓말한 죄: 논문 표절, 설교 대필 및 표절, 학력 위조(부산고 졸업 등)

2. 하나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으며 교회 신뢰를 추락시킨 죄: "세상 법 위에 영적 제사법 있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초대형 교회 건축을 위해 참나리길 점유를 통해 본인 탐욕을 성취하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교회 신뢰와 위치를 완전 타락시킨 죄

3. 목사 안수 과정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직한 방법 대신, 거짓과 편법과 술수를 동원함으로써 지난 15년간 당회장 자격 및 사역이 모두 무효가 되는 대법원 최종 판결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노회·총회를 동원하여 한국교회사 초유의 편법적 재위임을 위한 2주 편목 과정과 30분짜리 목사 시험 등의 눈속임을 자행한 죄

4. 회개 및 성결 회복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을 탄압·박해한 죄: 설교 시에는 소송 제기가 하나님 뜻에 어긋난다면서 평신도 소송단을 만들어 갱신위 교인들을 상대로 각종 위협적 소송을 일삼은 죄

5.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보다 화려한 건물,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한 화려한 자리, 화려한 헌당식, 화려한 소비 등으로 교인들에게 믿음의 걸림돌이 되게 하는 행태를 버리지 않은 죄 등. 
 
또 갱신위는 [동아일보]와 [국민일보]에만 게재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갱신위는 오 목사에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지 [기독신문]과 사랑의교회 주보 및 홈페이지, 교계 신문 [국민일보], 보수 언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진보 언론 [한겨레]· [경향신문]에 공고하라고 요구했다. 

협상 중재했던 소강석 목사 중재안도 지켜지지 않아 

사랑의교회와 갱신위 협상을 중재해 왔던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도 자체적으로 수정안을 내놓고 협상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소 목사는 오 목사에게 아래 내용의 담화문 형식으로 중재안을 내야 한다고 전했지만, 결국 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날 통념과 관례를 따라 정직하지 못하게 지났던 저의 과오와 부족함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랑의교회 성도들과 한국교회에 큰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학위 취득 과정에 허물이 있었습니다. 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도 바쁜 목양 일정을 핑계 삼아 동역하는 목사님의 힘을 빌어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서 교회와 성도들을 섬김에 있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성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교회 건축 과정에서 하루하루 해결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느라 목회자로서 마땅히 우선해야 할 하나님 사랑과 형제 사랑의 실천에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또한 저와 생각이 다른 성도들과 충분한 대화와 소통하지 못함으로 영적 제사법을 앞세워 성장 만능과 물량주의로 가고 있다는 오해를 낳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더불어 지난 시간 동안 저와 관련된 이 모든 문제들을 법정에서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저의 과오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의 문제는 결코 세상 법으로 갈음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진실을 규정한다는 미명 아래 저와 생각이 다른 성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 같은 과오를 모두 알고도 부족한 제가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결의해 주신 당회와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과했다'는 사랑의 교회 & '사과아니다'는 갱신위, 다시 대립구도 가나 

이번 사과문에 대해 갱신위측 반응은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 갱신위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매우 실망하고 있고, 사과문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 목사에 대한 배신감이 크다고 전한다. 오 목사 자신의 허물과 과오에 대해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사과하겠다는 다짐을 해놓고 일방적으로 축소되고 왜곡된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그것도 주요 교단지와 일간지가 아닌 단 두 곳 신문에 게재한 것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랑의 교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교회는 합의문에 있는 내용을 이행했다" 며 "외부 반응이 어떨지 지켜보고 추가된 입장이 나올 지 두고봐야 한다"고 전했다. 갱신위가 추가로 약속이행을 요구하게 된다면 이번 사과문은 의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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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e P 2020-01-25 04:22:56
두번 속으면 속은 분이 모지란 분이죠

김주민 2020-01-21 12:38:18
저 자들은 끝없는 예배방해와 훼방, 빈번한 고소고발, 불범점거해놓고 왜 사과를 하지 않는거지?

주정숙 2020-01-17 12:06:38
화해를 한 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 품어주면서 그 허물까지도 덮어주는 것이지.. 상대의 모든 잘못을 다 끄집어 내어 적시해야 한다는 것이 성경적 화해냐? 그것은 화해라고 하는게 아니라 거래이다. 사랑의 교회는 이런 조잔한 자들하고 더 이상 대화하지 말라. 그리고 강남예배당 인수집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