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교회들, 코로나 사태에 더 빛나는 '섬김'
미주 한인교회들, 코로나 사태에 더 빛나는 '섬김'
  • Michael Oh 기자
  • 승인 2020.04.0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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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한인교회와 한인 시민단체들, 팔 걷어붙이며 봉사로 이웃에 섬김을 실천해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뉴스M=마이클 오 기자]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가파르게 진행됨에 따라 미주 한인 교회와 시민 단체의 사랑과 나눔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4월 9일 현재 422,350명)는 이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망자 수(14,257명, 세계 3위)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조치에 따라 각종 경제 위기와 실업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한편 이런 위기는 노약자와 장애인 등 취약 계층뿐만 아니라, 서류 미비자나 노숙자 등 소외 계층에게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이런 상황 가운데 다수의 한인 교회와 교민 단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과 공동체를 돕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마다 상황과 필요가 다르지만, 이들 교회와 단체는 저마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가 실시하는 '코로나19 자원봉사 캠페인' (손태환 목사 페이스북)

시카고 기쁨의 교회, ‘코로나 19 자원봉사 캠페인’

시카고 기쁨의 교회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코로나 19 자원봉사 캠페인'을 시작했다. 교인뿐만 아니라 위기에 처한 주변 공동체와 이웃을 향한 다양한 도움의 손길이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손태환 목사의 설명이다.

1. 장 대신 봐주기 
바깥출입이 어려운 노인들이나 유학생을 위한 봉사입니다. 식료품 구입이나 약 픽업 등을 합니다. 도움 신청자와 봉사자를 매칭시켜서 필요가 있을 시 언제든 도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수제 마스크 만들기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필요한 곳에 보급합니다. 현재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 복지사들과 무료 의료 클리닉 봉사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근 지역 병원에도 필요하면 보낼 계획입니다. 가능한 교우들에게 매뉴얼을 제공하고 집에서 만든 후에, 교회에서 포장과 스티커 작업을 합니다. 미국에서도 마스크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료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3. 드롭 박스 
교우들이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예배당에 드롭하면 모아서 필요한 곳에 전달합니다. 현재 이번 사태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두 곳을 선정해서 보내는데, 첫째는 가정폭력 피해자들(특히 가해자들과 24시간 함께 보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돕기 위해 해당 기관에 전달했고, 둘째는 시카고 지역 난민 중 이번에 실직한 가정들(현재 파악된 39가정)에 곧 전달할 예정입니다. 

4. Amazon Wish List 
곧 시작할 또 다른 캠페인인데요, 이번에 실직하여 당장 생계가 어려워진 난민들을 위해서 그 가정에서 아마존 위시리스트에 필요한 생필품을 넣어 놓으면, 저희 교회 교우들이 보고 원하는 가정의 위시리스트를 구입해서 직접 그 가정으로 발송되도록 하는 방식의 사역입니다. 요즘처럼 직접 구입한 후 만나서 전달하기 어려운 때 새로운 방식의 좋은 구제 사역이 될 것 같습니다.

손태환 목사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교회가 존재해야 할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이며, 교회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한다. 캠페인이 이러한 교회됨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나 살길만을 도모할 때가 아니라 남 살릴 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예배나 부활절 성찬식 논의가 많지만, 사실 이런 재난 시절에 드리는 예배는 조금 부족해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때에 교회가 자기 살길만을 찾는다면 (물론 생존 자체가 문제인 교회의 상황은 이해합니다), 이 코로나 19 사태 이후 세상은 철저히 교회를 외면할 것입니다. 

이 캠페인의 또 다른 목적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실천에 옮기는 데 있습니다. 소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집 안에 격리되어 있으면 우리 모두 단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단절을 경험하면서 우리가 실은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들인지 깨닫고 있죠.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우리는 전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두려운 방식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모든 관계에서 단절을 경험하는 지금이야말로 연대의 중요성을 실천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불안과 공포를 넘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이때, 어떻게든 살림과 생명의 문화를 퍼뜨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올라가고 있고 아시아인들을 향한 혐오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작은 일이지만 누군가를 돕고 살리는 이야기들이 퍼져가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은 이 절망의 시기에도 희망할 것이고,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밀알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남가주 밀알선교단 제공)
‘밀알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남가주 밀알선교단 제공)
‘밀알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남가주 밀알선교단 제공)
‘밀알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남가주 밀알선교단 제공)

남가주 밀알선교단, ‘밀알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

남가주밀알선교단은 장애인을 향한 사랑과 도움을 나누는 단체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맞이해서  펼치고 있는 ‘밀알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 또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실천이라고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종희 단장의 설명이다.

