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교회 주일학교 유감"
"온누리 교회 주일학교 유감"
  • 진민용 기자
  • 승인 2020.02.09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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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학 서울대 교수, 온누리교회 교사 모집에 문제 제기
온누리 교회가 공개한 교사모집 포스터, 원 안의 내용이 논란이 됐다.(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온누리 교회가 공개한 교사모집 포스터, 원 안의 내용이 논란이 됐다.(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온누리교회 교사모집 공고에 유감을 표하는 글을 게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누리교회 주일학교 유감" 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서울 온누리교회가 교사를 모집하면서 내 건 조건에 문제가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우 교수가 지적한 내용은 '교사의 의무' 분야에서 1번 항목인 '신앙' 부분, 이 항목 마지막 부분에 "유신진화론 반대, 동성애 반대" 라고 돼 있다. 즉 유신진화론을 반대하거나 동성애를 반대해야만 교사로 자격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진화를 수용한다는 이유로 교사 자격을 박탈하는 일을 넘어 이제는 진화를 반대한다고 서약서까지 제출해야 교사로 세운다고 한다" 며 "과학 지식을 거부한다고 밝혀야,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반대한다고 서약해야 주일학교 교사를 시킨다면 그 주일학교는 과연 누구를 위한 주일학교가 되는 건가요?" 라고 물었다. 

우 교수는 "유신진화는 theistic evolution 이란 말이다. 진화과정을 하나님의 창조의 방법으로 이해하는 관점이고,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의 진화현상을 하나님이 창조하는 과정과 역사로 보는 관점이다" 라며 유신 진화론이 창조론에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우 교수는 "참 무섭다. 아이들에게 참 신앙과 성경을 가르쳐야 하는 주일학교에서 이렇게 교조적으로 교사를 자르고 교사에게 서약을 시키는게 바람직할까?" 라며 "불교인이나 힌두교인을 교회 교사로 세울수는 없다. 그러나 창조과학을 반대하면 신앙이 없는 사람이 되는건가. 교사의 자격이 없나. 창조 신앙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이 엄중한 과학의 시대에 학교에서 배우는 건 믿지 말라고, 우주론도, 지구의 장구한 역사도, 생명과학도 틀렸다고 가르치면 아이들의 창조 신앙에 확립이 되나?"라며 지적했다. 

"성경에서 과학지식 배울 수 없다... 가르친 주인공이 칼뱅" 

우 교수는 또 "성경은 고대근동의 독자들의 눈높이 맞춰 쓰여졌으니 거기서 과학 지식을 배우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 칼뱅의 가르침" 이라며 "온누리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 교단에서는 성경을 문자주의와 근본주의의 관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구의 나이가 만년 밖에 되지 않았고 지구가 생성된 후에 태양이 만들어졌다는 허황된 가르침을 교회에서 가르치면 그것은 복음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복음을 망치는 지름길" 이라며 "아우구스티누스가 가르친대로, 세상사람들이 다 아는 지식인데 성경을 근거로 그걸 반대하면 성경의 권위를 세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경을 우습게 만드는 어리석은 생동이 된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또 학교에서 과학을 배운 학생들이 과학을 맛 본 후 실망할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에서 과학을 배울때 귀를 막으며 사탄의 유혹을 이기며 저건 거짓이야라고 맘속으로 부르짓으며 신앙을 지키려고 하는 아이들은 괜찮을까? 나중에 과학을 제대로 맛보고는 어, 과학이 맞네. 그럼 어쩌겠나. 신앙을 잃기 쉽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 교수는 끝으로  "큰교회라고 무조건 욕하지 않는다. 온누리교회, 건강한 교회가 되면 좋겠다. 주일학교 제대로 창조신앙 교육하면 좋겠다. 그 교회다니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를 제대로 맛보고 찬양하고 신앙하면 좋겠다. 온누리교회가 그 막대한 인력과 자본으로 교회교육을 제대로 세우는데 한몫 했으면 좋겠다." 면서 "창조과학이나 가르치고 있으면 아이들은 학교 교육에도 지장을 받고 신앙도 지장을 받는다. 그래가지고는 주일학교가 교육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거룩한 공교회, 나는 믿는다. 온누리교회가 우주적인 교회에 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를 바랄뿐이다. 교조적으로 독단적 입장만 가르치지 말고 제발 주일학교 아이들을 좀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며 끝을 맺었다. 

동의하는 반응이 대부분.. 반대 의견도 있어 

우 교수의 글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공유되고 있고, 논란이 많은 내용인 만큼 댓글 반응도 다양하지만 우 교수의 글에 공감한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아이디 H**JL 은 "글을 읽으면 이해가 되는데 왜 난독들을 하는지" 라고 했고, KI**SEONG 는 "온누리교회는 이 내용에 질문이 금지돼 있다. 질문이 금지된 공동체라니.." 라는 지적을 했다. 

