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예배강행, 신천지 비난하던 일 잊었나"
"한국교회 예배강행, 신천지 비난하던 일 잊었나"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3.30 07:2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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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손봉호 교수-백종국 이사장 '4.15 총선과 한국교회’특집 대담 통해 현 정국 분석
백종국 기윤실 이사장(좌)과 손봉호 교수(우) 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관련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기윤실 제공)
백종국 기윤실 이사장(좌)과 손봉호 교수(우) 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관련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기윤실 제공)

[뉴스M=황재혁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지난 16일 백종국 기윤실 이사장과 고신대 석좌교수인 손봉호 자문위원장을 초청해 기획 대담을 진행했다. 이번 대담은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인의 올바른 정치참여와 선거’에 관해 기독교계 원로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되었고, 기윤실과 [코람데오닷컴]이 공동주최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위해 기획 대담을 온라인으로 준비했다. 이하 대담 전문. 

part 1. 코로나 19와 한국교회

백종국 이사장(이하 백): 반갑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되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코로나19에서 안전한 청정지역에서 잘 지내고 계십니까?

손봉호 자문위원장(이하 손): 네 괜찮습니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방역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은 신천지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신천지가 기독교의 이단이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도 이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백: 사실 일반인은 신천지 역시 교회라고 부르기 때문에 정통 한국교회와 신천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 신천지 이름에 예수교가 들어가 있어서 불신자들 입장에서는 신천지와 일반교회를 구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저는 신천지가 이렇게 생겨난 것이 한국교회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의 여러 약점이 상당히 신천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단의 교주라는 것은 성경의 정신과 어긋납니다. 그런데 일부 한국의 대형교회에서는 목사의 권위가 지나치게 높아서 그 교회의 당회에 들어가 보니 장로들이 목사 앞에서 벌벌 떨고 있더라고요. 구원은 은혜로 받는 것이지 우리의 노력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게 성경의 주요한 교리입니다. 나만 구원받고 나만 축복받는 게 신앙의 핵심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단에서 교주를 강조하고, 배타적 이기주의를 보이는 이러한 모습은 한국교회의 안 좋은 모습과 어느 부분에서는 비슷합니다. 

백: 그런데 최근 들어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신천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는 점점 줄어들지만, 일반 정통 교회에서 예배를 강행하다가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정통교회조차도 신천지와 같은 대중적 비난을 받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손: 저도 그런 보도를 들으면 가슴이 움찔합니다. 두 세 사람이 예수의 이름으로 모인 것이 교회고 예배인데요. 굳이 모여서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백: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한국개신교의 전통은 상당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공동체적인 정신도 생기지요. 그런데 한국교회에서 특별한 상황에서는 특별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손: 성경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고,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게 아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사태야말로 그렇지 않습니까? 교회에 같이 모여서 예배드리면 다른 사람이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서까지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하나 생각이 듭니다.

part 2. 4.15총선과 가짜뉴스

백: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더 중요한 문제가 사실은 뒤로 밀리고 있는 데요. 그것은 바로 선거 문제입니다. 4월 15일에 21대 총선이 예정되어 있는데, 기윤실은 예전부터 공명선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손 자문위원장은 지금의 공직선거법을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하셨지요?

손: 네, 사실 칼빈이 민주주의를 다른 정치제도보다 선호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칼빈이 인간의 절대부패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역사에서 독재의 권한을 가지고 부패 안 한 사람이 없어요.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칼빈은 권력이 분산되어야 부패가 줄어든다는 식으로 생각했기에 다수결의 원리를 말했습니다. 절대군주 시대에 칼빈이 그런 말을 한 것은 혁명적인 발상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 선거의 공명성은 어느 정도 보장되었다고 봅니다. 그전까지 기윤실이 공명선거 운동에 앞장섰는데, 이제는 선관위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백: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걱정들이 있는데요. 먼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방해하는 가짜뉴스가 너무나 심각하다는 입장이고요. 두 번째로는 이념으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손: 이는 우리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짜뉴스부터 논하자면, 이것은 전세계적 현상인데, 유독 우리나라가 더 심합니다. 이는 과거 독재시대에 언론이 객관성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던 유산이 지금까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워낙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기에 말도 안 되는 의견이 거기에 있어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뉴스만 받아들이는 그런 상황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백: 최근에 가짜 뉴스를 누가 만드는지 알아봤는 데요. 유튜브는 일정한 페이지뷰가 있으면 광고가 붙고 광고비 중의 일부가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에게 지불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손: 네, 유튜브에서는 특정 영상을 보면 비슷한 영상을 계속 추천해줍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을 보게 되면 계속 추천이 들어오면서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관련 영상을 보며 내가 엉터리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지요.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소셜 미디어를 덜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거짓말 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거짓말 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짜뉴스를 많이 보면 가짜뉴스가 더 늘어납니다. 이로 인해 사회전체가 왜곡됩니다. 거짓말쟁이가 돈 벌도록 하는 것이기에 거기에 동참해선 안 됩니다.

