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일방적 학과 폐지 논란
총신대, 일방적 학과 폐지 논란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4.08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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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재활상담학과 폐지 과정서 학생측 소통 부족, 인문관련학과만 정원감축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황재혁)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황재혁)

[뉴스M=황재혁 기자] 국내 대표적 교단신학교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신학대학교(총장 이재서)가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원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비인기 학과를 비롯한 인문계열 학과만 정원 감축을 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3월 27일 학교에서 발표한 학칙 개정안은 2021학년도부터 현재 입학정원의 7%를 줄이기로 했고, 중독재활상담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한명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이 개정안을 통과 시키기 위해 지난 7일 오전 10시에 대학평의원회를 열었지만 여러 갑론을박 끝에 10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중독재활상담학과의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개정안에 반발해 지난 3월 30일부터 종합관에서 시위를 시작했고, 학생전체를 대표하는 '한마음' 총학생회도 4월 6일부터 시위에 합류해 개정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내년까지 27명의 입학정원을 줄여야 하는 총신대

총신대는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따른 교육부의 감축 권고안을 이행하기 위해 학칙 개정안을 만들고 지난 3월 27일에 이를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현재 입학정원 334명이 내년부터 307명으로 줄어드는데, 신학과는 82명에서 72명으로, 교회음악과는 58명에서 53명으로, 아동학과는 19명에서 18명으로, 사회복지학과는 36명에서 35명으로 입학정원이 각각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중독재활상담학과의 경우 현재 입학정원 10명에서 내년 입학정원이 0명으로 줄어드는 것. 즉 내년부터 신입생을 못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올해 입학한 신입생이 졸업하는 4년 후 부터는 이 과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황재혁)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황재혁)

이 개정안이 발표되고 한마음 총학생회는 지난 3월 31일 총장, 부총장 그리고 구조조정위원회의 교수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면담에서 학교측은 “총신대가 김영우 총장 체제에서 2018년 2주기 대학평가를 받지 않아서, 4월 10일까지 교육부에 정원감축안을 보고해야 한다”고 하면서 “사범계열 학과는 올해 진행 될 교원양성평가에 따라 감축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유보를 했고, 신학과 기독교교육과는 종교계열 학과로 정원감축에서 제외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감축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위원장인 하재송 교수는 “입학정원이 너무 적어 운영이 어려운 중독재활상담학과의 폐과 논의는 줄곧 있었다”고 말하며, “학과 졸업생들이 학사 학위로는 관련분야의 진출이 어렵기에 학과 교수들에게 대학원에 학과 개설을 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학칙 개정안은 구조조정 위원회 회의를 거쳐 지난 3월 30일에 교무회의를 통과했고, 대학평의원회로 안건이 넘겨졌다. 그러나 지난 1일과 7일에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고, 학교측에서는 오는 10일에 다시 대학평의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10일에 대학평의원회에서 이 학칙 개정안이 통과되면 최종적으로 이사회 승인을 거쳐 학칙이 개정된다. 

폐과의 위기를 맞은 중독재활상담학과, "사전 소통이라도 해 줬더라면"

총신대에 중독재활상담학과가 설립된 것은 2014년부터다. 야간으로 시작했던 중독재활상담학과는 2015년부터 주간으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인원은 적지만 국내유일의 특수과로서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중독재활상담학과는 이번 학칙 개정으로 갑작스럽게 폐과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중독재활상담학과의 비춤학생회는 이 학칙 개정안에 즉각 반발해 성명서를 발표했고, 지난 3월 30일부터 학내에서 시위를 하며 학칙 개정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표하고 있다.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황재혁)
'비춤' 학생회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황재혁)

지난 7일에 발표한 비춤학생회의 성명서에서 비춤학생회는 학교측을 향해 크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첫 번째로 학생회는 “그간의 학과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정원을 조정하여 모든 학과가 균등하게 정원을 감축하여 달라”고 요구했고, 두 번째로 “현재 총신대의 사회복지학과, 아동학과, 중독재활상담학과를 사회과학부로 통합해 전공제로 운영해달라”고 호소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춤학생회 임원은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하기 원하지 않고, 우리의 부당함을 해소하기 위해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교측은 개정안을 마련할 때 우리의 의견을 듣지 못한 것에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지금까지도 개정안의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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