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만 빼고
자한당만 빼고
  • 김기대 목사
  • 승인 2020.02.15 0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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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비례대표 득표율을 노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비례대표 득표율을 노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 직분을 망각한 검찰총장은 현정부에 대해서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에 대한 고발에는 관대하다. 많은 시민들이 그를 향하여 정치 검사라고 항의하지만 그는 귀를 막고 있다. 검찰 국가 답게 그들은 자신들을 향한 고발사건을 여러 차례 거부했다. 3·1절에는 보수교회를 중심으로 광화문집회 총동원령이 내려졌지만 정작 건전한 기독교인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무조건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때문에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에서 일본을 본받자는 모 신문의 사설은 조롱의 성지가 되고 있다. 자한당의 말바꾸기로 몇번의 고비를 넘겨 겨우 통과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가장 반대하던 세력들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단물을 빼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안철수는 단물을 제공한 이들을 비판하며 단물에 빨대를 꽂았다. 이제 몇몇 ‘칼럼리스트’들은 국회의원 아니 정당의 상전이 되어 칼보다 무서운 펜을 휘두르고 있다.

깊어진 정치 혐오가 선거 열기도 식히고 있다. 힘없는 대통령제 아래서 정당한 집행이 검찰의 손을 거치면 개입이 되고 국회가 운영 중인데도 자유한국당은 거리의 군중에 빌붙어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선거는 무용하고 정치는 해악이다. 더불어 민주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자유한국당에 있다. 보수정권이면서도 평화라는 국민의 열망보다 안보를 자극하는 태도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사유화로 정권을 잃었으면 반성해야 하는데 전직 대통령에 게 진 마음의 빚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

그러나 자한당의 이 같은 처신은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는지 모른다. 탄핵에 동참한 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누적인원 1700만명이 거둔 결실이 시들어 질 법도 한데 많은 인원들이 서초동에 모여 검찰 OUT을 외쳤으니 우리가 이러려고 탄핵에 동참했냐라는 자괴감이 드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촛불의 여망을 선거에 담는 순간 모든 것은 문재인 후보를 위해 깔아놓은 40%도 안되는 누더기 길이었는데 그 길이 3년이지나도록 닳지도 않고 지지율이 더 높아졌으니 기가 찰 노릇일게다. 이러한 현실에서 ‘문빠’라고 조롱하는 것 말고는 해결 방법이 없으니 자한당도 참 애처롭게 되었다.

지금 야당은 그들이 안보정당 경제정당이라고 외치지만 그들은 주역이 아니었다. 북한과의 갈등도 경제적 안정성도 지금 여당이 집권하던 시절 더 좋았다. 물론 박정희 전두환 시절의 호황은 사실이지만 21세기의 산업구조를 당시와 비교할 수 없다. 그들은 좋았던 경제 지표를 과거 회귀로 이용하면서 스스로 무덤을 팠다.

2016년 겨울, 국민들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정치권력에 대해 수평관계를 유지했다. 혹자는 상전 노릇이라 말하지만 민주주의에서 상전이 어디있고 ‘아래 것’이 어디있나? 상전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자발적 ‘아래 것’이 되어 봤다는 이야기인데 그것은 본인의 비겁함때문이지 그 무서운 독재 권력 하에서도 ‘아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나는 항상 상전이었다. 간혹 이곳을 방문하는 국회의원들과 만날 기회가 있어도 나는 그러한 자리를 외면한다. 만나고 싶으면 그들이 와야지 내가 왜 가는가? 그러므로 “정당과 정치권력이 다시 상전이 됐다.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정권 유지에 동원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한줌의 권력과 맞바꿔지고 있다”는 말은 '아래 것'  역할극 놀이에 익숙하고 편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정권유지에 동원된 적이 없다. 자유한국당 세력의 정권 탈환을 막으려는데 동원되었다면 모를까?

우려는 촛불집회 당시에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연동형 선거제는 위성 정당을 만드는 세력에 의해 왜곡되었고 검찰권 독립은 특정 세력의 칼춤에 동원되고 있다. 저들이 재 집권하면 재벌개혁은 물 건너가고 노동여건은 더 악화될 것이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 ‘노동존중’ 구호가 ‘재벌존중’으로 바뀌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보다 더 싸우기 힘들다”고 주장했다지만 그게 꼭 정권탓일까? 노동운동말고도 싸워야할 문제가 다양해져 노동운동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떨어진 것을 모르고 있다.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노동이 작업과 실천으로 성숙해 가야 하는데 그들은 아직도 ‘노동’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성소수자도, 타인종 또는 비정규 노동자도 안보인다.

특정 이념을 가진 특정 세력이 국회 입성할 수 있도록 제도 개혁을 통해 지분을 양보한 더불어 민주당에게 찬사를 보낸다. 선거 과정의 달콤한 공약이 선거 뒤에 배신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이제는 차선을 선택하는 방법이 다양해졌으니 정당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하다하다 위성정당에까지 투표해야 하는 국민의 책임도 있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그것도 정치가 겪어야 할 과정인 것을. “이제는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고향을 떠나)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자한당만 빼고’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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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2020-02-19 16:49:13
무슨목사가 이따위빨갱이소리를해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