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사죄".."조용하세요!" 신천지 이만희, 사죄에도 의혹해소 안 돼
"국민께 사죄".."조용하세요!" 신천지 이만희, 사죄에도 의혹해소 안 돼
  • 뉴스M 편집부
  • 승인 2020.03.0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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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나온 자리, 큰절 두번 하며 해명에도 '우한교인 미스터리' 남아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희훈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희훈

[뉴스M=오마이뉴스 제휴기사]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교단 내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를 고한다"며 "정말 면목이 없다, 부디 용서해달라"고 했다. 그는 교단 차원에서 정부 방역대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2일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3시 13분 경기도 가평군 '평화의 궁전' 안마당에 회색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난 그는 "31번 코로나19(환자) 사건과 관련해 신천지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며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그래도 최선의 노력을 했으나 다 막지 못했다"고 했다.

마침내 나타난 이만희... 마스크 쓰고 '사죄의 큰절'

▲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 도중 큰 절을 하고있다.ⓒ 공동취재사진 
▲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 도중 큰 절을 하고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 여러분들, 뭐라고 이 사람 사죄해야 하겠습니까. 정말 면목 없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엎드려 사죄를 고하겠다."

이 총회장은 말을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했다. 한 여성 교인은 그 모습이 안타까운 듯 고개를 돌렸다. 다시 의자에 앉아 발언을 이어가던 그는 "이 바쁜 시기에 정부 당국에서 우리 교회를 위해 노력해준 데에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고마움과 동시에 이 정부에게도 이 사람, 용서를 구한다"고 말한 뒤 또 한 번 맨바닥에 절했다. 이 총회장은 "부디 용서해달라"며 "(우리도)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정부에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약 12분간의 모두발언을 끝낸 뒤 이 총회장은 기자들의 질문도 직접 받았다. 질의응답은 그가 89세 고령으로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교인 한 명이 옆에 앉아 질문을 정리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자 : 지자체장이나 언론에선 총회장이 일찍 나서서 신도들에게 협조 말씀해달라고 했는데 이제야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가 뭔가
이만희 : "네 그 점은 여러분들 이해해달라. 이와 같은 일(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있어서 너무나 막는 데에 급급하다 보니 정말 정신이 없었다. 교회도 다 문닫아서 사람이 없다. 그러나 정부도 일하는데 우리가 협조 안 하고 되겠나. 반면에 아까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교인들에게 협조 당부하는) 편지를 계속 보냈다. 뒤늦게나마 여러분들하고 대화하게 돼 감사하다."

기자 : 최근 진단검사를 받았다고 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았나.
이만희 :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와서 받았는데, 나도 아직까지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음성, 뭐라는데 나는 음성도 잘 몰라. 그런 줄로만 알고 있다(신천지 쪽은 이 총회장이 선별진료소인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3월 2일 음성판정을 받은 기록을 공개했다 - 기자 주)."

기자 : '평화의 궁전'에 언제 왔나. 그동안 계속 여기 있었나.
이만희 : "이 사람은 한 군데에 가만히 있을 팔자가 못 된다. 여기 17일인가 왔다가 잠깐 그리 한거다(신천지 쪽은 이후 이 총회장이 2월 17일 평화의 궁전에 온 뒤 2월 29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때말고는 외출한 적 없다고 추가 설명했다 - 기자 주)."

그런데 이 총회장이 질문을 받는 도중 사회자가 질의응답을 마치려고 했다. 기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이 총회장은 "우리는 다 성인이다, 이런 거는 질서 없으면 난장판이 된다"며 중재에 나섰다. 다만 "자료, 사람 수를 정부에서 달라는데 왜 안 줬냐는 말이 있었는데 그 정보는 (설명)할 사람이 하면 되겠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신천지 "정부에 적극 협조"... '우한 교인' 미스터리는 여전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연수원 건물로 향하고 있다.ⓒ 이희훈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연수원 건물로 향하고 있다.ⓒ 이희훈

이후 마이크를 잡은 신천지 내무부장은 질병관리본부 등에 자료제공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신천지 쪽은 2월 17일 31번 확진자가 대구교회 교인임을 확인한 뒤 전파 가능성을 우려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다음날 질병관리본부·대구시와 곧바로 업무협조를 시작했다. 또한 현재까지 국내외 교인 24만5605명과 전체 교육생 6만5127명 명단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원으로 의심받는 우한교회의 경우 2019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357명 교인 가운데 단 한 명도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해당 교인들은 전부 외국인이고 2018년 6월 15일 이후 모든 예배와 모임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국내 교인이 참여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일 방역당국은 1월 8일 우한에서 입국한 교인 1명이 있다며 추가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상황이다.

신천지는 질본과 지자체가 확보한 교인 명단의 차이는 교회 기준이냐, 주소지 기준이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질본과 지자체 모두 직접 직원이 와서 서버에서 곧바로 자료를 받아갔고, 검수 과정도 거쳤기 때문에 일부러 자료를 숨길 수 없고, 서버를 삭제한 적도 없다고 했다. 미성년자 교인 명단 은폐 의혹 역시 내부 기준대로 분류한 자료를 제공했지만 부모를 통해 조사하는 것으로 협의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해외선교부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만희 총회장 등을 살인죄로 고발한 것을 두고 "기사로 접했는데 당장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코로나사태를 빨리 종식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미국 CNN 인터뷰에서 '정부가 신천지에 책임을 몰아간다'는 식으로 발언해 논란이 불거진 일을 두고는 "현실을 인정하고 앞으로도 더욱 협조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기사를 보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불편함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방역 문제로 기자회견 장소 우왕좌왕... '피해자'들 시위도
 

▲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전 신천지에 빠진 딸을 돌려달라고 주장하던 한 여성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희훈
▲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전 신천지에 빠진 딸을 돌려달라고 주장하던 한 여성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희훈

당초 신천지는 경기도청, 가평군 보건소와 협의를 거쳐 '평화의 궁전' 지하 강당에서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2일 오후 경기도가 '평화의 궁전' 자체가 폐쇄된 곳이라 사용불가 방침을 밝혔고, 오후 2시반쯤 도청 공무원이 직접 방문해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신천지는 경기도와 조율 끝에 '평화의 궁전' 안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평화의 궁전' 앞에는 '신천지 교회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이 신천지 교리 때문에 가출한 뒤 수년째 행방불명이라며 당장 집으로 돌려보내주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소리쳤다. 기자회견 중간중간에도 "이만희는 사죄하라" 등등을 외치는 소리가 '평화의 궁전' 담벼락 너머에서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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