또 아이디 'TAE**' 는 "성경은 반이성적, 반 상식적인 것이 아닌 초 이성적, 초 상식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작은 인간의 머리에 창조주의 섭리를 모두 억지로 담아내려 하지 않아야 저러한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응 중에는 유신진화론을 통해 신앙이 더 깊어졌다는 글도 있었다. 아이디 'JIHUN LIM'은 "저도 어릴적에는 창조과학이 맞는 줄 알고 자랐습니다. 창조과학에서 얘기하는 것이 맞고, 진화론자들이 말하는것은 죄다 거짓으로 받아드렸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여러 책이나 여러 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유신진화론에 더 가까워졌는데요. 신앙이 없어지기는 커녕, 하나님을 더 깊이 알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며 우 교수를 옹호했다. 

우 교수의 글에 동의가 많지만 반대도 있었다. 아이디 'LEE**K'는 "저도 창조과학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고 참고정도로 삼고 있지만 무작정 비판하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믿음으로가 아닌 과학적으로 풀어보려는 것 자체가 넌센스아닌지요."라고 했다. 또 아이디 'JUU*' 는 "몇 가지 잘못으로 온누리 교회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고 지적했다. 

국내 대표적인 신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학자로 꼽히는 우종학 교수의 글이 때아닌 창조와 진화론으로 대립하는 양상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우종학 교수 글 전문>

온누리교회 주일학교 유감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이 교회에서 교사를 하시던 분들의 포스팅을 보니 이 교회가 어디로 가는지 참 유감스럽습니다. 진화를 수용한다는 이유로 교사 자격을 박탈하는 일을 넘어 이제는 진화를 반대한다고 서약서까지 제출해야 교사로 세운다고 합니다. 과학 지식을 거부한다고 밝혀야,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반대한다고 서약해야 주일학교 교사를 시킨다면 그 주일학교는 과연 누구를 위한 주일학교가 되는 건가요?

오늘 포스팅을 보니 주일학교 교사의 의무 중에 유신진화론을 반대하는 일을 적시해 놓았습니다. 유신진화는 theistic evolution 이란 말입니다. 진화과정을 하나님의 창조의 방법으로 이해하는 관점입니다.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의 진화현상을 하나님이 창조하는 과정과 역사로 보는 관점이지요.

진화를 수용하면 기독교 신앙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창조신앙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성경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 한사람 한사람을 부모로부터 나온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단세포에서 부터 10달의 과정을 통해 창조하듯이, 다양한 생물들을 그렇게 인과적인 자연의 방법을 통해서 창조하셨다고 보는 것이 진화적 창조입니다.

성경은 고대근동의 독자들의 눈높이 맞춰 쓰여졌으니 거기서 과학 지식을 배우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 칼뱅의 가르침입니다. 온누리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 교단에서는 성경을 문자주의와 근본주의의 관점에서 가르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창조과학의 모태가 되었던 온누리 교회는 여전히 창조과학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나이가 만년 밖에 되지 않았고 지구가 생성된 후에 태양이 만들어졌다는 허황된 가르침을 교회에서 가르치면 그것은 복음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복음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가르친대로, 세상사람들이 다 아는 지식인데 성경을 근거로 그걸 반대하면 성경의 권위를 세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경을 우습게 만드는 어리석은 생동이 됩니다.

몇년 전에는 이 교회 목회자가 설교시간에 우리은하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이야기를, 더더군다나 최근의 과학 연구에 의하면 그렇게 밝혀졌다는 말을 해서 이슈가 되었지요.

천문학 전공 전문가들이, 목사님 아닙니다. 우리 은하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됩니다. 천문학 연구가 그런 허황된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것도 오해입니다. 이렇게 알려주면, 아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군요. 철회합니다.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제대로 알려주어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을 보면서 문제가 참 심각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분은 그랜드캐년 창조과학 탐사에 가서 그런 얘기를 듣고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설교시간에 한 듯 합니다. 개미가 달탐사하러가는 그런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해서 교회라는 무대에서 퍼트린다는 현상이 놀랍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작년에는 열심히 주일학교를 섬기던 교사를 그만두게 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어느 높은 목사가 어느 중간 목사를 시켜서 진화를 인정하는 위험한(?) 교사를 주일학교에서 내보냈다는 이야기가 페북에 뜨길래, 어쩌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었습니다.

교회에서 독서모임을 열어 제가 쓴 책을 비롯해서 진화를 수용하는 신학자나 과학자들의 책을 읽는다고 하니, 아예 장소를 빌릴 수 없도록 만드는 일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지금도 레이다를 켜고 어디서 진화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 예의주시하고 있는 걸까요?

올해는 아예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서약을 시키나 봅니다. 유신진화론 반대하는 일을 의무로 받아들이겠다고 맹세라도 해야되나봅니다.