“쌀, 라면, 과일, 화장지, 비누, 손 세정제, 마스크 등 식료 및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요즘 생업을 이어나가기도 힘들고, 특히 극심한 사재기 현상으로 가뜩이나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입니다. 감사하게도 주변의 여러 교회와 단체 및 개인도 물품과 후원금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 취약 계층인 장애인들이 더욱 큰 소외와 고통을 당하지 않고 잘 견디고 이겨낼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의 손길이 이어져 가기를 바랍니다. 또한 주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이 있으면 남가주밀알선교단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남가주밀알Venmo ID: @Milal-Mission-SCA)

 

뉴저지 하늘 뜻 교회, ‘신나는 공동구매 협동조합’

뉴저지 하늘 뜻 교회는 매년 진행하고 있는 ‘신나는 공동구매 협동조합’을 통해 마스크 기부를 진행했다. 한재경 담임 목사는 “신나는 공동구매 협동조합은 단순한 기부 봉사를 넘어 구매 행위에 윤리적 선함을 덪입힌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누구나 필요가 있고, 필요에 따라 구매행위를 하는데요. 공동으로 구매해서 저렴한 가격을 찾고, 남는 이익금은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번 마스크 구매도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필요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돕습니다.

지난 가을 완도 해산물을 공동구매해서 생산자도 좋고, 구매자도 저렴한 가격과 신선한 제품을 구매해서 좋고, 이익금은 서류미비자와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해서 좋았어요. 그래서 모두 신이 난다고 해서 ‘신나는 공동구매 협동조합’입니다.”

협동조합은 코로나 19 사태를 맞이하여 마스크를 공동 구매 판매하였고, 여기서 얻은 수익금으로 마스크를 구입하여 형편이 어려운 10가정에 10개씩 기부를 했다. 한재경 목사는 “경제적으로 여유는 있지만, 물량 때문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분들께도 꼭 필요한 물품인 것은 알지만, 이번 나눔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먼저 고려하기로” 했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더불어 “교회가 작아 많은 분께 도움의 손길을 전해 드릴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돕기를 원한다"며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이런 마음을 담아 2차 마스크 기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교인 기부 금액에 교회가 매칭하여 기부금을 준비한 뒤 마스크를 구입하여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스크 구입 수량의 반은 공동체 내에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될 계획이며, 나머지 반은 거리에 나와 있는 남미 출신 일용직분들께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뉴욕 후러싱제일교회 주변 요양원 Sapphire Rehabilitation Center 와 Flushing House 에 물품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 후러싱제일교회)
뉴욕 후러싱제일교회 주변 요양원 Sapphire Rehabilitation Center 와 Flushing House 에 물품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 후러싱제일교회)
뉴욕 후러싱제일교회 주변 요양원 Sapphire Rehabilitation Center 와 Flushing House 에 물품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 후러싱제일교회)
뉴욕 후러싱제일교회 주변 요양원 Sapphire Rehabilitation Center 와 Flushing House 에 물품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 후러싱제일교회)

뉴욕 후러싱제일교회, “HAND MADE MASK PROJECT 사랑 나눔 수제 마스크 프로젝트”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감염지역으로 손꼽히는 뉴욕의 후러싱제일교회는 교인들이 각자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주변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다. 후러싱 제일교회는 ‘사랑 나눔 수제 마스크 프로젝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양원과 무숙자 센터들을 위해 후러싱 제일교회(김정호 목사) 성도들이 집에서 나오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각 처소에 흩어져 미싱으로, 또는 손바느질로 면 마스크를 만들고 소독의 과정을 거쳐 계속 나누고 있습니다.”

미주 민주 참여포럼(KAPAC) “미국 병원 의료진을 위한 N95 마스크 모으기 운동” 포스터 (사진 미주 민주 참여포럼)
미주 민주 참여포럼(KAPAC) “미국 병원 의료진을 위한 N95 마스크 모으기 운동” 포스터 (사진 미주 민주 참여포럼)

미주 민주 참여포럼(KAPAC), “미국 병원 의료진을 위한 N95 마스크 모으기 운동”

미주 한인 유권자단체 미주 민주 참여포럼(KAPAC)은 의료 현장에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급격하고 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료 인력이 최소한의 보호 장비가 없어 위험 속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응 노력이다. 최광철 대표는 다음과 같이 이번 운동을 설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으로 수많은 미국인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감염의 위험 속에서도 바이러스 전쟁의 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노고에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나 현재 급격한 환자 증가속에 미병원의 의료진들은 마스크 등 기본적 개인 보호장비 PPE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있다고 합니다. 이에 각 가정에서 직장에서 비상용으로 가지고 계신 N95 마스크를 모아 지역의 미국병원으로 보내려고 하오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속담에 ‘콩 한 쪽도 나눈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결코 빗장을 걸거나 담장을 쌓아 이웃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우리 모두가 어려울 때이고 또한 미국은 가장 부유한 강대국이지만 당장에 닥친 기본 의료 장비 공급 부족의 난관에 봉착한 미국 병원 의료진들을 시기적절하게 돕는 것은 그 의미가 각별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도움의 금액과 관계없이 이러한 운동은 미 주류사회를 깊이 감동시키고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미주 한인 동포 나아가 한국인 전체에 대한 이미지 격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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