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우리를 떠나도 사랑은 영원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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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6.13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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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명선, 사랑이 남긴 하루, 복 있는 사람, 2020년
지난 4월에 도서출판 [복 있는 사람]을 통해 출간된 [사랑이 남긴 하루]는 한국교회에서 자주 불리는 시선, '내 삶은 주의 것'을 작곡한 김명선 전도사의 일기를 모은 책이다.(사진=책 표지)
지난 4월에 도서출판 [복 있는 사람]을 통해 출간된 [사랑이 남긴 하루]는 한국교회에서 자주 불리는 시선, '내 삶은 주의 것'을 작곡한 김명선 전도사의 일기를 모은 책이다.(사진=책 표지)

[뉴스M= 황재혁 기자] 그리스도인에게 일기는 단순히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뛰어난 영성가의 일상을 살펴보면 일기를 통해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칠층산]의 저자로 유명한 수도사 토머스 머튼 같은 경우도 그가 방황의 끝에 봉쇄 수도원에 들어가고, 1968년 태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꾸준히 일기를 썼다. 머튼의 일기는 그가 죽은 후 25년이 지나 출판이 허락되면서 7권 전집으로 일기가 모두 출판되었다고 한다. 머튼의 일기는 자신의 내면이 정리된 상태에서 체계적으로 글을 쓴 게 아니기 때문에 그의 일기를 통해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의 소박한 생각이나 단상을 통해 지금도 깊은 영성을 맛보는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다른 글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솔직함의 힘이 일기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도서출판 [복 있는 사람]을 통해 출간된 [사랑이 남긴 하루]는 한국교회에서 자주 불리는 <시선>, <내 삶은 주의 것>을 작곡한 김명선 전도사의 일기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2016년 8월 26일에 쓴 ‘짧은 여행’이라는 일기로 시작해서, 2019년 10월 16일에 쓴 ‘사랑은 남는다’라는 일기로 책이 마무리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만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저자가 일상에서 느낀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아주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것에 대한 슬픔, 자녀가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 자신에게 이런 상실감을 허락하신 하나님에 대한 실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의 고백. 이 모든 복잡하면서도 서술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을 저자는 섬세한 필치로 일기에 담았다.

그리스도인에게 하루의 일기는 일상의 소명을 완성하는 하나의 퍼즐조각이라 할 수 있다. 그 퍼즐조각이 하나하나 모이면, 매일의 삶에서 보이지 않았던 소명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전체 7부로 나누어져있고, ‘시선’과 ‘내 삶의 주의 것’을 작곡할 때의 여러 상황을 재구성한 ‘송 스토리’가 또한 그 안에 담겨있다. 필자는 이 책에서 저자가 ‘시선’을 작곡했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곡을 작곡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곡은 나를 싱어송라이터로 만들어 준 곡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지점이 있다. 내 신앙이 견고하고 사역적으로 활발하고 생동감 넘칠 때 만든 곡이 아니라, 예전 같지 않아서 죄송스럽고 스스로에게 자신 없어야 할 때, 작은 마음으로 바닥을 보고 있을 때, 선물처럼 주신 곡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돌아보건대, 영혼의 깊은 밤을 보내거나 앞이 보이지 않아 주저하거나 상처로 낙심할 때마다 나에게로 향하던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보았을 때, 나는 기적처럼 내 삶이 주님의 역사가 됨을 경험했다.” (144쪽)

<시선>은 “내게로부터 눈을 들어 주를 보기 시작할 때 주의 일을 보겠네”라는 가사로 찬양이 시작한다. 이 찬양은 나의 작음에 함몰되지 말고, 그분의 크심에 주목할 때에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일상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고 노래한다. [사랑이 남긴 하루]는 신학을 업으로 하는 신학자가 쓴 책은 아니기에, 다소 서툴고 울퉁불퉁 하다. 그러나 이 책의 서툶과 울퉁불퉁함이 탁월한 지성으로 무장한 신학자가 쓴 그 어떤 신학서적보다 독자의 마음에 더 큰 울림을 준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늘 서툴고 울퉁불퉁하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노래와 책으로 많은 사람에게 하늘의 위로를 더하는 김 전도사의 행보를 응원한다. 이 작은 책을 시작으로 더 깊은 영적 묵상을 담은 후속작이 출판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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