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여성들이 열광한다는 '장마당 뷰티'
북한여성들이 열광한다는 '장마당 뷰티'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7.16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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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반도평화연구원 세미나에서 박민주 교수 ‘북한의 사회변화와 여성주체의 행위성’ 강연

 

박민주 교수는 북한여성들 중 부유층과 빈곤층의 외모 꾸밈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사진=황재혁 기자)
박민주 교수는 북한여성들 중 부유층과 빈곤층의 외모 꾸밈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사진=황재혁 기자)

[뉴스M=황재혁 기자] 북한여성들 사이에서 '장마당 뷰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북한의 잡지 '조선녀성' 2005년에 처음 등장했다가 지금까지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한반도평화연구원]에서 7월 학문후속세대 세미나를 지난 14일 오후 7시 반에 [한반도평화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열었다. 이날 강사로는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의 박민주 연구교수가 초청되어 ‘북한의 사회변화와 여성주체의 행위성: 2000년 이후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박 연구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김석향 교수와 함께 지난 2019년 6월에 [북조선 여성, 장마당 뷰티로 잠자던 욕망을 분출하다!]를 공저했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학문후속세대 세미나를 온라인과 오프라으로 동시 진행했다.

특강을 시작하며 박 연구교수는 “일상생활이란 최고의 현실”이라고 말한 알프레드 슐츠(Alfred Schulz)의 말을 인용하며, “학문의 영역에서 일상을 빼놓을 수 없고, 그것은 북한연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박 연구교수는 “때때로 일상생활을 연구하는 것은 사소하거나, 비주류, B급으로 여겨지지만, 북한에서 여성의 일상을 연구하는 것은 ‘고난의 행군’ 이후 사회변화의 역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1990년대 말에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배급제가 붕괴되고 아사자가 속출했는데, 박 연구교수는 “이로 인해 북한여성이 실질적인 가정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장마당 등을 통해 국가의 배급 부족분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가 쓴 북한여성의 일상을 담은 책 (사진 = 책표지)
박 교수가 쓴 북한여성의 일상을 담은 책 (사진 = 책표지)

2000년대 이후에 북한여성이 장마당을 통한 상품판매와 상품구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북한여성은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욕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욕구의 분출을 박 연구교수는 ‘장마당 뷰티’라고 명명했다. ‘장마당 뷰티’는 과거 배급제 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이 장마당에서 판매되고, 부유한 북한여성이 수입화장품을 선호하여 고가의 화장품이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급격하게 확산된 ‘장마당 뷰티’를 북한정부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는지, [조선녀성] 2005년 10호에서는 “화장을 어둡고 천하게 하거나 눈과 입술, 입을 인위적으로 진하게 그리고 다니는 것은 도덕적으로 몰상식한 현상이다. 화장으로 아름답고 고상하게 그리고 건전하게 하고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미 시작된 ‘장마당 뷰티’를 북한정부도 막을 수 없었다.

결론에서 박 연구교수는 ‘장마당 뷰티’를 통해 북한여성 스스로 외모를 꾸미고 삶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실천이 확산되지만, 비싼 화장품 값과 성형수술의 유행으로 평범한 북한여성에게 외모 자본주의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여성이 북한사회변화의 주요원동력이지만 화폐/시장-권력의 결탁구조 속에서 개인행위성의 강화 속도에 비해 지위개선은 느린 현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질의응답시간에 북한에서 여성용품을 배급하는지 그리고 여성의 처우는 어떠한지를 묻는 질문에 박 연구교수는 “북한에서는 생리대를 전혀 공급하지 않고, 일회용 생리대도 매우 비싸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천 생리대를 빨아서 쓴다”고 답변하며, “여성들의 권리가 서서히 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사회에서 여성의 처우는 열악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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