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보다 조선의 독립을 갈망했던 마포삼열 선교사
조선인보다 조선의 독립을 갈망했던 마포삼열 선교사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3.04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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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1주년을 맞아 마포삼열 다큐멘터리 KBS에서 방송
KBS가 방영한 마포삼열 선교사 일대기 (KBS 화면 갈무리)
KBS가 방영한 마포삼열 선교사 일대기 (KBS 화면 갈무리)

KBS의 ‘다큐세상’에서 3.1절 101주년을 맞아 [130년간의 한국사랑-마포삼열과 그의 아들들]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지난달 28일과 지난 3월 1일에 방송했다. 마포삼열(Samuel Austin Moffet, 1864~1939)은 [미국북장로교 선교부]로부터 조선으로 파송되어 1890년부터 1936년까지 주로 평양에서 사역했다. 이번에 제작된 다큐멘터리는 평양에서 처음 시작된 3.1운동이 마포삼열의 지지로 시작되었음을 주목하고, 3.1절을 맞아 그의 헌신을 기억하고자 하는 취지로 제작되었다.

‘다큐세상’의 제작진은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한국, 일본, 미국에서 마포삼열과 관련된 사료를 직접 확인했고, 현재 미국의 프린스턴에 거주하는 마포삼열의 며느리인 아이린 마펫을 인터뷰하여, 마포삼열과 관련된 생생한 일화를 듣기도 했다. 현재 이 다큐멘터리는 KB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평양 3.1 운동의 숨은 조력자

1919년의 3.1 운동은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는 평화시위로서, 역사적으로 평양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다큐멘터리에서 마포삼열은 3.1 운동이 평양에서 처음 시작될 때 토대를 제공한 인물로 그려진다. 평양에서 3.1 운동을 주도했던 양전백, 김병조, 이승훈, 길선주, 유여대가 모두 마포삼열의 제자였으며, 그의 집에서 3월 10일경부터 ‘독립신보’가 몰래 발행되었다. 그러나 조선인의 평화시위와는 상반되게 일본은 너무나 폭압적으로 3.1 운동을 진압했다.

마포삼열은 이 상황을 [미국북장로교 선교부]에 보내는 연례보고서에 그대로 보고했으며 일본이 3.1 운동 이후에 상당수의 교회지도자들을 체포했고 19개 교회 건물을 파괴했다고 알렸다. 마포삼열은 선교사로서 평양에 교회를 세우는 것 뿐 아니라, [평양신학교]와 [숭실대학교]와 같은 근대교육기관을 세우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마포삼열은 이후 일본이 강요하는 신사참배를 줄곧 거부하다가 일본의 암살위협을 인지하고, 1936년에 급하게 미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그리고 마포삼열은 1939년에 조선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캘리포니아의 몬로비아에서 숨을 거두었다. 다큐멘터리는 2006년에 [장로회신학대학교]의 교정에 그의 유해가 이장되고 추모행사를 한 것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마포삼열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근래에 활발해

도서출판 [새물결플러스]는 2017년에 [숭실대학교 가치와윤리연구소]와 함께 [마포삼열 자료집]을 4권으로 출판했다. 이 자료집의 책임편역은 미국 UCLA의 옥성득 교수가 맡았고, 마포삼열이 쓴 편지와 메모, 회의록, 보고서, 신문 기사 등이 담겨있다. [새물결플러스]의 김요한 대표는 2017년에 이 책을 출간하면서, “귀한 자료를 빼곡히 기록으로 남긴 마포삼열 목사의 성실성, 20년에 걸쳐 타이핑한 마애린 여사의 수고, 한국어로 번역한 옥성득 교수의 노고”가 있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지난 2013년 봄에는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마포삼열기념자료실]을 재개관했다.

숭실대학교 가치와윤리연구소가 제작한 마포삼열 자료집 (황재혁)
숭실대학교 가치와윤리연구소가 제작한 마포삼열 자료집 (황재혁)

이 당시 자료실은 마포삼열의 아들인 마삼락의 유품과 평양의 기독교 유물을 중심으로 재개관했고, 현재도 관람객들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KBS에서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이후, 제작에 참여한 UCLA의 옥 교수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KBS 다큐 사상 최고의 시청률 기록”이라고 평가했고, “누가 어떻게 마포삼열의 빚을 갚을 것인가?”라고 말하며 현재 4권까지만 발행된 [마포삼열 자료집]이 앞으로 10권까지 더 출간되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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