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언제까지 '기독교 국가' 일까
미국은 언제까지 '기독교 국가' 일까
  • Michael Oh 기자
  • 승인 2020.03.14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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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종교 여론조사 [바나리서치], 미국인 젊은세대 교회 비호감도 증가세
미국이 기독교국가의 이름으로 불릴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뉴스M 디자인)
미국이 기독교국가의 이름으로 불릴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뉴스M 디자인)

[뉴스M=마이클 오 기자] 미국 기독교인에게 교회와 신앙은 분리할 수 없는 대상이다. 신앙은 교회로 부터 태어났고 교회는 신앙의 토대에서 성장했다. 미국인에게 교회는 자신의 탄생과 성장과 죽음을 함께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이런 전통은 점차 그 힘을 잃고 있다는 조사가 발표돼 흥미를 끈다.  

미국 종교 여론 조사 기관 [바나리서치]는 지난 2월 19일 [2020년 교회 상황]이라는 연구 조사를 바탕으로 '미국인과 교회의 관계를 정의하는 다섯 가지 트랜드' 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 조사는 최근까지 교회를 다니고 있거나 예배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미국 성인을 ‘적극적인 기독교인(Practicing Christians)’과 ‘교회 소속 기독교인(Churched Christians)’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적극적인 기독교인’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회를 출석하며, 신앙이 자신의 삶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이들이다. ‘교회 소속 기독교인’은 지난 6개월 중 1회 혹은 그 이상 교회 출석을 했으며, ‘적극적인 기독교인’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신앙을 접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성인 인구의 25%와 49%를 대표하며, 6천 3백50만과 1만 2천4백40만 정도가 된다고 한다. 

적극적 기독교인과 교회소속 기독교인으로 나눈 이번 조사에서 각각 27%, 38%가 해당한다고 밝혔다 (바나리서치 도표)
적극적 기독교인과 교회소속 기독교인으로 나눈 이번 조사에서 각각 27%, 38%가 해당한다고 밝혔다 (바나리서치 도표)

1. 미국 교인 5명 중 2명은 두 곳 이상 교회 다녀

보고서는 여전히 상당수의 교인이 한 교회를 출석하고 있지만, 여러 교회를 다니는 교인의 숫자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기독교인’의 경우 27%가량이 한곳 이상의 교회를 다니고 있으며, ‘교회 소속 기독교인’의 경우는 38%가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한 교회에 꾸준히 출석하기보다는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는 현상이 교회에 대한 충성심이 낮아졌기 때문은 아니다. 이들은 여전히 매주 교회를 출석하는 빈도가 일반 교인보다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한 이들이 매주 다른 교회를 다니기 보다는, 가끔 다른 교회를 방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했다.

적극적 기독교인과 교회 소속 기독교인, 그리고 비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교회의 영향력' 조사는 각각 큰 차이를 보였다 (바나리서치 도표)
적극적 기독교인과 교회 소속 기독교인, 그리고 비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교회의 영향력' 조사는 각각 큰 차이를 보였다 (바나리서치 도표)

2. 교회 출석 이유, '개인적인 만족' 때문

교회를 다니는 이유에 대한 응답으로, 대부분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에 많은 사람이 교회에 대한 피로감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극적인 기독교인’ 82%와 ‘교회 소속 기독교인’ 65%는 교회 출석에 대해 긍정적(‘enjoy doing it’)이라고 밝힌 반면, 교회 출석을 하는 이들 중 17%는 ‘의무감’에 다니고 있으며 15%는 그저 ‘습관적으로’ 다닌다고 밝혔다.

한편 기독교인 절반은 일반적인 교회가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평가하거나, 적어도 다른 사람이 그렇게 느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이들 48%와 적극적인 기독교인 45%뿐만 아니라 교회 소속 기독교인 57%는 자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교회에 싫증을 느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덧붙여 이러한 현상이 어느 특정 종파나 세대 혹은 분파에 제한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3. 예배 경험 '은혜된다' & '죄책감' 

대부분의 ‘교회 소속 기독교인’은 긍정적인 예배 경험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혜를 받았다’(inspired) 37%, ‘위로를 받았다’ 37%, ‘죄 사함을 느꼈다’ 34% 등의 반응이 있었으며, 매번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다’ 33%와 ‘삶에 도전을 받는다’ 26%는 응답도 있었다.

이 외에도 29%는 예배 참석이 ‘주중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고 밝혔으며, 28%는 ‘예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운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교회 소속 기독교인’ 중 32%는 예배에서 실망을 느끼는 경우가 절반이 넘으며, 40%는 예배 후에는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바나리서치 대표 데이빗 킨나먼은 “연구 조사과정에서 응답자들은 보통 부정적인 응답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연구자로서 이런 경향을 고려해 본다면, 응답자의 부정적인 반응은 더욱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더불어 예배 공동체도 이들의 실망감의 원인을 드러난 지점 이외에도 더욱 다양한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조사 결과는 오늘날의 교회 리더가 다양한 정서적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현실 가운데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예배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은혜가 된다는 반응과 죄책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각각 나타났다 (바나리서치 도표)
예배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은혜가 된다는 반응과 죄책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각각 나타났다 (바나리서치 도표)

4. 미국 다음세대 "교회 등록 필요한가" 

조사 대상자 중 예배 참석 6개월 후 교인 등록을 한 경우는 54%이며, 37%는 교인 등록 없이 여전히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적극적인 기독교인’의 경우, 71%가 등록 교인이며 26%는 교회 등록을 하지 않고 정기적인 예배 참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교파와 교단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교인 등록은 세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전후 세대(Baby boomers)는 엑스세대와 밀레니엄 세대에 비해 높은 교인 등록률을 나타내고 있다. (각각 68%, 48%, 51%) 심지어 이보다 젊은 세대는 교인 등록에 관한 질문이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은 더는 교인 등록이 교회 생활의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데이빗 킨나먼은 “오늘날의 미국인은 더는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어느 한 교회의 교인이 된다는 것 역시 예전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굳이 헌신이 요구되지도 않고 모든 것이 개방된 세상 가운데, 한 교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진다. 소속의 형식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서로에게 헌신하는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만들어내는 기능은 여전히 당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 갈수록 약해지는 교회 영향력, 미국은 언제까지 기독교 국가일까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의미에 대한 질문에, ‘적극적인 기독교인’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66% 매우 긍정적, 28% 다소 긍정적) 하지만 그 외의 미국인은 이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인 27%만이 교회가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도 동일한 비율로 나타났다. 38%는 ‘다소 영향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비기독교인 39%는 교회의 역할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며, 지역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는 응답도 무시할 수 없는 비율로 나타났다. (8% ’매우 부정적 역할’, 10% ‘다소 부정적 역할’) 조사 결과는 또한 ‘적극적인 기독교인’ 20%가 ‘교회가 시대에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적극적인 기독교인’은 비기독교인과 같은 비율(25%)로 교회의 후진성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하며 조사 결과를 마무리했다. 

“여전히 다수의 교인이 다른 사람과 함께 예배드리기를 즐기고 교회 등록에도 열려 있지만, 교회의 평판은 지역 사회 내에서나 사회 전체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성인이 되어가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을수록 더욱 부각된다. 어쩌면 이들에게 교회는 점점 더 피곤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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