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독 먹고 자란 신천지.. '청출어람' 이랄까?
교회 독 먹고 자란 신천지.. '청출어람' 이랄까?
  • 뉴스M 편집부
  • 승인 2020.04.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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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태선 목사, "교회 성장논리 따라한 신천지의 성공.. 교회가 반성해야 한다"
대구신천지교회 전경 (사진 신천지교회)
대구신천지교회 전경 (사진 신천지교회)

[뉴스M=최태선 목사]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 신천지를 생각하며 든 생각이다. 신천지는 자신들의 세를 불리는데 성공했다. 신천지는 성공한 교회다. 내가 하는 말이 기분 나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모든 교회들이 자신들의 교회가 커지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는가. 커지는 것이 성령의 역사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신천지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인가.

순복음교회는 전도로 유명하다. 내가 이사 갔던 날을 기억한다. 그날 5층에 사는 분이 우리를 찾아왔다. 친절하게 우리를 대했고 우리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다. 그날은 별 말이 없었다. 그분은 순복음교회 구역장이었다. 그분에게 우리는 먹잇감이었다. 그렇게 다가와 약점을 파고든다. 우리가 교회엘 다니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한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 자기 교회에서 배운 처방대로 전도를 한다. 불만이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은 가장 우선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결국은 자신들의 교회가 가장 좋은 교회라는 것이 결정타이다. 그들은 대학에도 일류가 있고 삼류가 있는데 왜 삼류교회를 굳이 고집하느냐고 묻는다. 자기 교회가 일류교회라는 것이다. 자기 교회가 바르고 옳고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렇게 만들어주신 것이라는 것이다. 그 말에 설득을 당하는 사람이 없다면 순복음교회는 칠십만 명 교회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순복음교회는 이단의 혐의가 있던 교회다. 그래서 그럴 수 있었는가. 아니다. 추호도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는 정통 중의 정통인 교회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 가장 많은 존경을 받는 목사들 중 하나가 김동호 목사다. 나는 그분이 하신 말씀을 잊지 않는다. 그분의 교회에 멀리 지방으로부터 오는 교인들이 있다. 그래서 그것을 지적하자 그분은 교회를 병원에 비유하고 목사를 의사에 비유했다. 병이 걸리면 아무 병원이나 가냐는 것이다. 위험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아무 의사에게나 자기 몸을 맞길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니까 자기 교회가 서울대병원이나 삼성, 아산 병원 쯤 되고 자신은 최고의 외과의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핏 들으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그 생각처럼 참람한 생각은 없다. 교회와 목사에 차별이 있다는 말처럼 복음에 반하는 것은 없다. 그것은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모르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사도 바울이 자신을 뭐라고 했는가. 자신을 최고의 외과의사라고 했는가. 아니다. 그는 자신을 일컬어 달이 차지 못하여 난 자라고 했다. 사도들 가운데 가장 작은 사도라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다고 했다. 그가 교회를 박해한 경력 때문에 그랬다고 말하지 말라. 그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위해 최고의 헌신을 한 후에도 같은 말을 했다. 그는 우리들이 이 세상의 쓰레기처럼 되고, 이제까지 만물의 찌꺼기처럼 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사용한 것은 일인칭이 아니었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성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말이 아닌가.

김동호 목사의 예를 들었지만 다른 목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교회들이 자신들의 교인을 늘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먼 곳까지 교회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도하러 온 사람들은 교회 명패를 문에 붙여놓으면 오히려 안심하고 벨을 누른다. 그리고 자신들의 교회가 얼마나 크고 좋은지, 자기 교회 목사가 얼마나 설교를 잘 하는지를 자랑한다. 자기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해졌는지를 자랑한다. 소강석 같은 목사는 그걸 정당한 경쟁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군끼리는 그렇게 정당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처럼 알고 있다. 

그렇게 교회들은 무한경쟁의 상태에 놓여있다. 

거기서 신천지는 묘수를 발견했다. 십사만사천 명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다른 교회들은 다 그런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말하지는 않았다. 그냥 덮어놓고 커지는 것만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 목표에 비해 십사만사천 명이라는 성서에 그대로 기록된 구체적인 목표는 훨씬 더 실감이 났다. 그리고 그 안에 들기 위해 서두르기 시작했다. 옛날 ‘네다바이’ 수법과 똑같다. 가치를 확인시킨 후에는 자존심을 자극하거나 조바심이 나게 하여 생각을 마비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거기에 다단계 판매 기법까지 도용했다. 그래서 그들은 23만의 등록신자를 가진 거대 교회가 되었다. 거기에 가입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또 몇 만이다. 족히 삼십만 명을 거느린 최대교회가 된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경쟁에서 이겼다. 그들이 은밀한 작전을 펴지 않는 교회였다면 아마도 백만 명 쯤 모인다고 너스레를 떨지 않았을까. 

내가 왜 청출어람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렸는지 아는가. 본질상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들 가운데 교회가 커지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 교회가 있는가. 경쟁하지 않는 교회가 있는가. 큰 것을 자랑으로 내세우지 않는 교회가 있는가. 자신들의 교회가 다른 교회들보다 좋다는 것을 모두 은연중에 자랑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모습들이 바로 하나님 나라에 반하는 모습이고 그런 면에서 신천지는 정통이라고 하는 교회를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신천지가 정당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단이 아니라고 믿고 있는 교회들이 신천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분명 교리를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자.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오.” 

이 말씀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 나라는 하나님 나라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나라가 하늘에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실체가 없는 영적인 나라라는 말씀인가. 물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통해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사람들을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들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들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치를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내주러 왔다”

누가 높으냐를 놓고 서로 다투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백성들을 마구 내리누르는 이방사람들과 백성들에게 세도를 부리는 고관들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것이 바로 세상이다. 그러나 제자들은(너희끼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제자들은 종이 되어야 한다. 제자들의 사회인 하나님 나라는 세상과 다르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정 반대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나라가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이다. 그래서 바울과 그의 동료들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끼가 된 것이다. 

“화려한 옷을 입고 호사스럽게 사는 사람은 왕궁에 있다.”

오늘날 교회가 하나님 나라에 속하지 않고 세상에 속했다. 그래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화려한 옷을 입고 호사스럽게 사는 사람들이 되었다. 왕궁에서(세상에서)!!

이것이 요점이다. 예수님의 나라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세상에 속했다. 나는 코로나로 신천지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하느라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청출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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