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서 흘린 피, 코로나 진단 키트로 갚겠습니다!
한국전쟁에서 흘린 피, 코로나 진단 키트로 갚겠습니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6.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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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세인트앤드류스교회 박준수 목사, 스코틀랜드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에 코비드-19 진단 키트 전달

 

박준수 목사가 참전용사에게 진단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 박준수 목사)
박준수 목사가 참전용사에게 진단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 Paul Birrell)

[뉴스M=황재혁 기자] 영국시간으로 지난 25일 오후 5시에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며 영국 런던의 세인트앤드류스교회 박준수 목사가 영국 유일의 한국전쟁기념공원(Scottish Korean War Memorial)에서 [스코틀랜드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 대표 알란 카메론(Allan Cameron, 92세) 장군과 아담 메켄진(Adam Mackenzie, 93세) 장군에게 5만 파운드 상당의 코비드-19 진단 키트를 전달했다. 이번 참전용사 코비드-19 진단 키트 지원은 [부산코이노니아선교회], [글로벌 투게더], [주님의교회]에서 후원했다.

전달식에서 카메론 장군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여 유일하게 직접 스코틀랜드 참전용사에게 찾아와서 지금 영국에서 가장 필요한 키트를 전달하여 준 것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전달 받은 모든 키트를 영국 국립의료서비스(NHS)에 기부를 하여 한국의 도움으로 영국인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도 앞장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맥켄지 장군 역시 “지금도 언제든지 한국을 위해 희생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변함없는 한국 사랑을 보였다.

한국전쟁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는 약 오만 명이 전쟁에 참전했고, 그 중에서 천명 이상이 전사했다. 전쟁이 끝나고 스코틀랜드 서부와 로시안 지역의 참전용사들을 중심으로 기금을 모아 웨스트로시안시에서 제공한 부지에 지금의 한국전쟁기념공원이 건립되었다. 그러나 현재 영국에서 한국전쟁은 거의 ‘잊혀진 전쟁’으로 취급을 받고 있어서, 인근 지역 주민들조차 한국전쟁기념공원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번 전달식에 웨스트로시안시의 대표로 참석한 앤 콜링스(Ann Collings)는 “주변 도로에 한국전쟁기념공원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좀 더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메론 장군의 딸인 피오나(Fiona) 역시 “한국전쟁기념공원을 통해 앞으로도 양국 간의 우애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라며, 특별히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주차장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10월부터 영국개혁교회 소속으로 런던 중심부의 [세인트앤드류스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고 있는 박 목사는 과거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할 때부터 스코틀랜드의 한국전쟁참전용사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박 목사는 한국전쟁기념공원 인근에 위치한 [세인트마이클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을 하며 꾸준히 스코틀랜드 한국전쟁참전용사들을 도왔다. 박 목사는 “이제 오만 명의 참전용사 중에 사십 명밖에 생존해 있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이 분들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전쟁 관련 사진과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초기 한국교회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국은 한국전쟁에서 두 번 째로 많은 군인을 파병하며 ‘신앙의 수호자’로서도 역할을 하였음”을 강조했고, “한글 최초의 성경을 번역한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가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는데 스코틀랜드 한국전쟁참전용사의 대부분이 장로교인이었다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이번 스코틀랜드 방문 기간 동안 참전용사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국교회들과도 교류를 강화했다. 그는 존 로스 선교사가 머물렀던 에딘버러의 메이필드교회, 존 녹스가 태어난 해딩턴의 세인트메리교회, 린리스고우의 [세인트마이클교회]를 방문하여 상호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코비드19 사태로 영국에서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영국개혁교회 총회는 이번에 스코틀랜드 방문이 가능하도록 박 목사에게 특별 편지를 제공해주었다.

이번 행사를 마치고 [글로벌 투게더]의 이명근 교수(연세대)는 “스코틀랜드에서의 귀한 열매를 보며, 추후에 잉글랜드에 있는 한국전쟁참전용사들을 위한 진단 키트를 추가로 지원하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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