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지역 한인교회, 약 20%는 '근거리 개척'
휴스턴 지역 한인교회, 약 20%는 '근거리 개척'
  • 양재영 기자
  • 승인 2020.02.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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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분쟁으로 인근 지역에 개척하며 교인 뺏기 경쟁, 결국 서로 상처만 남아
근거리 개척으로 점차 늘어나는 건 사회적 불신이 아닐까 (편집부 이미지)
근거리 개척으로 점차 늘어나는 건 사회적 불신이 아닐까 (편집부 이미지)

"45개의 지역 교회 중 최소 8개가 근거리에 개척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휴스턴 지역에는 소위 '근거리 개척' 사례가 두드러지게 많이 발생했다. 기자가 직접 현장조사를 해 본 결과 휴스턴과 인근 케이티 지역에서 담임목사가 사임후 인근에 개척하거나 부목사가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 개척한 경우가 8건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 전 휴스턴예닮교회가 담임목사와의 갈등을 마무리 하는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이 합의 내용에 정작 '근거리 개척 금지' 관련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또 하나의 근거리 교회를 개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휴스턴 지역에서 '근거리 개척'을 한 사례는 8개나 된다. 새누리교회에서 나온 P목사와 K목사는 사임 후 휴스턴 지역에 개척했으며, 휴스턴 한인장로교회의 K목사와 또다른 K 목사, 그리고 S 목사 역시 사임 후 인근에 교회를 개척했다. 

휴스턴 한인장로교회의 한 교인은 “K 목사는 지난 2017년 담임목사에서 사임 한 후 교회를 개척했으며, 현재 본 교회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모 노인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휴스턴비전교회와 나사장로교회에서는 부목사가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 인근에 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회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교회 형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목사가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 인근에 개척함으로 그 피해는 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휴스턴 영락장로교회에서 나와 교인들과 함께 S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진 J 목사는 근거리 개척이라는 지적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청년부 목사로 부임했고 2016년에 교회문제로 떠난 교인들이 5분정도의 거리에 개척을 했고, 저에게 청빙을 제안했다. 제가 근거리 개척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이 지역에는 이러한 개척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교인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휴스턴 지역에는 약 45개 정도의 한인교회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 중 8개 이상의 교회가 근거리개척으로 이뤄져 그 심각도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교회 한 관계자는 “휴스턴 지역에 이미 만연한 근거리개척의 가장 큰 문제는 개척을 하는 목사나 이를 따르는 교인들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며 “자신이 시무하던 교회에 최소한의 배려를 담아내지 못하는 문화가 안타까울 뿐이다"고 지적했다. 

근거리 개척문제, 목사 교인 모두 심각하게 인식해야 

[뉴스M]은 지난 2018년 기사 (http://www.newsm.com/news/articleView.html?idxno=18547) '미주 한인교회를 진단한다' 시리즈 제3편에서 한인교회 근거리 개척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여기서 근거리 개척이 본 교회와 개척교회 간 씻을 수 없는 갈등의 요인이며, 타국에서 근거리 생활권으로 살아가는 한인들의 특성상 교회 문제가 곧 한인사회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또 일반적으로 갈등 후 분리된 교회가 근거리에 위치해 있을 때, 양쪽의 교회는 불편한 관계 가운데 놓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갈등으로 인한 상처와 마무리되지 않은 감정들로 인하여, 양쪽 교회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경쟁적 관계를 형성하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조롱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사례는 결국 교회의 사회적 인식 저하로 이어지는데, 실제로 쟌스크릭 한인교회의 표절사건과 근거리 개척을 지켜보았던 아틀란타 한인들의 반응은 매우 냉소적이었으며, 교회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진것을 느낄수 있었다는 지역 목회자들의 전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라지지 않는 '근거리 개척' 원인과 대책은? 

[뉴스M] 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근거리 개척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에는 '목회자와 교인의 욕망'과 '개교회 이기주의'가 뿌리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사가 갑자기 교회에서 리더의 위치를 상실했을때 이를 충족 시키기 위해 기존의 교회와 가까운 곳에 터를 잡음으로써 자신의 리더십 아래 있던 교인들을 손쉽게 끌어 올 수 있다는 욕망,  또 교인들은 이런 목사를 따라 감으로써 새로운 리더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적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편의성, 그리고 이 둘을 함께 아우르는 한인교회의 개교회 이기주의가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본지가 내놓은 대책도 있었다. 교단 차원에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내규와 규칙을 엄격히 함으로써 무분별한 개척을 막자는 것, 또 하나는 교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거부를 통한 원천적인 제재를 하는 것을 제시했다. 결국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결정 하는데는 목사 스스로가 자신들의 목회를 기존 교회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우선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 개척은 한국이나 미국, 두 나라 모두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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