백: 현재 손 자문위원장이 조선일보에서 윤리위원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많이 놀라는 것 같은 데요. 조선일보 윤리위원장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손: 저는 거짓뉴스가 위험하다는 것에 평소보다 누구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어느 신문이라도 그런 것을 도와달라고 하면 그것을 할 경향이 있었습니다. 다만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제게 그것을 제안해 윤리위원장이 된 것입니다. 이번에 윤리위원회가 만들어져서 제가 윤리코드를 30페이지 정도 만들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윤리코드를 준비하면서 영국 BBC에 언론인 행동수칙이 3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윤리위원장으로서 저는 신문이 사실을 잘 다루고 있는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 손 자문위원장이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어서 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part 3. 정치참여와 선거, 이념문제, 한국교회

손: 제가 어느 교회 집사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 교회의 목사님이 설교시간에 이 정부가 사회주의로 나아가고 있다고 이렇게 말 했는데, 그 집사님은 거기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하냐는 내용의 메일이었습니다. 설교시간에 그런 말을 한다는 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저 역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이 가짜뉴스와 이념대립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려 이념대림이 격화되는 것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이익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렇게 이념에 입각해서 행동하는 것은 우상숭배입니다. 같은 교인이라도 이념이 다르다면 불신자보다 더 적대시하는 것은 이념이 믿음보다 우선시하는 것입니다.
  
백: 제가 한국교회를 위해 알려주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로는 목회자가 복음이 아닌 이념적인 것에 관해서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뭔지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거기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교회지도자들이 이념에 관해 말할 수는 있지만 정통적인 자료들을 토대로 공부를 하길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자산을 국유화하는 게 공산주의의 기본원칙인데요. 어느 목사님이 우리나라가 사회주의로 가고 있다고 말하며 현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산주의의 근거로 삼는데 탈원전과 공산주의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러면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독일이 공산주의입니까? 그것은 전혀 아닌데, 목사님이 공개적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면 성도들이 헷갈립니다. 

두 번째로 여론조사의 스펙트럼을 보면 한국사회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 비교적 진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60대부터 80대로 갈수록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연세가 드신 목사님이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해 설교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겠습니까? 혹시 젊은 친구들이 교회에 안 온다면 나의 설교가 너무 보수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선거국면을 맞아 교회가 좌와 우를 녹아내는 멜팅 팟(melting pot)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저는 봅니다.

손: 저는 목회자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예전부터 뼈저리게 여겼어요. 목사님이 교회에서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데 회중에는 경제학 교수가 앉아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옛날부터 목사님들을 위해 평신도 학자들이 기독교의 관점으로 좋을 글을 쓰면 좋겠다고 해서 나온 게 [좋은나무] 시리즈입니다. 거기에 담긴 글을 목사님이 읽어본다면 설교에 유용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지금 신천지와 관계되어서 이단이 한국교회에 이렇게 많은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반지성주의입니다. 한국교회의 반지성주의는 심리적인 것, 감성적인 것을 중시하고 객관적이고 이론적인 것을 싫어하는 것과 관련 있지요. 제가 어렸을 적에 교회에서 신학교 교수를 모시면 그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신학교 교수가 조금만 잘하면 목회자가 됩니다. 과거의 신학교 교수의 권위와 목회자의 권위가 완전히 바뀌고 말았어요. 지식이 교회에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게 되고 말았습니다.

백: 이성과 신앙이 균형이 잡혀 이성의 도움을 받아 건전한 신앙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한국교회에서 이러한 균형을 잡는 게 왜 잘 안될까요?

손: 우선 우리 기독교의 특징을 한번 봅시다. 기독교를 흔히 계시의 종교라고 하잖아요. 계시라고하면 사람이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때 계시의 종교지 사람이 스스로 알 수 있으면 계시가 아니지요. 그 말은 객관적인 진리가 있다는 뜻이기에 우리가 그것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초기부터 학자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리겐, 어거스틴, 아나타시우스, 이레니우스, 클레멘트와 같은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대단한 학자들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의 논의와 토론을 통해 만들어낸 게 정통교회에요.

백: 마지막으로 선거에서 기독교인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지를 살펴보고 싶은 데요. 가장 먼저는 법적인 단계로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지 안하는지의 단계가 있고요. 그다음은 정책을 보는 시각의 단계로서 어떤 정책을 가진 정당과 후보를 고를지의 단계가 있고요. 세 번째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하나님 나라는 무엇이냐를 추구하는 단계가 있을텐데요. 법적인 단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지요.

손: 우리가 법과 함께 후보자의 도덕성은 매우 심각하게 봐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국회의원들의 지식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말도 청산유수이고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도덕성이 엉망입니다. 그래서 나는 저 후보가 정말로 도덕적인 사람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념간의 논쟁이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 내다보면 그런 것이 대단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역사철학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어거스틴도 “하나님의 역사는 수수께끼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 어거스틴은 역사에서 하나님의 뜻을 밝히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 겁니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성경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지 먼저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정의롭고 평화롭게 그리고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에 기독교인이 공헌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투표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엉터리 국회의원을 뽑으면 국가전체가 손해 봅니다. 보궐선거를 하면 비용이 들잖아요. 이제는 교회도 지역에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후보가 당선되도록 기여해야 할 겁니다. 

백: 여러 가지로 어려운 국면에 오늘 대담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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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2020-04-11 13:56:03
그 모든 말들이 훗날 하나님의 판단 아래 놓일 때가 있을 것인데...

박영민 2020-04-11 13:54:24
이미 많은 한국교회가 영상예배를 드리고, 조건 안되는 교회들이 정부수칙지키며 최소한의 예배를 드린다. 어디 사이비와 비교를...

박영민 2020-04-11 13:49:44
입이 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어디 사이비집단의 탈법적 모임과 하나님백성들의 예배를 일직선상에 놓고 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