참 무섭습니다. 아이들에게 참 신앙과 성경을 가르쳐야 하는 주일학교에서 이렇게 교조적으로 교사를 자르고 교사에게 서약을 시키는게 바람직할까요? 불교인이나 힌두교인을 교회 교사로 세울수는 없지요? 그러나 창조과학을 반대하면 신앙이 없는 사람이 되는건가요? 교사의 자격이 없습니까? 창조 신앙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이 엄중한 과학의 시대에 학교에서 배우는 건 믿지 말라고, 우주론도, 지구의 장구한 역사도, 생명과학도 틀렸다고 가르치면 아이들의 창조 신앙에 확립이 된답니까?

이 기회에 물어봅시다. 정말 궁금합니다.

1. 온누리교회 주일학교는 지구의 연대가 6천년이라고 가르칩니까? 이재만 선교사의 젊은지구론이 교회의 입장입니까?

2. 온누리교회 주일학교는,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이고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이고 생명의 종들이 긴 역사를 가지고 진화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과학지식을 성경이 부정한다고 가르칩니까? 온누리 교회 교사가 2000명을 넘는다던데, 다들 그렇게 가르치나요?

3. 과학을 통해 밝혀진 자연사, 즉 우주, 지구, 생명의 역사를 수용하면 주일학교 교사를 할 수 없습니까?

4. 중고등학교 과학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을 수용하고 그것이 모두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고백하면 교사의 자격이 없습니까? 

5. 온누리교회 목회자들은 진화를 수용한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가짜로 봅니까? 진화를 받아들이는 과학자들은 모두 창조를 반대하기 위해 짜고하는 거로 봅니까? 진화를 수용하는 기독교인 과학자들은 무신론자들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가르칩니까? 

6. 온누리교회 교인들 중에 자연과학 전공자들 꽤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출석하는 교회 주일학교에서 과학지식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 가르쳐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까?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부정하는 교육을 그대로 두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몇년 전에 들은 일입니다. 온누리교회 주일학교를 다니던 초등학생이 교회를 안가겠다고 해서 부모가 걱정하는 얘기였습니다. 자신은 과학이 맞고 성경이 틀렸다고 생각한다며 교회 안나간다고 했답니다.

과학이 맞다고 해서 성경이 틀릴 이유가 있겠습니까? 교회에서 성경을 잘못 가르쳐서 그렇지요. 성경은 진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가르치고 지구 나이가 만년이라고 알려준다고, 그랜드캐년은 노아홍수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그렇게 가르치면 똑똑한 아이들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학교에서 배운게 맞을까 아니면 교회에서 배운게 맞을까?

교회에서 성경을 과학책처럼 읽도록 가르치니 이런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 교회 목회자들은 장신에서 제대로 배웠을텐데 왜 그럴까요? 어느 목회자는 자신이 지구 6천년설 같은 걸 어떻게 믿냐고 고백도 했다는군요. 그래도 교회방침을 따라서 그냥 묻고 가는 걸까요?

남의 교회에 일에 왜 당신이 참견이냐고하면 할말이 없지만 사도신경으로 고백할때마다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기도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일학교 참 걱정입니다. 교회가 거짓말을 했다고 교회 안나가겠다는 아이들 말고 선생님 얘기 열심히 들으며 남아있는 아이들은 괜찮을까요? 학교에서 과학을 배울때 귀를 막으며 사탄의 유혹을 이기며 저건 거짓이야라고 맘속으로 부르짓으며 신앙을 지키려고 하는 아이들은 괜찮을까요? 나중에 과학을 제대로 맛보고는 어, 과학이 맞네. 그럼 어쩌겠습니까? 신앙을 잃기 쉽습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창조를 우리가 오해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오해 안에 하나님의 창조를 가두는 것이 훨씬 위험하고 창조신앙을 잃기 쉽습니다. 지동설 때도 그랬고 진화의 문제도 그렇고 앞으로 과학지식이 발전할때마다 계속 그럴 것입니다. 

큰교회라고 무조건 욕하지 않습니다. 온누리교회, 건강한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주일학교 제대로 창조신앙 교육하면 좋겠습니다. 그 교회다니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를 제대로 맛보고 찬양하고 신앙하면 좋겠습니다. 온누리교회가 그 막대한 인력과 자본으로 교회교육을 제대로 세우는데 한몫 했으면 좋겠습니다.

창조과학이나 가르치고 있으면 아이들은 학교 교육에도 지장을 받고 신앙도 지장을 받습니다. 그래가지고는 주일학교가 교육의 역할을 제대로 못합니다. 거룩한 공교회, 저는 믿습니다. 온누리교회가 우주적인 교회에 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를 바랄뿐입니다. 교조적으로 독단적 입장만 가르치지 말고 제발 주일학교 아이들을 좀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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