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흑인교회, "우리 신앙은 견고하다"
팬데믹 시대 흑인교회, "우리 신앙은 견고하다"
  • 양재영 기자
  • 승인 2020.05.10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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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센터, 재난과 신앙과의 관계 여론조사 결과 발표
Mount Neboh Baptist Church 전경 (사진=교회홈페이지)
Mount Neboh Baptist Church 전경 (사진=교회홈페이지)

[뉴스M=양재영 기자] 코로나19로 미국교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흑인 교인들의 신앙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지난 4월 20일부터 일주일간 11,022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재난과 신앙과의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는 이번 코로나19 재난 기간 중 ‘신앙이 많이 변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24%는 오히려 ‘신앙이 더욱 견고해졌다'고 답변했다. 이 중에서, 전통적인 흑인 개신교회의 교인들의 ‘신앙심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56%에 달해 복음주의 개신교인들(42%), 가톨릭(27%), 주류 개신교인(mainland Protestants, 22%) 등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흑인 사망률 높은 이유, ‘소득 불평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흑인인구가 많은 시카고, 디트로이트, 뉴욕 등 대도시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의 50%, 전체 사망자의 70%가 흑인이라는 통계가 나왔을 정도로 흑인 커뮤니티의 피해는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최근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흑인과 라티노인들의 사망률은 다른 인종들의 2배를 넘어섰으며, 이러한 추세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소득의 불평등'을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BBC는 “미국처럼 백인이 경제적 우위를 점하는 국가들에서 (흑인과 같은) 인종들의 경제적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2018년 기준으로 미국 흑인가정의 식량위기는 전체 평균의 두배에 달하며, 당뇨병, 심장질환, 고혈압 등의 비율은 백인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생물학자인 엘리민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병원체일까? 아니면 가난일까?”라고 물으며 경제적 불균형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Mount Neboh Baptist Church' 예배 장면 (사진=교회 홈페이지)
'Mount Neboh Baptist Church' 예배 장면 (사진=교회 홈페이지)

"재난 이후 믿음 더욱 강해질 것"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도 흑인 개신교인들은 ‘그들의 신앙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 할렘에 위치한 82년 역사의 흑인 회중교회인 마운트 네보 침례교회(Mount Neboh Baptist Church)는 코로나 19로 30여일 만에 1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 교회 담임인 자니 그린 목사는 교인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하루 4시간이상 자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린 목사는 “전화가 울리면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나쁜 소식일까봐 늘 두려움에 싸여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교회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 목사는 “우리는 지금 서로를 의지하면 이겨내고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뜻에 따라 살려는 사람들에게 모든 일이 선하게 나아갈 것이다. 바이러스가 끝나면 우리는 더욱 강해져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피츠버그 중앙침례교회의 빅터 그릭스비 목사는 역시 흑인교회는 열악하지만, 이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릭스비 목사는 “흑인교회는 다른 백인교회와 달리 어떠한 자본도 기부금도 없다. 우리 교회는 그날 그날 벌어 먹고 산다. 일부교회는 직원들을 해고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폭풍 후엔 반드시 해가 떠오른다. 이 재난 후에 우리의 신앙은 더욱 깊고, 강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흑인 인구의 79%가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1770년대 초에 시작된 미국의 흑인회중 교회는 백인이나 라틴계 기독교인보다 더욱 ‘종교적(religious)’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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